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7월 익일입금제 시행 이후 빠져나갔던 법인고객들을 다시 끌어오기 위해 입금 첫날 이자를 지급할 수 있는 예금상품 출시가 확산되고 있다. 금리경쟁 또한 가열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이달 들어 은행들의 MMF자금이 점차 늘면서 익일매수제 시행 직전 수준으로 회복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 상품 출시 확산, 금리경쟁까지 = 27일 은행권에 따르면 지난 7월초 MMF 익일입금제가 시행되면서 은행들은 예금상품과 연계해 첫날 이자를 보전해주는 상품들을 내놓기 시작한 뒤 지금은 거의 모든 은행들이 선보였고 지방은행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익일입금제는 MMF예치 첫날 펀드에 편입되지 않고 그 다음날 편입되기 때문에 입금 첫날엔 이자를 받을 수 없도록 한 것이다.
이에 따라 은행 법인고객들이 증권사 RP 등의 상품으로 이동하는 모습을 보이자 각 은행들은 입금첫날 최고 4.2%까지 주는 상품들을 선보이기 시작한 것.
이미 지난달 24일 동시에 신한 우리 기업 등 3개은행이 상품을 선보였다.
당시 신한은행이 금액에 관계없이 연4.0%의 금리를 적용, 금액에 따라 최고 연3.6%를 지급하는 우리은행과 연3.8%를 적용한 기업은행 가운데 가장 높은 금리를 줬다.<표 참조>
이후 일주일만에 우리은행은 10억원 이상에 4.0%, 10억원미만 3.8%로 금리를 조정했다.
◇농협 4.2%상품 내놓자 다른 은행 꿈틀= 최근엔 농협이 연4.2%의 MMF브릿지예금을 선보였고 국민은행도 오는 29일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하나은행은 그동안 개인이든 법인이든 7일물 이하에도 금리를 줘왔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느긋한 입장이었지만 최근 다른 은행들의 높은 금리 적용에 따라 4% 내외의 법인전용 상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농협의 경우 최근 콜금리 인상분을 반영해 4.2%의 은행권 최고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농협 한 관계자는 “그동안 리테일뱅킹에 집중해왔기 때문에 앞으로 포트폴리오 균형을 맞추기 위해 기업자금 유치를 공격적으로 해볼 생각”이라고 털어놨다.
이같은 분위기에 콜금리 인상 전에 상품을 출신했던 은행들도 콜금리 인상분 등을 감안해 금리 조정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은행이 4.2% 수준으로 인상하기 위해 검토하고 있으며 우리은행과 기업은행은 현재 검토하고 있진 않지만 탄력적인 금리운용 가능성을 내비쳤다.
은행 한 관계자는 “이미 3%대 후반도 역마진 가능성이 있는데 하루치 자금에 연4%대 금리를 주는 것은 사실 무리”라면서도 “시장의 변동성이 클 땐 높은 금리를 줘 자금을 붙잡은 후 나중에 안정되면 내리는 순이 되지 않겠냐”고 귀띔했다.
◇ 은행 MMF자금 증가세 = 은행들이 법인자금 유치에 공격적으로 나서는 데는 당장 은행에 직접적인 수익을 안겨 주진 않지만 여기서 파생되는 다양한 거래의 가능성 때문이다.
이런 은행들의 공세와 익일입금제에 대한 고객들의 적응으로 지난 7월 빠졌던 자금들이 큰 증가는 아니지만 적어도 익일입금제 시행 직전 수준으로 돌아오고 있는 모습이다.<그래프 참조>
국민은행의 경우 지난 7월말 MMF잔액이 전달보다 3466억원 줄었으나 8월22일 현재 1797억원 늘어났다.
우리은행도 같은달 1888억원 줄었지만 22일 현재 5조7636억원으로 4094억원이나 증가했다. 지난 6월말(5조5430억원) 수준을 웃돌았다.
하나은행도 지난 6월말 3조4709억원에 달했으나 7월말 3조4234억원으로 줄어들었고 8월들어선 전달보다 1620억원 늘었다.
기업은행도 7월말 한달새 2048억원이 빠졌으나 8월현재 전달보다 2070억원 늘어나 지난 6월말 수준인 2조2665억원으로 회복됐다.
신한은행만이 유일하게 지난 7월보다 줄어들었으나 이는 당초 예정됐던 신한지주 예치자금 4000억원이 빠져나갔기 때문이라는게 신한은행측 설명이다.
또 다른 은행 한 관계자는 “익일입금제 시행으로 하루치 금리를 손해 다는 점과 예금과 연계할 경우 예금과 MMF 두 데로 회계처리를 하는 것이 문제였지만 은행에서 금리 하루치를 보전해주면서 한가지 문제는 해결해줄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현재 이 상품을 판매한지 한달 정도 지나 기업은행이 220좌, 신한은행이 110좌, 우리은행이 96좌의 실적을 보였다.
<시중은행 MMF첫날 이자지급 상품>
원정희 기자 hggad@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