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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에크의 부활

관리자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6-08-09 22:01

공병호 공병호경영연구소 소장

7월 31일자 뉴욕타임즈에는 ‘보수주의 전통을 물려주다’라는 기사가 실렸다. 내용은 여름 방학을 맞은 미국의 대학가에 보수주의 단체들이 자신들의 사상을 전달하기 위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으며, 대학의 분위기도 진보 일변도에서 크게 변화하고 있다는 근황을 전하고 있다.

기사를 읽으면서 근래에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련의 갈등들 이를 테면 한미FTA로부터 시작해서 북한 핵문제와 대미 관계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문제들이 생각, 신념 그리고 사상의 문제와 깊은 관련이 있음을 떠올리게 된다.

권력의 핵심부에 진입한 386세대들이 젊은 날 사상의 또 다른 축인 진정한 의미에서의 보수주의 사상(유럽적 의미의 자유주의 사상)에 노출될 수 있는 행운을 가졌다면 그들이 선택한 인생 행로뿐 만 아니라 그들이 내리는 정책 선택의 방향이나 내용 역시 많이 달라지지 않았을까 싶다.

보수주의 사상은 진보를 표방하는 사람들처럼 단일한 내용물로 채워지지 않는다. 사람마다 사안에 따라 다소 다른 의견을 피력하는 경우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굳이 공통점을 들자면, 개인적 자유, 작은 정부, 법의 지배, 사유재산권의 보호, 관용 등을 기초로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어떤 면에서 보면 사람이란 생각 그 자체라고 본다. 객관적인 현상이 존재할지라도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해석하는 가는 사람이 갖고 있는 생각의 틀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밖에 없다.

한미FTA를 강자가 주도하는 침범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이 있는 반면에 주고 받는 자발적인 거래의 토대를 닦는 자유무역을 향한 움직임으로 볼 수도 있다.

사상의 빈곤은 앞으로도 우리 사회에 두고두고 짐을 지울 것 같다. 인간이란 존재 자체가 생각 그 자체라고 하면 한 사회의 번영이란 것도 그 사회를 구성하고 있는 사람들이 가진 생각의 총합 그 이상 이하도 아니라고 본다. 그래서 생각이 가난하면 삶도 가난해 질 수 밖에 없고, 생각이 부유하면 삶도 부유해질 수 밖에 없는 일이다.

언젠가 세계 역사 속에서 국가의 흥망성쇠를 다룬 책을 읽다가 저자가 “국가의 흥망이란 결국 한 사회가 가진 정신적 구축물의 산물이다”라는 주장에 깊은 동감을 가졌던 적이 있다. 그만큼 사상의 빈곤은 반드시 그것에 상응하는 비용을 지불하도록 한다.

그런 점에서 미국 사회에서 젊은 대학생들을 상대로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보수주의 단체들의 사상 운동에 깊은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미국 사회도 지식인 사회는 진보주의자들이 포진하고 있다.

본래 생업과 동떨어져 고담준론을 논하는 사람들은 먹고 사는 문제를 부둥켜 안고 치열하게 고민하는 사람들에 비해서 사상적인 편력으로 보면 진보 진영에 가담하게 될 가능성이 높다고 할 수 있다.

일전에 미국에서 오랜 목회 생활을 하고 계시는 분을 만나서 담소를 나누는 가운데 그 분은 “많은 부모들이 아이들을 유학 보내지만, 학교라는 곳이 원래 진보적인 색체가 강하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라고 조언하는 것을 귀담아 들었던 기억이 난다. 학비를 대 주는 일도 중요하지만 아이들에게 올바른 생각과 부유한 생각의 틀에 대해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내용으로 받아들였다.

현재 미국 대학생들 사이에 인기를 끌고 있는 책들은 노벨경제학 수상자이자 대처와 레이건 혁명의 기초를 제공하였던 프리드리힉 폰 하이에크 교수의 <노예의 길>, 러셀 커크의 <보수주의 정신>, 프랭크 메이어의 <자유 수호> 등이라고 한다.

올바른 사상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라면 이들 가운데서도 하이에크의 저서로 굳건한 사상적 토대를 구축하는 일에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다행히 우리나라에는 하이에크의 대표작들이 거의 번역되어 나와 있다. 나는 개인적인 성공이나 사회의 번영 모두 올바른 보수주의 정신의 복원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믿는 사람 가운데 하나이다. 사상은 패션이 아니다. 오랜 역사적 경험을 통해서 충분히 검증 받은 진리란 너무나 명확한데도 불구하고 우리는 너무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고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된다. 무지처럼 겁난 것도 드물다. 읽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사람들이 주류를 차지하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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