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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의 차이와 비동시화 효과

관리자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6-09-10 21:49

홍세표 혜원학원 이사장 前 외환은행장 한미은행장

Aㆍ토프러의 REVOLUTIONARY WEALTH의 교훈

공업시대 관료조직이 시간을 다투어 부를 생성하는 선진제도 걸림돌

기업 활동 발목 잡는 정부 관료조직, 정치구도, 노동조합은 반성해야

「토프러」는 최근 12년에 걸친 연구 결과 「REVOLUTIONARY WEALTH」라는 거작을 출간하였다. 저자는 군살없는 간단명료한 글에서 우리에게 더할 수 없는 좋은 교훈을 많이 주고 있다.

그중 재미난 글이 있어 소개하고자 한다.

오늘날 세계의 주요 경제국들은 어느 국가든지 원하지 않는 위기, 정치지도자에게 준비되어 있지 않은 위기, 금후 경제발전을 제약하는 위기 등 몇 가지 위기를 향해 치닫고 있는 바, 이는 「비동시화효과」의 직접적 결과로서 기초적 조건의 심부(深部)에서도 특히 근본적 요인의 하나 즉, 시간을 함부로 다루는데 있다고 했다.

어떤 국가가 경제 발전의 속도를 가속화할 수 있었다고 하더라도 사회의 주요제도가 시대에 뒤떨어져 있도록 방치하면 부(富)를 창출하는 능력이 조만간 저하하게 될 수밖에 없다.(이를 저자는 「속도일치의 법칙」이라고 칭한다.)

봉건적 제도는 세계 도처에서 공업화의 진전을 억제했다. 오늘날에 이르러서는 제2의 부(富)시대 잔재인 공업시대의 관료조직이 지식을 기반으로 부를 생성하는 선진제도의 움직임을 지연시키고 있다. 어느 국가에서든지 공업시대의 유물적 존재인 정부기관을 개편하려고 하면 기득권층이 격렬히 저항한다. 이 저항 때문에도 변화의 속도에 있어 극적인 차이가 발생한다. 요컨대 오늘의 정부는 ‘시간’에 관한한 심각한 문제를 짊어지고 있다고 한다.

사회의 안정성과 동시성에 의해서 사회집단 속에서, 특히 경제 속에서, 각자가 활동하는데 필요한 정도의 예측 가능성이 확보되는데 어느 정도의 안정성과 동시성이 없으면 생활은 혼란과 우연에 압사되고 만다. 그래서 각국이 앞 다투어 정시운행을 하는 고속열차제와 같은 제도를 도입하는데 혈안이 되고 있다.

그런데 변화의 속도가 문제다. 정시운행과 함께 고속주행도 필수불가결하기 때문이다. 여기서 저자는 9대의 차가 고속도로를 어느 정도의 속력으로 달리는지 측정하였다.

첫째, 시속 100킬로로 주행하는 최고속도의 차로서 국가제도 안에서 변화가 가장 빠른 기업을 뽑았다. 기업은 사회의 여타부분에서 일어나는 변화의 대부분을 재편하는 원동력이기 때문이다.

기업은 급속히 변화하고 있기만 한 것이 아니라 관련업체에 변화를 강요하고 그 배경에는 치열한 경쟁이 있다. 기업은 사명, 역할, 자산, 규모, 제품, 기술, 종업원의 성격, 대고객관계, 기업문화 등 모든 것을 변화시키고 있다. 특히 기술은 종업원들이 대응하기 힘들 정도의 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금융이나 재무관계도 눈부시게 변화해서 새로운 기술, 새로운 스켄달, 규제의 개정, 시장다각화, 금융시장의 변동에 대처하고 있다.

둘째, 시속 90킬로로 다음을 잇는 것이 사회단체라고 한다. 이 단체들은 거의 모두 변화를 추구하는 내용의 일을 한다. 환경, 정부규제, 방위지출, 용도지역 규제, 질병연구비, 식품기준, 인권 등이 그 내용이다. 다만 그중에는 특정문제에 있어서의 변화에 완강하게 반대하여 변화를 방해하는데 전력투구하는 단체도 있다. 특히 비정부조직에 의한 운동은 작고 민첩하며 유연한 단체에 의해서 추진되기 때문에 대기업이나 정부기관에 타격을 줄 수도 있다.

