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만6700여명의 국내 HNWI층은 2300억달러의 자산을 보유했다. 성인인구 0.22%포 비중은 세계 평균치와 같만 아시아태평양 평균인 0.10%는 이미 넘어 섰다.
2003년 약 6만5000명에서 2004년 7만1000명으로 9.2% 늘더니 지난해엔 21.3%나 늘어난 것이다. 이같은 증가율은 지난해 기준 세계1위다.
1인당 순 금융자산은 약 350만 달러로 아시아태평양 평균치 320만달러과 글로벌 평균 380만달러의 중간에 위치한다.〈그림1 참조〉
외국계가 국내 PB시장을 어떻게 인식하는지는 메릴린치측의 지적에 잘 묻어난다. 메릴린치 글로벌프리이빗클라이언트(GPC) 장재호 한국본부장은 “글로벌 자산관리 업계의 미래는 아시아에 달려 있고 국제투자흐름은 아시아 쪽으로 이동할 것이며 한국이 그 중심에 설 것”이라고 내다봤다.
캡제미나이와 메릴린치 두 기관은 아시아태평양 부자보고서를 통해 “대한민국은 대만 인도네시와 마찬가지로 자산관리기관들이 최근에 들어서야 영업을 시작했기 때문에 선진시장처럼 외국 자산관리기관들로 포화상태에 이르지 않았고 상당수의 HNWI들을 보유하고 있으며 증가율 또한 활발하므로 외국 은행들의 자연스런 확장 대상”이라고 못 박았다.
HNWI층이 두터워지고 있을 뿐 아니라 보유 자산 집중도가 높아 가고 있어 노릴만한 먹잇감으로 격상됐다고 분류한 것이다.
두 기관은 대한민국 자산관리 시장이 신흥 단계를 넘어 개발도상 단계에 있으면서 고성숙 단계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는 좌표를 그렸다.
따라서 서비스 제공자에게 대두한 이슈로는 △제품 가격 및 설계를 둘러싼 상품차별화 △고객 증가에 발맞춘 정교함과 서비스 풍부화 △국내 서비스 제공 강조 등이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메릴린치 이남우 전무는 “한국에선 고령화 저출산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어 자산운용시장에 크나큰 변화가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그는”당장 금융업과 의료 등의 헬스케어 산업이 융성해지면서 은퇴관련 서비스가 가장 부각될 것”이라며 “교육 의료 주택 등에 대한 니즈가 증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같은 시각 아래 메릴린치 등 외국계 은행들은 HNWI층이 지적투자자로 진화과정을 거칠 것으로 보고 적극 개입해 로열티 높은 고객으로 확보하려는 전략을 구사할 것으로 예상된다.<그림 2참조>
기회와 도전이 깃든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으려는 글로벌 강자들의 진입에 국내 은행을 비롯한 금융계는 어떻게 맞서 싸울 것인가?
정희윤 기자 simmoo@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