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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포커스] 은행자금 ‘고금리 사채’ 논란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

기사입력 : 2006-06-28 22:16

5%대 조달해 40~60% 운용 ‘고수익’
대부업체 저축은행들 ‘생존위협’ 반발

세계적인 금융기관인 스탠다드차타드(SC)가 국내 대부업 시장에 진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이를 둘러싼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SC측은 은행과 캐피털 등 제도권 금융회사에서 외면 받고 연66%의 이자를 내며 사채를 쓰는 고객들을 제도권으로 적극 유인하겠다는 취지라고 밝히고 있지만 시장 일각에서는 글로벌 금융기관들이 고리대금업 시장까지 넘보는 것은 지나친 욕심이라고 지적한다.


◆ 스탠다드차타드, 대부업시장 진입

영국계 금융그룹인 스탠다드차타드(SC)가 지난달 18일 ‘한국PF금융’이란 이름으로 서울시에 대부업 등록을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SC그룹은 저렴한 조달코스트와 리스크 관리능력 등의 장점을 활용, 시중은행의 문턱을 넘지 못하는 낮은 신용자를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대부업계 관계자는 “SCB의 대부업 진출로 업체간 금리인하 경쟁이 전개될 것으로 보이며 은행이 대부업에 진출함에 따라 대부업에 대한 이미지 개선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국PF금융은 국내에서 ‘프라임파이낸셜’이라는 브랜드로 영업할 계획이며, 주로 소액신용대출을 중심으로 한 소비자금융에 영업역량을 집중할 것으로 업계는 파악하고 있다.

‘프라임파이낸셜’은 우선 서울에 3개 지점을 내고 250명의 대출모집인을 고용해 오는 8월 초부터 본격적인 영업에 나설 계획이다.

일단 고금리 신용대출상품을 주력으로 판매한 뒤 후순위 모기지론과 전세자금대출상품 등을 판매할 예정이다. SC그룹은 당초 할부금융업체인 캐피털 회사를 설립하려고 했지만 자동차 할부금융을 50% 이상 해야 하는 등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대부업체로 등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PF금융은 대부업 등록시에는 한윤교 前 바클레이즈 은행 한국 지사장을 대표로 기재했으나, 현재는 박현 前 GE머니 사장이 대표직에 내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씨티그룹이 씨티파이낸셜이라는 할부금융사를 설립, 사실상 대부업 영업을 했던 적은 있으나 은행권에서 공식적으로 대부업에 진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대부업계 관계자는 “일본에서도 대부업 시장이 정착하는 단계에서 대형 은행들의 참가가 많았다”며 “SC의 진출이 대규모 금융자본의 대부업계 진출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업계로서는 경쟁이 심화돼 수익성이 약해지는 등 부작용도 있겠지만, 전체 시장 측면에서 공급자금이 늘어나기 때문에 시장이 성숙되고 이로 인해 소비자들이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초대 대표이사로 내정된 박현 사장은 고려대 지질학과를 나와 신라호텔과 아메리칸익스프레스 코리아를 거쳐 2002년 할부금융업체인 GE캐피탈코리아 사장으로 일해왔으며 작년 9월엔 GE의 소비자금융 브랜드인 GE머니를 출범시키기도 했다.



◆ 은행 돈으로 고리대금업 ‘지적’

하지만 세계적인 금융기관인 스탠다드차타드(SC)가 고금리시장까지 넘보는 것은 지나친 처사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신학용 열린우리당 의원은 “제1금융권 자금을 고리대금업에 사용하는 것은 도덕적으로 비난 받을 일”이며 “대부업 시장을 고려할 때 이 같은 내부자 여신 제공은 부당자금지원행위에 해당한다”고 강조했다.

대부업협회 관계자는 “외국계 금융기관들이 금리 4~5%에 불과한 은행자금을 끌어들여와 사실상 대부업체인 별도 법인을 파이낸스 또는 캐피탈이라는 명칭을 만들어 지원하면서 대부업시장까지 잠식하며 생존권을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씨티캐피탈도 한국씨티은행과 별도 법인으로 법적 제한 요소를 피해가고 있지만 글로벌 금융기관이 대부업까지 침범한다는 도덕적 비난을 받고 있다.

금융감독당국은 현행 규정상 은행이 대부업체에 대해 자금을 지원하는 것에 대해서는 위법규정이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저축은행과 대부업체의 반발도 거세질 예상이다.

한 대부업체 대표는 “대부업체가 국내에서 은행으로부터 자금을 얻지 못하게 감독당국이 사실상 막고 있다”면서 “국내 대부업체 자금조달금리가 30%인 상황에서 외국계가 4~5%대의 조달금리로 잠식해오면 막을 방법이 없다”고 말했다.

저축은행 관계자도 “저축은행도 국내 시중은행으로부터 자금조달이 막혀있다”면서 “공정한 경쟁이 가능하도록 조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다른 관계자 역시 “제도금융시장의 한계선에 놓여있는 저신용자대출시장의 경우 구조적 수급불균형때문에 자금공급 확대가 필요한 상황이지만 토종업체의 자금력과 신용력이 열세여서 외국 금융그룹의 독무대가 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오는 9월 정기국회를 앞두고 여야 국회의원들이 서민보호를 명분으로 ▲마이크로크레디트 도입 ▲대부업체 관리감독을 지방자치단체가 아닌 금융당국으로 이관 등을 골자로 하는 법안을 발의할 계획이다.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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