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는 무서운 속도로 변하는 세상에는 편집증에 걸린 사람처럼 초긴장 상태로 경계하는 자만이 경쟁에서 살아남는다고 했다.
이 말은 미디어산업에 대한 각축전을 두고 한 것이지만 오늘날 어느 시장에서나 늘 있는 현실이다.
카드시장의 상품경쟁은 특히 무서울 정도로 뜨겁다. 그의 진화나 명멸은 불처럼 일어나기도 하고 바람처럼 사라지기도 한다. 최근의 히트상품인 주유할인카드를 보자. 처음 수개의 카드사에서 시작한 주유할인 서비스는 얼마 지나지 않자 거의 대부분 은행과 카드사들에게 삽시간에 전파되어 당초에는 리터당 25~50원 정도의 포인트에서 시작하다가 현재는 리터당 100 ~130원 할인되는 카드도 출시되고 놀이공원, 외식 등 기타 서비스도 부가되는 추세이다. 이는 살아남기 위해 카드시장이 긴장하고 있는 모습의 하나이다.
그런데 이러한 긴장은 종종 과열경쟁이라는 덫에 걸리곤 한다. 일상의 생존방식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도리어 부메랑이 되는 경우이다. 최근에 주유협회가 가맹점수수료를 빌미로 ‘무리한 주유할인’을 철회하라고 요구하고 나선 것이 하나의 예이다.
그러나 현재의 카드주유할인은 정상적인 영업의 범주 내에서 행하여지는 서비스이다. 리터당 100원을 넘는 할인은 지나치다는 우려도 없지 않으나 내용을 들여다 보면 반드시 그렇지는 않다. 높은 할인은 특별히 정해진 날짜나 이벤트에만 적용하고, 그나마 할인 금액은 제휴회사와 나누어 부담한다. 말하자면, 근본적으로 안정장치를 마련하여 과열소지를 없애고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려의 목소리가 다소 있는 건 사실이다.
지난 5월에 카드사에 대하여 당국의 불시 검사가 있었다. 최근에는 마케팅 담당자 회의와 마케팅 활동지표를 통하여 모니터링을 한다는 보도가 나오고 있다.
물론 이 시점에서 당국이 주유할인만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전반적인 할인혜택이나 사은행사 등 마케팅 전반을 주시하고 있다는 메시지일 것이다.
물론, 건전한 영업질서를 위한 적절한 개입을 나무랄 일은 아니다. ‘선제적 대응’이 필요할 경우도 많다. 시장의 실패(market failure)를 예견할 수 있는 상황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장에서의 통상적인 긴장 즉, 일상적 경쟁을 그렇게 경계할 일만은 아니다.
그러한 경계는 시장의 야성을 잠식할 수 있는 부작용이 있기 때문이다.
이제 카드산업은 더 이상 물가에 둔 아이처럼 늘 보살펴야 하는 대상은 아니다. 경영지표가 이를 말해주고 있다.
지난 상반기 카드사의 순이익은 1조 74억원이나 되었고, 조정자기자본비율은 평균 22.7%로 경영지도비율인 8%보다 2배 이상 높아졌다. 부실의 주범이었든 현금대출 비중도 지난 1분기 기준으로 27.9%로 낮아졌다. 2003년의 53.4%에 비하면 놀라운 변화이다. 수익과 건전성 면에서 성숙한 것이다. 카드의 자율을 기대한다.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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