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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의 말을 듣는 법

관리자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6-09-20 21:26

조관일 강원발전연구원 초빙연구위, 경제학 박사

잘 아는 원로 한 분이 있다. 그는 지역에서 문화관련 단체장을 맡고 있는 사람이다. 여러 번에 걸쳐 임기를 마칠 만큼 오랫동안 그 자리에 있다. 사람들은 뒷전에서 그의 퇴진을 요구하는 말을 많이 한다. 내가 봐도 이제는 너무 연로해서 후선으로 물러나는 게 좋을 것 같다. 그래야 후진들이 숨통을 좀 틀 것 같기 때문이다.

며칠 전 그를 만났는데 놀랍게도 임기를 한 번 더 채워야겠다는 것이다. 나는 속으로 아연실색했다. 모두들 그의 퇴진을 바라는 데 이게 웬 일인가 싶었다. 그런데 그의 말이 걸작이다. 자기는 그만하고 쉬고 싶은데 후배들이 “한 번 더 맡아달라고 간곡히 요청하기 때문”이란다.


숨은 의미를 읽어라



이와 비슷한 사례는 많다. 사람들이 뒷전에서는 솔직한 심정을 말하면서도 면전에서는 내심을 숨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사실 직언을 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더욱이 조직 내의 서열과 규율이 엄격한 직장에서 상사에게 입바른 소리를 한다는 것은 상당한 용기가 필요하다. 가만히 있으면 중간은 갈 텐데 쓸데없이(?) 직언을 했다가 미운털이 박힐 까닭이 없다고 생각하기에 직언을 꺼리는 것이다.

좋은 리더가 되려면 주위사람들의 화법에 대하여 깊은 성찰이 있어야 한다. 첫째는 사람들의 말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지 말라는 것이다. 특히 부하가 당신의 면전에서 칭찬을 하거나 당신의 마음에 쏙 드는 말을 할 경우 그것을 곧이곧대로 수용한다면 당신은 정말 멍청한 사람이다. 험담을 하다가도 당사자가 갑자기 나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 시침을 떼고 반갑게 환영의 인사를 건네는 게 보통 사람들이다. 하물며 상사의 심기를 거스르면서까지 쓴소리를 할 부하는 거의 없다.

그러므로 탁월한 리더가 되려면 사람들의 말을 새겨들을 줄 알아야 한다. 직언은 물론이고 칭찬을 하거나 긍정적인 말을 들을 경우라도, 그 말 속에 숨어 있는 뜻이나 이면에 감추어진 속사정을 읽을 수 있어야 한다.

그러려면 언제나 자기 자신을 객관화하여 냉정하고 사려 깊게 반성해보는 자세가 필요하다. 물론 그것은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다. 얼마나 많은 리더들이 주위사람들의 말장난(?)에 놀아나다 말년을 불행하게 끝맺던가. 그러기에 똑똑한 리더는 많아도 훌륭한 리더는 드문 것이다.

두 번째로 강조하고 싶은 것은 직언을 하는 부하나 고언을 하는 동료들을 고맙게 생각하라는 것이다. 아픈 지적이나 충고를 넉넉한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어야 주위에 사람이 모인다. 미국 국무장관을 지낸 콜린 파월(Colin Powell)은 그의 리더십을 담은 책에서 이렇게 말했다. “부하들이 당신에게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 날, 리더로서의 당신의 생명은 끝난다”고.

참 좋은 말이다. 위로 올라갈수록, 부하들의 직언, 문제제기, 쓴 이야기에 귀 기울여야 한다. 아프고 쓴 말 속에 당신이 성장하고 살아남을 지혜가 있기 때문이다.



직언하는 이를 높이 사라



직언을 들으면 일단 불쾌해진다. 기분이 나쁘다. 주위사람들의 충고나 부하의 직언을 듣고 “기분 좋다”고 말하는 이가 있다면 거짓이고 위선이다. 직언이라는 것이 원래 처신을 비판하거나 제동을 거는 것인데 경우에 따라서는 울컥 화가 치밀 수도 있고, “이 녀석이 충성심이 부족하거나 불만이 있는 게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보자. 솔직히, 아부하는 것처럼 쉬운 게 없다. 상사의 눈치를 살필 것도 없고 마음에 부담이 갈 것도 없다. 그러나 직언은 다르다. 부하로서 상사에게 직언을 한다는 것은 상당한 각오가 필요하다. 한마디 직언을 하기 위해 얼마나 망설이는지 모른다. 뾰족하고 아픈 표현을 갈고 다듬어서 두루뭉수리하게, 그리고 살며시 던지는 게 직언이다.

그러니까 리더는 직언을 하는 사람의 입장과 말뜻을 깊이 헤아려서 들어야 한다. 그 직언을 하기까지의 숨은 고민과 사연을 상상해봐야 한다.

이처럼 남의 말을 듣는 데는 상당한 요령이 필요하다. 겉으로 드러난 것이 아닌 ‘빙산의 숨은 부분’을 헤아리며 들을 줄 알아야 당신은 리더로서 자격이 있다할 것이다.

당장 오늘부터 남들이 하는 말을 사려 깊게 듣는 지혜를 발휘하도록 하자.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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