셋째, 시속 60킬로. 여기에는 가족이 속한다. 가족제도는 수천 년 동안 유지되었던

다세대의 대가족제에서 공업화와 도시화의 진전에 따른 핵가족으로의 분열, 그리고 전통적 가족 양상이 아닌 이를테면 편부모세대, 미혼의 남여, 재혼부부, 동성결혼 등에 의한 가족 등 가족제도가 불과 수 십 년 동안에 크게 변했다. 가족의 형태, 이혼의 빈도, 동성결혼, 세대간 관계, 이성과의 만남, 자식양육 등 가족에 관한 여러가지 측면이 급속히 변화하고 있다.

넷째, 시속 30킬로. 여기에는 노동조합이 속한다. 바야흐로 육체노동에서 두뇌노동으로, 대체가능한 기능에서 대체 불가능한 기능으로, 단순 반복적 작업에서 창조적 작업으로 이행하고 있고 일터라는 개념이 사라져가는 이때에 노동조합은 1930년대의 대량생산시대로부터 인계받은 조직, 방법, 모델의 포승으로 결박되어 있다. 대규모화를 특징으로 하는 제2의 파도인 공업사회가 쇠퇴하고 있다는 현실에 눈감고 있기 때문이다.

다섯째, 시속 25킬로. 정부의 관료기구나 규제기관은 더 느리다. 정부의 일상 업무를 담당하는 계층형 관료조직은 자신에게 향하는 비판을 피하는 재주가 있고 특정변화를 수십 년 지연시키는 능력이 있다. 관료기구는 그 자체의 변화에 늦장을 부릴 뿐만 아니라 시속 100킬로로 질주하는 기업이 시장 환경의 급속한 변화에 대응하는 것을 마냥 늦추고 있다. 정부는 공항의 새 활주로를 건설하는 허가를 내리는데 10년을 끌고 고속도로 건설 결정에 7년 이상 걸리는 등 의사결정이 극단적으로 늦다.

기타 여섯째, 공교육제도(시속 10킬로), 일곱 번째, 국제기관의 관료적 구조와 관행(시속 5킬로), 여덟 번째, 국가의 정치구도(시속 3킬로), 아홉 번째 법률(시속 1킬로)이 있지만 여덟 번째 국가의 정치구도만 약술해보기로 한다.

국가의 정치제도는 국회와 대통령, 그리고 정당에 이르기까지 다수의 집단으로부터 허다한 요구를 받게 되어 있고 모든 요구집단은 예외 없이 조속한 대응을 원하고 있어 세월 가는 줄 모르는 지루한 의론(議論)과 나태한 관료조직이 만든 제도로는 처리할 수 없게 되어 있다.

시간의 대부분을 홍보, 선거운동, 정치자금 모금에 허비해야 하는 정치가가 여러 전문위원회에 속해 있다보니 전문지식을 개발할 힘이 없기 때문이다.

경제에 있어 정치의 안정성은 필수 불가결하지만 정치가 움직이지 않으면 소용이 없다. 구조적으로 정치구조는 시속 3킬로의 완만한 주행을 하거나 노견에 멈추어 서서 휴식을 위하여 중대한 위기에 봉착하지 않고서는 움직이려 하지 않아 문제다. 이런 의미에서 중대한 위기가 의외로 빨리 이 부문에서 닥쳐올 수 있다고 한다.

모두 의미심장한 말이다. 결국 이러한 주행속도의 큰 차이 때문에 시간의 안정성과 동시성을 기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기업 활동을 불필요한 제도의 족쇄로 채워 100킬로 주행능력을 시속 25킬로로 제한하고자 하는 정부의 관료조직, 시속 3킬로로 완주(緩走)시키려는 정치구도도 문제이고 30킬로를 못 넘게 기업의 뒷다리를 거는 노동조합도 반성해야 하리라 본다.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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