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독신청
  • My스크랩
  • 지면신문
FNTIMES 대한민국 최고 금융 경제지
ad

자본시장통합법 유감

관리자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6-08-23 22:00

장경천 중앙대 상경학부 교수

자본시장통합법 유감
시민들에게 맑은 하천과 휴식공간을 제공하는 등 지난 해 복원된 청계천 일대가 서울을 대표하는 도심 속 생태하천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그런데 지난 6월 30여 분간 내린 6.5mm 정도의 비에 청계천 물고기 수백 마리가 떼죽음을 당하는 일이 일어나 사람들을 안타깝게 했다.

이는 15~20분간 집중호우가 내릴 경우 우수관 수문이 자동으로 열리면서 빗물이 청계천으로 유입되도록 설계되었는데, 이 과정에서 빗물과 함께 흘러든 오염물질이 희석되지 못하여 발생한 예상치 못했던 결과라고 한다.

요즘 금융시장에서의 커다란 이슈 중의 하나는 자본시장통합법이다. 정부는 자본시장통합법의 제정을 통하여 증권, 선물, 자산운용, 신탁 등 자본시장과 관련한 모든 금융업무를 할 수 있는 금융투자회사의 설립을 가능하도록 하여 증권산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금융혁신을 이루겠다고 밝히고 있다.

아울러 은행과 보험사 등이 영위하고 있는 금융투자업에 대해서도 이 법상의 규제가 적용될 전망이다.

이러한 자본시장통합법의 추진배경은 최근 아시아 각국의 금융개혁과도 무관하지 않다. 펀드자산규모 세계 4위, 증시 감독체계 세계 2위의 금융강국으로 부상하고 있는 호주는 90년대 후반부터 지속적인 금융시장개혁을 추진해 왔으며, 지난 2002년 금융서비스개혁법(FSRA)을 시행하였다.

호주의 금융서비스개혁법은 은행과 보험을 제외한 자본시장의 감독규정을 하나로 통합한 모델이라는 점과 아시아금융허브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나라의 좋은 본보기로 회자되고 있다.

호주 이외에도 지역금융허브(regional financial hub)를 선점하기 위하여 싱가포르와 홍콩 또한 2002년 증권선물법(SFA)를 제정하였고, 일본은 올해부터 금융상품거래법을 시행하고 있으며, 중국 역시 금융시장개방을 앞두고 상하이를 국제금융센터로 육성하기 위한 3단계 전략을 실행하고 있다. 조금 늦은 감이 있지만 우리 정부 또한 향후 10년 이내에 우리나라를 특화 허브와 글로벌 허브의 중간 형태를 이루어 홍콩과 싱가포르와 함께 아시아의 3대 금융허브로 육성하겠다는 목표를 정해 놓고 있다.

수면위로 부상한 자본시장통합법에 의하면 제2금융권의 칸막이가 사라지고 금융시장이 은행, 보험, 금융투자회사를 중심으로 한 3대축으로 재편될 전망이다.

따라서 현재 증권회사, 선물회사, 자산운용사 등으로 나누어져 있는 증권관련 산업은 대규모 투자은행(Investm ent Bank)과 특정분야의 영업을 특화한 소규모 회사들로 이분화될 전망이며, 이 과정에서 외국 IB의 국내시장 진입, 금융투자기관간 인수합병(M&A) 등 지각변동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대형화 또는 전문화된 몇 개의 금융회사를 제외하고는 시장의 자율경쟁 속에서 자연도태 될 수밖에 없다는 정부의 입장을 이 법이 반영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실없는 대형화와 규제완화의 위험성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 또한 만만치 않다. 정부가 내놓은 자본시장통합법에 따르면 업종간 장벽 속에서 성장해온 국내 금융회사들이 보호 규제를 풀고 외국의 대형투자은행들과의 경쟁에 노출되는 것을 의미한다.

그런데 국내증권사중 자기자본이 1조원을 넘는 대형사는 6개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글로벌 IB와 비교가 되지 않으며, M&A와 기업공개(IPO), 기업구조조정 등 고부가가치의 국내 IB시장은 외국계가 이미 상당부분 장악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국내 금융회사들이 상품개발과 관련한 전문인력 및 노하우를 충분히 확보하지 않은 상태에서 금융상품의 범위가 포괄주의로 바뀜에 따라 첨단금융상품의 개발은 외국의 선진금융회사들에게 주도권을 넘겨줄 가능성이 높다.

그리고 진로 및 국민, 주택은행의 합병과정에서 골드만삭스의 행태를 통해 유추해 볼 수 있듯이 투자은행의 목적이 이익창출에 있기 때문에 사회적 책임이 배제된 금융회사가 될 위험성도 내포되어 있다.

