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대란 직전인 지난 2001년 말 1.8%에서 시작한 현대카드의 신판점유율은 지난 연말 10%까지 늘어나 무려 5배나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 상반기에는 거의 12% 수준까지 육박할 것으로 추정되고 있어 업계에서는 머지않아 13~15% 안팎의 삼성카드나 LG카드를 위협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대카드 회원수가 두 카드사의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는 점을 감안하면 괄목할 만한 성장세라 할 수 있다.
현대카드 시장점유율 확대의 일등 공신은 대표 상품인 ‘현대카드M.’ 이 카드는 단일 카드 상품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인 380만 회원을 자랑한다.
‘현대카드M’의 가장 큰 무기는 현대 기아차 구입시 최고 200만원까지 포인트로 차 값을 할인 받을 수 있다는 점. 특히 포인트 적립 실적이 없는 고객도 20~50만원까지 미리 할인을 받고 36개월간 포인트를 나눠 상환하는 ‘세이브 포인트’ 제도는 고객입장에서 보면 상당히 매력적이다.
이들 신차 구입 고객 대부분은 신용도가 우량한 고객들로 현대카드의 회원 구성도 자연히 우량회원 중심으로 이뤄지게 됐다. 이는 낮은 연체율과 높은 1인당 신용판매 이용액으로 이어졌다.
현재 현대카드 회원의 연체율은 업계 평균 5.9%보다 낮은 3.6% 수준. 1인당 신용판매 이용액 평균(월간)도 90만원대로 단연 업계 1위다. 카드업계 평균이 50만원대임을 감안하면 두 배 가까운 수치다.
시장점유율 확대를 가능케 한 또 다른 요인은 뛰어난 상품 기획력과 마케팅 활동. 알파벳마케팅으로 명명된 현대카드의 상품 및 마케팅 전략의 핵심은 알파벳 이니셜에 따라 고객들의 니즈를 나누고, 그에 따른 상품 별 라인업을 갖추는 것이었다.
이런 전략에 따라 현대카드M, 현대카드S, 현대카드W 등이 출시됐고, 시장에서 이미 특화카드로 자리잡았다.
지난 해 금융계 전체에 VVIP마케팅 바람을 일으킨 ‘블랙카드’는 카드업계에서 블루오션을 개척한 대표 사례로 일컬어진다. 소지만으로도 회원의 품격을 대변해주는 ‘블랙카드’는 회원 1인당 신용카드 이용액 평균(월간)이 900만원에 달해 일반회원의 10배에 가깝다.
‘블랙카드’에 이어 전문직 및 대기업 부장급 이상을 대상으로 올 해 초 출시한 ‘퍼플카드’ 또한 발급 시작 3개월 만에 2,000여명의 VIP 회원을 모집했다. 더 퍼플은 이미 회사 수익에 실질적 도움을 주는 효자 상품으로 자리잡았다.
두 카드의 공통점은 일반 카드보다 회원 이용 액과 브랜드 로열티는 높은 반면, 리스크가 적다는 것. 연체회원은 거의 찾아 볼 수 없다.
취급액의 85%(신판 기준)가 신용판매부문에서 발생하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이는 60%대 전후에 머물고 있는 업계 평균에 비해 20%이상 높은 수준이다.
신용카드의 본래 기능인 신용판매부문의 비중이 현금서비스, 카드론 등 여신부문 비중보다 높다는 것은 그만큼 자산구조가 안정적이고 건전하다는 것이며, 앞으로도 견실한 성장이 가능하다는 얘기가 된다.
현대카드는 앞으로도 금융시장 환경의 급격한 변화에 대비해 현재의 신용관리기조는 유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위험고객군 또한 일정수준 이하에서 유지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설정해 관리해나간다는 전략이다.
현대카드의 성장세가 언제까지 이어질지, LG, 삼성카드의 시장점유율을 과연 뛰어넘을 수 있을 지에 카드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