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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TA, 부작용 최소화가 협상과제

관리자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6-06-11 20:16

윤창현 서울시립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쌀 뿐만 아니라 금융서비스도 안방 내줄 판

부작용 줄이고 경쟁력 높이는 기회로 삼아야

1964년 수출이 1억불을 돌파한후 이제 40년 조금 더 지난 지금 우리나라의 수출은 3000억 달러대를 넘보고 있다. 40여년 만에 3000배가 된 셈이니 놀랍고도 엄청난 성장이라고 할 수밖에 없다. 다른 나라에서는 예를 찾아볼 수 없는 그야말로 미션임파서블이 가능해 진 것이다.

1980년대 초중반 소위 좌파 운동권진영에서는 한국경제를 가리켜 신 식민지국가 독점자본주의경제라고 정의한바 있다. 1970년대 중반 엄청난 규모의 중화학 공업 투자가 이루어진 후 본격적인 과실을 거두지 못하는 와중에서 외채부담이 확산되고 경제가 힘든 상태에서 나타난 이론이었다. 한국경제는 미국의 식민지 경제이고 자본주의이기는 하나 독재정권이 운용을 틀어쥔 국가독점자본주의라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러한 비아냥거림도 곧이어 나타난 3저 호황에 의해 숨을 죽였다. 저유가 저금리 덕분에 생산비가 줄고 특히 엔고현상 때문에 일본의 대미수출이 주춤한 틈을 타서 그동안 갈고 닦은 실력과 가격경쟁력을 가지고 우리의 기업들이 미국시장을 본격 공략하기 시작한 것이다.

엑셀이라는 자동차를 20여만대를 판매한 것을 보면 우리의 수출품이 나름대로 얼마나 경쟁력이 있었는지 짐작해볼 수 있다. 물론 품질은 그리 좋지 않았지만 품질대비 가격이 워낙 저렴한 덕분에 흑인 등 저소득층을 중심으로 상당한 매수세가 유입되어 자동차산업의 미국진출이 본격화 된 것이다.

최근 전미국소비자 보고서에서 소나타가 최고의 품질로 칭찬을 받은 것을 보면서 미국진출 약 20년만에 품질도 최고 수준이 된 자동차산업의 발전 속도가 어느 정도였는지 짐작할만한 부분이 있다. 자랑스런 우리기업들을 매판자본 운운하며 조롱하고 경멸했던 적이 있었음을 보면 격세지감을 느끼지 않을 수가 없다. 그런 허접한 이론을 새삼 들먹일 필요도 없기는 하지만 그 이론대로라면 이제 주변부에서 계속 착취를 당한 주변부경제가 어느덧 엄청나게 성장하여(착취당한 경제가 이토록 급격히 성장하기는 어려울 터인데도 말이다) 중심부의 중심경제인 미국과 자유무역을 추진하겠다고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바로 한미 자유무역협정(이하 ‘FTA’)체결이 추진되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이는 대통령이 먼저 제기하고 민간이 이를 따라가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기는 하나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두 나라가 대등한 입장에서 서로 줄 것은 주고 받을 것은 받으면서 관세없이 자유무역을 추진하자는 취지에서 진행되는 이번 협상은 많은 기대를 낳게 한다. 특히 이제 우리가 세계 최강의 경제대국과 일대일로 FTA를 추진할 정도가 되었다는 점, 그리고 북미자유무역협정에서의 멕시코처럼 값싼 노동력의 제공을 통한 단순생산기지의 역할이 아닌 대등한 입장에서 무역자유화를 논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기대가 크다. 물론 걱정되는 부분도 상당하다. 쌀로 대표되는 농산물 분야 그리고 금융 의료 교육등 서비스 분야이다.

농산물 문제는 지난번 칠레와의 자뮤무역협정때도 홍역을 앓았던 경험이 있다. 하지만 최근 미국산 쌀이 국내에서 그리 호응을 얻지 못하는 것을 보면 일부 안심되는 측면도 있다. 주지하다시피 미국에서 생산되는 쌀의 70%는 생긴 게 길쭉하고 밥을 지으면 푸석푸석한 인디카 품종이라 우리 입맛에 맞지 않는다. 물론 이번에 수입된 칼로스 쌀은 자포니카 품종이기는 하나 미국에서 도정한 후 포장하여 국내에 수입 후 유통까지 적어도 2~3개월 이상이 걸리기 때문에 밥맛이 좋지 않다.(도정이후 2주내지 4주가 가장 밥맛이 좋은 기간으로 알려져 있다). 너무 호들갑을 떨지 않아도 될 부분이다.

문제는 서비스이고 그중에서도 금융은 최고의 관심사가 되고 있다. 우선 금융분야의 개방정도는 최근 미국과 자유무역협정을 체결한 싱가폴의 수준과 비슷한 수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또한 국경 간 거래에 있어서 상업적 주재 즉 직접 우리나라에 진출하는 경우에 대해서는 개방하되 온라인 등을 통한 국경 간 서비스에 대하서는 일정한 제한을 두게 될 전망이다. 문제는 신금융서비스이다. 물론 국내법을 따로 개정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허용하겠다는 것이 기본입장이지만 미국은 내국민 대우 및 최혜국대우를 들고 나와 관철시킬 것이다. 여기서 가장 문제가 되는 것은 최근 법 제정 작업이 진행되는 자본시장통합법이다. 자본시장통합법시안에 따르면 이 법은 금융투자상품을 매우 포괄적으로 정의하고 있다. 원문을 보자. “이익의 획득이나 손실의 회피 또는 위험관리를 위하여 원본손실이나, 원본을 초과하는 손실, 또는 추가지급의 가능성을 부담하면서 현재 또는 장래의 특정시점에 금전 등의 이전을 약정함으로써 갖게 되는 권리”라고 금융투자상품이 정의되고 있다. 결국 예금 보험 빼고 “나머지 다“ 라는 것이다.

걱정되는 것은 한미 자유무역협정에 의해 세계 최고수준의 경쟁력을 자랑하는 미국 금융기관들이 내국민대우(national treatment) 지위를 취득한 후 우리나라에서 자본시장통합법이 제정 시행되면 이들 기관들 특히 투자은행들은 그야말로 날개를 다는 셈이 된다는 점이다.

한국 시장 상황을 고려하기는 해야겠지만 미국시장에서 호평을 받은 경험이 있는 각종 유가증권 파생결합증권 장외파생상품 등이 이들에 의해 국내시장에서 제작 공급 판매될 경우 우리 금융기관의 입지는 매우 좁아질 가능성이 크다. 더구나 리스크관리기법을 포함한 각종 미들 및 백오피스 업무에 있어서도 한수 위인 이들 금융기관의 공세는 우리 금융시장을 상당부분 장악할 가능성이 있다. 이제 겨우 협상이 시작된 마당이라 속단하기는 힘들지만 협상과정에서 이런 부분이 최대한 반영되기를 바란다. 쌀만 걱정하지 말고 금융 분야도 상당 부분 걱정해야 한다는 얘기이다.

결국 언젠가는 닥칠 것이 조금 일찍 닥쳤다는 자세로 성실하게 협상에 임하되 부작용을 최소화 하는 방향으로 노력한다면 자유무역협정을 통해 쌍둥이 적자로 인해 미국내에서 예상되는 보호무역주의의 부활을 피해가는 중요한 돌파구가 마련될 것이다.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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