또한 자본시장통합법은 투자금융회사의 대형화뿐만 아니라 자본시장 내 금융업무간 내부겸영에 의한 겸업화를 추구하고 있어서 고객과 금융투자회사간의 이해상충이 발생할 수 있으며, 금융상품의 복잡화, 다양화에 따른 금융 분쟁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투자자보호에 관한 논의도 심도 있게 진행되어야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 법이 은행과 보험권을 포함하는 것이 아니라 자본시장을 중심으로 추진되고 있기 때문에 겸업화에 따른 권역간 이해상충의 문제와 형평성 논란을 야기할 수 있다. 은행권에서 제기하는 제한적 지급결제업무의 허용여부와 금융투자상품과 보험권의 상품간 중복에 따라 발생하는 문제 등이 일례이다.

지금까지 열거한 내용들 이외에도 자본시장통합법과 관련하여 많은 사람들이 문제제기와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국내 금융시장의 발전과 우리나라가 동북아 금융허브로 도약하는 것을 마다할 사람은 없을 것이며, 이를 위한 핵심인프라로서 자본시장통합법의 역할에 대해서도 큰 이의가 없을 것으로 생각된다.

다만 대홍수에도 견딜 수 있다고 자랑하던 청계천이 불과 30여 분간 내린 6.5mm의 비 때문에 물고기가 떼죽음을 당한 일을 다시 생각해 봤으면 한다.

자본시장통합법 제정의 의도가 우리나라 자본시장을 발전시키고자 하는 것이지만 금융시장과 경제 환경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한 만큼 제기되고 있는 문제들을 생산적인 비판과 건설적인 논의를 통해 좀더 완벽에 가까운 법 제정이 이루어지기를 희망해 본다.



관리자 기자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FNTIMES -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기자의 기사 더보기 전체보기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오피니언 다른 기사

1 “데이터는 잊혀도 스토리는 남는다” 마음을 여는 스토리텔링 [마음을 여는 인맥관리 81] 매튜 룬(Matthew Luhn)은 픽사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에서 20년간 스토리 아티스트로 일했다. 그동안 <토이 스토리> 1~3편, <몬스터 주식회사>, <니모를 찾아서>, <업>, <카> 등 수많은 히트작 제작에 참여했다. 그는 애니메이션뿐 아니라 엔터테인먼트와 비즈니스 분야에서도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는 최고의 방법은 스토리텔링이라고 말한다. 잘 만든 이야기는 듣는 사람의 삶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온다는 것이다. 스토리 없이 통계나 데이터, 정보만 접하면 10분 뒤 머릿속에 남는 것은 5%에 불과하다. 반면 같은 내용을 스토리에 담으면 65%가 남는다. 단순히 기억만 하는 것이 아니라 깊은 유대감까지 느낀다. 2 AI 시대 ‘전력 기아’...원전은 선택 아닌 필수 이재명 정부 ‘원전 공론화위원회’가 본격 활동에 들어갔다. 학계, 전문가 등으로 구성된 위원회가 ‘우리는 앞으로 어떤 전기로 살 것인가’를 놓고 논의를 시작했다.이번 공론화는 찬반 투표가 아니라 발전량 비중 '범위'를 묻는 방식이다. 전원별 발전량 비중 상한과 하한을 정한다. 개별 원전 계속 운전, 부지 확정 사업, 재생에너지 보급 목표, 특정 지역 입지 등은 논의에서 제외된다.다음달 시민참여단 300명을 선발해 오는 12월 중순께 숙의 토론 과정을 거쳐 나온 권고안을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에 반영한다.일각에서는 정책적 딜레마를 회피하고 정치적 부담을 덜어내기 위해 공론화라는 ‘꼼수’를 쓰는 것 아니냐며 폄훼 3 다케나카 개혁의 성과와 대가: 레소나은행과 다이에이의 구조조정 [김성민의 일본 위기 딥리뷰] 2002년 10월 발표된 이른바 다케나카 플랜으로 지칭되는 ‘금융재생 프로그램’은 일본 금융시스템에 뿌리 깊게 자리 잡고 있던 부실 처리를 미루는 관행을 종식시키려는 시도였다. 은행의 자산을 엄격하게 평가하고 부실채권에 따른 손실을 지체없이 인식하도록 한 이 정책은 일본 금융시스템의 부실채권 정리를 본격화하는 전환점이 되었다. 이 과정에서 부실채권의 손실을 인식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으며 은행의 자본 건전성을 회복하고 채무기업의 상환 능력을 개선하는 일까지 이루어져야 금융시스템을 정상화할 수 있다는 점이 입증되었다.그러나 부실채권 정리를 본격적으로 추진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비용이 발생했다. 손실이 드러
ad
ad
ad

FT카드뉴스

더보기
[그래픽 뉴스] ‘순대’가 경제용어라고? 순(純)대외자산, 한국의 진짜 해외자산은 얼마일까?
[그래픽 뉴스] ISA 대개편! 나에게 유리한 계좌는?
[그래픽 뉴스] 미국 증시 새로운 키워드 'MANGOS'
환전·로또·육아휴직까지 하반기부터 달라지는 제도 TOP11
[그래픽 뉴스] 은퇴후 30년 부모님 세대의 생존전략

FT도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