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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선물거래소-증권예탁결제원 청산·결제업무 30년 갈등 종지부

김민정 기자

minj@fntimes.com

기사입력 : 2006-09-03 22:27

‘청산은 거래소·결제는 예탁원’… 업무분담 합의
소모적 분쟁 해소로 양 기관간 유기적 관계구축 기대

청산·결제업무의 수행주체가 누구인가를 놓고 첨예하게 대립각을 세웠던 한국증권선물거래소(KRX)와 증권예탁결제원이 마침내 지루한 갈등의 마침표를 찍었다.

거래소와 예탁결제원은 지난달 31일 국내 증권·선물시장의 선진화를 위해 양 기관의 협력이 무엇보다 필요하다는 데 뜻을 같이하고 청산·결제업무 기능과 소유구조 개편을 위한 업무분담에 전격 합의한 것.

이날 증권선물거래소 이영탁 이사장과 예탁결제원 정의동 사장은 기자회견을 열고 “그동안 증권시장의 최대 쟁점사항인 청산·결제기능 개편에 관해 합의를 이끌어냄으로써 국내 자본시장의 선진화를 위한 틀이 완성됐다”며 “특히 무엇보다도 정부가 추진하는 증시 선진화 방안을 양 기관이 자율적 노력에 의해 합의를 도출했다는 것이 가장 큰 성과”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증권선물거래소는 유가증권 및 코스닥 시장의 청산업무를 맡고, 예탁결제원은 모든 매매에 따른 결제업무을 전담하게 됐다. 또 이같은 업무 개편에 따라 거래소의 예탁결제원 지분도 현 74% 정도에서 50% 미만으로까지 낮추기로 했다.

◇ 업무개편 합의문 어떤 내용 담았나 = 증권선물거래소와 예탁결제원의 이번 합의는 그동안 논란의 핵심이었던 청산과 결제기관의 수행주체가 어디인지 명확해졌다는 데 큰 의의가 있다.

거래소는 청산기관, 예탁결제원은 결제기관으로서의 지위가 증권거래법에 명시되면서 양 기관은 각각 거래소시장(유가증권 및 코스닥시장)의 청산업무와 결제업무를 전담, 수행하게 됐다.

더욱이 업무의 범위 또한 분명해져 청산업무는 ‘증권 및 파생상품의 거래에 따른 매매확인, 채무인수, 차감, 결제증권 및 결제금액의 확정, 결제이행보증, 결제불이행처리 및 결제청구’로, 결제업무는 ‘증권의 거래에 따른 증권인도와 대금지급 및 결제이행과 불이행결과의 통지’로 구분됐다.

여기에 이제까지 양분돼 있던 결제계좌도 모두 증권예탁결제원 계좌로 통일되면서 결제계좌의 개설 및 관리에 대한 책임범위도 더욱 명확해졌다.

이와 관련 정의동 사장은 “결제계좌의 일원화로 증권 및 대금 결제불이행 등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게 됐다”면서 “앞으로 증시의 안정성 확보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양 기관은 청산·결제기능 개편을 1년 이내 마무리하겠다는 것을 조건으로 현재 거래소가 보유한 예탁결제원 주식 74.87%를 1년 이내 50% 미만으로 낮추는 방안에도 합의했다. 따라서 거래소의 예탁결제원 지분은 증권사와 은행·보험사 등 기관투자가들에게 배분될 전망이어서 향후 예탁결제원의 경영정책에 균형있게 반영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 30년 갈등 마침내 봉합 = 청산·결제업무 분리에 대한 갈등은 예탁결제원이 거래소에서 분리됐던 지난 1974년부터 시작됐다. 이후 96년 코스닥시장의 개설과 99년 선물거래소 설립 등으로 시장별로 업무가 분리·운영되면서 업무효율화를 위한 업무분담 논의는 지속돼 왔던 것.

하지만 2003년 8월 정부가 발표한 ‘증권·선물시장의 선진화 추진계획’ 속의 ▲청산은 거래소가 결제는 예탁원이 한다는 내용과 ▲예탁원의 소유구조를 이용자 위주로 한다는 내용 등이 증권거래법에 반영되지 않으면서 거래소와 예탁결제원은 청산과 결제업무 모두를 자신들이 가져와야 한다는 논리를 주장, 갈등이 본격화됐다.

이후 2005년 1월 통합거래소가 출범하면서 양 기관 임원 각 1명과 담당부서장 각 1명, 기획팀 담당자 각 1명 등 6명으로 구성된 TF팀이 만들고 이영탁 이사장·정의동 사장과 함께 본격 협의에 나섰고, 1년 6개월 동안 10여차례의 최고경영자 미팅과 30여차례에 이르는 실무진의 논의 끝에 합의점에 도달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번 합의로 정부가 추진중인 주식시장 선진화방안이 마무리됐다고 할 수는 없지만 30여년 동안 지루하게 지속되던 소모적인 분쟁이 해소됨에 따라 양 기관은 업무 수행별 전문성을 제고하고 업무역량을 집중, 동북아 중심시장으로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다는 생각이다.

이영탁 이사장은 “청산·결제기능의 업무개편 작업으로 거래비용의 최소화와 이용자 편의를 제고할 수 있는 저비용·고효율의 경쟁력 있는 증시인프라 구축이 가능해졌다”면서 “특히 이번 합의가 거래소 상장과는 직접적인 연관은 없지만 불안요소를 해소했다는 데서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 양 기관, 관계회복에 주력 = 이처럼 오랫동안 지속돼 온 논란이 종지부를 찍으면서 양 기관에서는 그 사이 악화될 대로 악화된 관계개선 노력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국내 증권시장이 더욱 비약적인 발전을 하기 위해서는 유관기관들의 협력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시점이라는데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일단 이번 합의내용에 따른 사항을 법적·제도적인 측면에서 구체화하는 한편 양사 직원 상호간의 인화분위기 조성을 위한 프로그램을 체계화한다는 계획이다.

양 기관의 직원들도 그동안 논란이 돼 왔던 청산·결제업무에 대한 수행주체가 명확해진 만큼 시장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협력체제 구축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는 분위기다.

예탁결제원 한 관계자는 “비즈니스적인 측면에서 보면 여전히 청산부문은 결제기능과 함께 가져가는 것이 효율적이라고 생각하지만 어쨌건 양 기관이 원만한 합의를 이룬 것은 무엇보다도 큰 성과”라며 “이같은 논쟁은 시장이 발전하기 위한 하나의 진통과정으로 보고 앞으로 국내 자본시장 선진화를 위해 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증권선물거래소 관계자도 “오랜 논란이 종지부를 찍게 된 만큼 이제 각 기관들이 고유의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 제자리를 찾아가야 할 때”라면서 “이번 기회를 통해 유관기관들이 유기적인 관계로 새롭게 태어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강조했다.

                                       <청산·결제기능 개편 합의 전·후 비교>
                                                                                                    (단위 : %, %p)
(자료 : 증권예탁결제원)



김민정 기자 minj78@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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