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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FTA 협상과 보험산업

관리자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6-10-11 21:21

전성인 교수 홍익대학교 경제학과

연말이 다가오면서 한미 FTA 협상이 서서히 달아 오르고 있다. 금융서비스 분야도 예외는 아니다. 이제까지가 서로의 숨고르기 국면 혹은 탐색전이었다고 하면 10월 하순으로 예견된 추가협상은 본격적인 힘겨루기의 서막이 될 수 있다. 그야 말로 시작은 끝나고 끝이 시작되려고 하고 있다.

금융서비스 분야의 협상과 관련하여 알려진 것은 대부분 단편적이다. 협상의 예외를 인정하는 비합치조치의 범위, 분쟁해결기구 등 보다 일반적인 성격의 이슈도 있고, 국경간 거래에서 보험중개업을 포함시키는 문제 등 매우 구체적인 것도 있다. 따라서 금융서비스 분야의 전모를 일목요연하게 파악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이런 의미에서 주한미국상공회의소가 펴낸 한미자유무역협정 정책보고서를 참고하는 것은 이번 협상에서 미국 재계가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를 가늠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이 정책보고서는 금융서비스 분야 협상과 관련하여 모두 8개의 쟁점을 제기하고 있다. 투명성, 포괄적인 금융제도, 글로벌 모범사례 준수, 네거티브식 규제, (보험사의) 상품 및 가격 통제, 외환보유, 데이터 처리, 공정한 경쟁기회 등이 그것이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이 중에서 일부는 실제로 협상과정에서 의제로 거론되기도 했다. 공정한 경쟁기회 이슈가 그 대표적인 것이다. 이 정책보고서는 모든 기업이 공정한 경쟁을 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우체국과 농협 등이 보험상품을 판매하면서 다른 보험사와 동일한 법규와 기준을 적용받지 않고 있다고 지적하였다. 이 문제는 실제 협상과정에서도 미국측에 의해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그외 산업은행 등 국책은행이 정부의 지원에 기인하여 부당하게 경쟁우위을 점하는 문제도 제기된 것으로 알려졌다.

우체국의 사례에서 보듯이 미국의 재계가 금융서비스 분야에서 가장 관심을 기울이는 시장은 보험시장으로 보인다. 전술한 정책보고서는 한국의 보험시장이 세계 7위 규모이며, 한미 FTA가 체결될 경우 미국과의 FTA에 포함된 보험시장으로서는 사상 최대 규모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위의 8가지 쟁점에는 보험산업과 관련된 이슈가 제법 많이 포함되어 있다. 비상장회사로 유지되는 생보산업의 경우 투명성의 문제가 언제든지 제기될 수 있고, 포괄적인 금융제도 부분에서는 은행, 증권, 보험간의 장벽을 허물라는 요구조건이 들어 있다. 상품 및 가격통제 부분에서는 보다 명시적으로 “미국계 보험사가 (중략) 보험상품을 설계하고 그 가격을 책정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조항이 포함되어야 함을 요구하고 있다.

보험산업에 대한 미국의 요구는 실제로 국경간 거래의 경우 상당한 수준까지 관철될 수도 있을 것으로 관측된다. 포지티브 규제방식을 채택하고 있는 국경간 거래의 경우 보험중개업이 포함될 가능성이 상당히 큰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다만 국경간 거래를 통해 중개되는 보험상품이 화물운송과 관련된 제한적인 것이 될 것인지, 아니면 자동차 보험과 같이 매우 일반적인 보험상품이 될 것인지에 관해서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고 있다.

미국이 이처럼 우리나라의 보험시장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는 우리나라의 보험시장 규모가 크기 때문일 수도 있으나, 우리나라 보험산업의 비효율성이 현저하기 때문일 가능성이 더 크다.

우리나라 보험산업의 현황을 보면 손보사는 비효율적이어서 경영에 허덕이고, 생보사는 감독당국의 배려속에서 엄청난 폭리를 취하는 장사를 하고 있다. 어느 경우건 효율성으로 무장한 외국 보험사의 입장에서는 구미가 당기는 시장일 수 밖에 없다.

미국의 보험회사가 한미 FTA라는 뒷문을 통해 우리나라의 보험시장에 눈독을 들이고 있는 요즘, 금융감독당국은 증권거래소을 방패막이로 내세워 생보사 상장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이 작업은 과거 계약자 지분에 대한 적절한 보상을 원천적으로 부정함으로써 난항을 겪고 있다. 감독당국과 보험업계는 소탐대실의 어리석음을 버리고, 과거 계약자 문제를 정당하게 매듭짓고 생보사를 빨리 상장시켜 경영효율화에 힘쓰는 것이 중요하다.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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