은행권 해외투자펀드(주로 외수펀드) 가운데 일본관련 펀드들이 부진으로 돌아선 반면에 중국 또는 인도 단독 투자 펀드나 이들 두나라를 묶은 친디아펀드가, 더 확대하면 브릭스펀드가 득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내년 세계경제 전망을 살펴 보더라도 전망이 결코 어둡지 않기 때문에 인기는 계속될 전망이다.
주요 전망기관에 따르면 인도 중국 러시아 등은 올해보다 성장률이 줄더라도 세계경제 성장률 하락폭보다 훨씬 적다.
그래도 중국은 10% 근접한 수준, 인도와 러시아는 각각 7%와 6% 안팎의 고성장을 지속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게다가 브라질은 오히려 성장률이 올라가 4%대를 넘본다는 것.
다만 친디아나 브릭스에 편중하는 투자는 바람직하지 않기 때문에 장기·분산투자의 묘를 찾는 지혜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8일 4대 대형은행 관계자들은 중국 인도 등 브릭스 투자 펀드가 잘 팔리고 있을 뿐 아니라 수익률도 높은 반면에 일본관련 펀드는 부진의 늪에 빠졌다고 전했다.
국민은행에선 지난해 10월14일 팔기 시작한 피델리티재팬펀드가 1년 만인 11월1일 현재 수탁고 5297억원 으로 해외펀드치고 수탁고 성장이 가장 컸지만 요즘엔 고객들의 발길이 눈에 띄게 뜸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에 지난해 같은날 출시했던 템플턴차이나펀드는 3000억원을 갓 넘으며 팽창세가 눈에 띌 정도이고 피델리티가 운용하는 인디아포커스펀드가 4281억원에 올라섰으며 지난달 20일 내놓은 피델리티차이나포커스펀드는 벌써 400억을 넘보고 있다.
일본쪽 펀드 비중이 높은 신한은행 역시 일본관련 펀드 인기가 시들해지고 있다. 이 은행 관계자에 따르면 여름까지만 해도 열기가 체감됐지만 요즘은 부진한 수익률 때문인지 뜸한 편이다.
피델리티재팬펀드는 일본 경기 호황 붐이 부각된 영향으로 신한은행에서도 10월25일 현재 잔액규모 3위에 올랐지만 봉쥬르차이나주식투자신탁1호와 2호클래스A가 4934억원과 2990억원으로 실적이 가장 출중했다.
여기에 슈로더브릭스, 신한브릭스 주식형재간접투자신탁과 슈로더브릭스펀드(유로화), 피델리티차이나포커스펀드 등 브릭스 관련 펀드가 상위권에 몰려 있었으며 피델리티인디아포커스는 다른 은행보다는 부진한 편이었다.
이같은 흐름은 우리은행과 하나은행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우리은행에서 잘 팔리는 해외투자펀드로는 피델리티차이나포커스, 피델리티일본펀드 등이 10월 하순 기준 각각 1500억원과 1100억의 잔액에 수익률이 1년 누적 기준으로 각각 59%와 22%로 출중했다.
우리은행의 피델리티 인디아포커스는 판매잔액은 220억원이지만 수익률이 누적 1년 46%로 기대에 부응했다.
하나은행 관계자에 따르면 파워엔진브릭스해외재간접1호가 최근 들어 가장 잘 팔리는 펀드로 꼽혔다.
이같은 흐름과 관련 대형은행 관계자들은 중국 또는 인도 시장에 집중하는 상품이나 친디아를 묶은 상품과 브릭스 국가에 분산투자 하는 상품이 내년까지도 여전한 인기를 누릴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A대형은행 한 관계자는 “내년 세계경제가 후퇴한다면 브릭스 국가들이라고 악영향을 받지 않을 순 없기 때문에 경제동향을 주목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따라서 “동구권과 아시아 등 성장세가 높은 국가나 아태권역 유망지역을 포괄한 상품과 더불어 선진국경제를 겨냥한 상품에도 고른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B대형은행 관계자는 “일본 시장이 기대만큼 화끈하지 못하다 보니 열기가 주춤했지만 일본이나 유럽 등 선진국 시장은 변동이 적어 잔잔해 보이는 대신에 안정성이 매력이므로 유력한 대안 중 하나”라고 권고했다.
친디아 브릭스의 변함 없는 인기를 내다보면서도 은행관계자들에게선 해외시장을 겨냥한 투자펀드 역시 장기·분산투자에 바탕을 두는 것이 가장 현명하다는 신중한 메시지가 뒤따르는 셈이다.
<은행별 잘 나가는 해외펀드>
(단위 : 억원)
(자료 : 각 은행, 시점 국민 11.1, 타은행 10월 하순)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