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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신탁업무 “틀은 갖춰졌다”

김민정 기자

minj@fntimes.com

기사입력 : 2006-07-12 22:30

신탁업무시작 6개월여 만에 수탁고 6조원 육박

지난해 증권사에 신탁업이 허용된 이후 증권사들이 새로운 수익원 창출을 위해 경쟁적으로 이 시장에 뛰어들면서 불과 6개월여 만에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6월말 현재 신탁인가를 받은 9개 증권사들의 신탁계정 수탁고는 5조9000억원으로 지난 2월말(1조912억원)보다 무려 4조원이나 불어났다.

특히 최근 금리의 지속적인 상승세와 MMF 익일입금제 등으로 시중 단기자금까지 신탁시장으로 유입되고 있어 향후에도 그 규모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다만 증권업계에서는 현재 증권사들이 판매하고 있는 특정금전신탁의 경우 신탁본질의 상품이 아닌데다 은행신탁과의 차별화도 되지 않고 있는 만큼 앞으로 증권사 특유의 운용노하우를 살린 상품개발에 총력을 기울여 시장활성화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방침이다.



◆ 증권사 신탁시장 ‘호조’ = 1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현재 신탁업을 나선 9개 증권사의 관련 상품잔고는 지난 6월말 현재 5조9123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 2월말 수탁고가 1조912억원에 불과하던 것에 비하면 4개월만에 무려 4조원 이상이 늘어난 것으로 신탁하면 으레 은행을 연상할 수밖에 없었던 이 시장에서 빠르게 그 틀을 잡아가고 있는 모습인 것.

특히 최근 법인 대상 MMF 익일입금제 시행으로 이곳에서 이탈한 자금이 특전금전신탁상품 중 하나인 MMT로 급격하게 유입되면서 6월말을 전후해 업계 전반적으로 무려 3조원에 가까운 자금이 불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증권사별로는 삼성증권이 1조3000억원으로 증권사중에서는 유일하게 1조원이 넘는 수탁고를 기록, 업계의 수위를 지키고 있고 동양종금증권(9689억원), 우리투자증권(9098억원), 한국증권(8190억원) 등도 수탁고가 1조원에 육박하면서 그 뒤를 바짝 쫓고 있다.〈표 참조〉

한국증권 신탁팀 서경민 부장은 “최근 잇단 금리상승과 MMF 익일입금제 도입의 영향으로 MMT를 중심으로 한 특정금전신탁 상품의 수탁고가 급증하고 있는 모습”이라며 “물론 단기성 자금유입으로 그 증가세가 더욱 확연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를 감안하더라도 증권사 신탁시장은 기대했던 것 이상의 성과를 보여주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금리상승·MMF 익일입금제 등으로 자금 유입 가속화

다양한 상품개발로 경쟁력 키우기 ‘박차’

◆ 외형보다는 내실에 중점 = 하지만 업계에서는 무엇보다 증권사 장점을 십분 활용한 신탁의 본질적 기능을 살릴 수 있는 상품개발이 시급하다는 데 뜻을 같이 하고 있다.

신탁이라는 것이 원래 실적배당상품으로 미래를 위한 장기적인 투자수단이지만 현 시장에서는 단기 여유자금 운용을 위한 수단으로만 활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동양종금증권 신탁팀 이민호 대리는 “현재 신탁상품 수탁고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MMT 등의 상품은 엄연히 따지고 볼 때 신탁 본연의 상품으로 보기는 힘든 것이 사실”이라면서 “특히 신탁상품들은 각각 단독으로 운용되기 때문에 단기상품의 경우 철저하게 daily상품만을 편입해야 하지만 최근 자금이 집중되면서 은행의 수신한도가 어느 정도 다다른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아직까지 증권사 신탁업무가 초기시장에 불과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제까지 수탁고를 늘리기 위한 외형경쟁에 치중해 왔다면 지금부터는 본격적으로 은행신탁과 차별화 할 수 있는 내실 있는 상품개발에 주력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현재 업계에서는 유일하게 한국증권이 재산신탁 중 부동산신탁업무를 실시하고 있는 것을 제외하고는 모든 증권사의 신탁상품은 특정금전신탁에 국한돼 있다.

삼성증권 신탁파트 김헌홍 과장은 “증권사마다 조금씩은 다른 유형의 상품을 선보이고는 있지만 기본적으로 특정금전신탁상품에서 경쟁력 있는 신상품을 개발하기란 쉽지 않은 게 사실”이라며 “이보다는 종합재산신탁이나 유언신탁, 분리과세형상품 등 장기적으로 고객의 자금을 신탁할 수 있는 상품개발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증권 서경민 부장도 “증권사들이 은행과 경쟁해 신탁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은 주식형상품이나 증권사 특유의 운용 노하우를 살릴 수 있는 상품개발이 관건”이라면서 “일단 증권사들은 금전신탁과 재산신탁을 접목한 종합재산신탁상품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개발에 나서게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신탁상품은 계좌의 합동운용이 허용되지 않기 때문에 개별계좌에 대한 운용을 각각 해야 하지만 증권사의 경우 전문인력이 태부족한 것이 사실이어서 원활한 신탁업무를 위한 인프라 구축도 함께 병행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업계 한 관계자는 “보통 증권사 신탁팀의 경우 5∼6명 정도가 고작”이라며 “이 인력으로 손이 많이 가는 주식까지 편입해 운용하기는 사실상 힘들다”고 털어놨다.

이 관계자는 이어 “초기시장에서는 별 문제가 아닐 수 있지만 향후 시장이 활성화 될 경우 관리인력에 대한 문제는 늘 초래될 수 있는 사안”이라면서 “향후 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더욱 본격적인 인프라 구축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증권사 신탁관련 수탁고 현황>
            (단위 : 억원)
* 2006년 6월말 현재
(자료 : 각 증권사)



김민정 기자 minj78@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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