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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뮤추얼펀드시장 다시 부활할까

김민정 기자

minj@

기사입력 : 2006-08-14 00:05

국경간 펀드거래 증가로 시장활성화 필요성 부각
역외펀드 인기로 국내 투자자들도 관심 커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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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뮤추얼펀드시장 다시 부활할까
그동안 펀드의 독립성과 운용의 투명성이 뛰어나다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시장의 별 관심을 끌지 못했던 뮤추얼펀드(Mutual Fund·회사형펀드)가 최근 다시 부각되고 있다.

이미 전 세계적으로 뮤추얼펀드가 국경간(cross-border) 거래의 표준화가 돼 가면서 국내에서도 이에 대한 관심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는 것. 특히 앞으로 미국 등 다른 국가와의 자유무역협정(FTA) 등을 통해 다른 나라와의 펀드거래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국내에서도 뮤추얼펀드를 활성화시키기 위한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다만 국내에서는 뮤추얼펀드 도입시부터 펀드 지배구조의 투명성이라는 장점을 크게 살리지 못하고 있는 데다 운용을 위한 비용도 다른 금융상품에 비해 많이 들기 때문에 효율적인 제도보완이 이뤄지지 않으면 이 펀드가 활성화되기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 국내 뮤추얼펀드시장 ‘유명무실’

자산운용협회가 조사한 ‘국경간 거래 확대에 따른 국내 회사형펀드의 현황 및 전망’자료에 따르면 국내 금융시장에 뮤추얼펀드가 처음 도입된 것은 지난 1998년 정부가 증권투자회사법을 제정하면서부터. 이는 외환위기 이후 펀드상품의 다양화와 펀드의 국제적 정합성 제고를 통해 외국자본을 적극 유치하기 위한 것으로, 당시에는 뮤추얼펀드에 대한 독립성, 투명성을 강조했기 때문에 선진화된 제도로서의 기대감이 대단했던 게 사실이다.

특히 1998년말부터 주식시장이 상승세로 전환되고 저금리로 주식투자 열기가 크게 고조되면서 1998년말 2910억원이던 수탁고가 1년(1999년말) 만에 무려 8조1540억원으로 늘어나는 등 폭발적인 성장세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관련법들이 철저히 준비되지 못하면서 고비용에도 불구하고 기존 펀드들과 큰 차별성을 갖지 못하면서 현재는 그야말로 유명무실해진 상태다. 현재 뮤추얼펀드 잔고는 12조8000억원 수준으로 전체 간접투자자산 224조원의 5.7%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이도 대부분이 회사별로 이뤄지는 공모주의 물량배정을 많이 받기 위한 공모주 투자수단으로 활용되고 있다. 실제로 2006년 6월말 현재 443개 뮤추얼펀드 중 306개가 공모주펀드일 정도다.

이와 관련 KTB자산운용 장인환 사장은 “뮤추얼펀드는 도입당시 금융상품으로 태어났지만 실제 기관투자가 입장에서는 출자를 위한 수단으로 인식되면서 시장성장에 큰 장애가 됐다”며 “이는 일단 제도가 도입됐지만 이를 뒷받침할 만한 관련법들의 준비가 미비했기 때문으로 뮤추얼펀드의 경우 다른 어떤 간접투자기구보다 장점을 많이 가지고 있으면서도 시장에서 안정적인 성장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 다른 상품과 큰 차별성 없어

이처럼 뮤추얼펀드가 국내 시장에서 한대를 받고 있는 데는 무엇보다 펀드 지배구조의 투명성이라는 상품의 장점이 크게 부각되지 못했기 때문으로 업계 전문가들은 진단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지난 2004년부터 뮤추얼펀드는 펀드이사회 중 이사회 의장을 포함해 75%를 독립이사로 선임키로 하는 등 추가비용 발생에도 불구하고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크게 높인 반면 국내에서는 법인·감독이사 등을 일반사무수탁회사가 관련 회계사로 선정하는 등 실제 운영에 있어 투명성을 살리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들 이사회가 제대로 된 기능을 하기 위해서는 독립이사들의 대우도 제대로 해야 하지만 이 경우 추가비용이 높아지기 때문에 현실적으로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더욱이 일반 계약형펀드도 지난 2000년 시가평가제와 컴플라이언스제도가 도입된 것은 물론 2004년 수익자총회, 수탁회사의 견제기능 강화, 외부회계 감사 도입 등으로 펀드 운영에 대한 투명성이 많이 제고되면서 뮤추얼펀드에 비해 크게 다를 바 없게 된 것도 뮤추얼펀드시장의 위축을 불러온 중요한 계기인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자산운용협회 김일선 이사는 “뮤추얼펀드의 가장 큰 장점은 투명성이 뛰어나다는 점과 투자자가 직접 독립적으로 펀드를 감시할 수 있다는 것이지만 국내 투자자들은 사실 펀드의 주주가 되겠다는 의지보다는 돈을 맡기는 투자신탁을 더 선호하고 있다”며 “특히 뮤추얼펀드의 경우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펀드의 규모가 커져야 하지만 소규모펀드가 대부분인 국내 펀드시장 특성상 활성화되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 시장에 대한 관심은 증폭

하지만 전세계적으로 뮤추얼펀드 자산이 크게 증가하고 있는 추세이기 때문에 국내에서도 보다 많은 관심이 필요할 때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특히 미국 등 다른 국가와의 FTA 체결 등으로 국경간 펀드거래가 크게 활성화되면서 뮤추얼펀드가 펀드의 표준화가 돼 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영국에서도 자국에서는 계약형과 뮤추얼펀드 모두 사용하고 있지만 유럽내 다른 국가를 대상으로 판매하기 위해 이를 위한 뮤추얼펀드 ‘OEICs’를 도입한 바 있다.

여기에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해외펀드 중 외국에서 설정돼 국내에서 판매되는 역외펀드 모두가 뮤추얼펀드인 데다 현재 한국투신운용과 대한투신운용이 운용하고 있는 외수펀드(외국인전용수익증권)가 없어질 경우 국내펀드에 투자하려는 외국인을 끌어들이기 위해서도 뮤추얼펀드의 필요성은 부각되고 있는 상황이다.

김일선 이사는 “국내 투자자들은 펀드 유형보다는 운용사의 명성이나 수익률을 중시하는 경향이 크기 때문에 설립비용 등과 같은 비용이 낮춰지지 않으면 앞으로도 큰 호응을 얻기 어려울 가능성이 있다”면서 “하지만 국제적 추세에 따라 뮤추얼펀드의 거래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지금부터라도 이에 대한 관심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국내 뮤추얼펀드 시장의 경우 도입 이후 이를 정착시키기 위한 후속 방안들이 마련되지 않은 채 방치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장기적으로 국제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라도 제도적인 보완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김민정 기자 minj78@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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