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보험사들도 향후 환율하락 위험에도 불구하고 판매 보험사들의 재무건전성에 별다른 영향을 못 미친다는 이유로 외화표시보험 시장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그러나 보험전문가들은 환율하락시 원화 환산 보험금의 감소를 초래해 보험계약자들이 손실을 볼 수 있다며, 이에 대한 충분한 인지가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또한 보험회사도 부채(외화표시보험의 보험금지급 의무)에 상응하는 외화자산을 보유해 환율변동 리스크에 대비하는 자산운용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판매 3년만에 신 수익시장으로 부상
외화표시보험이 급격한 성장세를 기록하며, 새로운 수익시장으로 자리잡아 나가고 있다.
실제로 지난 3일 금융감독원의 발표에 따르면 외화표시보험의 보험료수익은 판매 초기인 FY03에는 260억원에 불과했지만 FY04에는 5594억원으로 급성장했다.〈표 참조〉
판매사들도 2003년 9월 AIA한국지점의 최초 판매 이후 크게 늘어나 지난 7월말 현재 7개 생보사(9개 보험상품)가 시장에 참여하고 있다.
이는 외화표시보험이 환율변동의 위험이 없는 해외투자, 자녀유학자금 마련에 적합할 뿐 아니라 지난 2004년 하반기 원화 화폐개혁 논의 및 US달러금리의 원화금리상회 등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 US달러형·AIA 판매비중 최고
외화표시보험 중 US달러형에 대한 소비자들의 수요가 가장 큰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기준 US달러형의 보험료수익은 4837억원으로 전체의 98.7%를 차지했으며, 그 뒤를 이어 유로형 64억원, 호주달러형은 1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회사별로는 AIA한국지점이 2828억원으로 전체 시장의 57.7%를 차지했다. 이는 AIA한국지점의 전체 보험료수익의 15.9%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그 뒤를 이어 알리안츠생명이 19.1%, ING생명이 15.5%의 시장점유율을 차지해 외화표시보험시장에서 외국계 생보사들이 판매 상위권을 고수한 반면 국내 생보사들의 경우 하나생명이 4.9%, SH&C생명이 0.5%으로 뒤처진 모습을 보였다.
한편 외화표시보험의 판매는 대부분 방카슈랑스에 의한 일시납이 주류를 이뤘다.
실제로 지난해 외화표시보험의 일시납 보험수익은 4888억원(99.7%)을 차지했다.
이는 대부분의 외화표시보험이 고액 해외자산 수요를 반영하고 자산·부채의 보유를 통한 환리스크 헤지를 위해 보험사들이 일시납만 가능하도록 설계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 환율하락 등 손실 위험
외화표시보험이 급성장하고 있지만 환율하락으로 인한 리스크도 적지 않다는 것이 업계의 중론이다. 외화표시보험의 경우 환율 하락시 외화로 표시된 보험금은 일정하지만, 원화 환산 보험금은 감소해 실질적으로는 보험금의 손실을 초래하게 된다.
또한 외화표시보험의 상품경쟁력이 떨어져 판매실적의 감소도 불러올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US달러 금리가 하락한 FY05의 경우 외화표시보험의 보험료수익은 4902억원으로, 전년대비 12.4%가 감소했다.
이에 보험전문가들은 “보험기간 만기시의 외화수요를 대비해 보험을 가입한 경우는 별 상관이 없지만 투자목적으로 보험에 가입한 경우 환율이 하락할 경우 보험금의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며 “보험계약자는 환율변동의 위험을 스스로 부담한다는 점을 충분히 인지하고 가입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 용어설명
외화표시보험이란 보험료납입, 자산운용, 보험금지급 등이 모두 달러 등 외국통화(US달러, 유로, 호주달러)로 이뤄진 상품으로, 대부분 10년, 5년만기구조의 외화채권 등에 투자하는 자산운용방식을 택하고 있다.
<외화표시보험의 판매추이 >
(단위 : %, %p)
주) `06.6월말 보유계약건수는 25,119건임
안영훈 기자 anpress@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