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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관전평

관리자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6-06-04 19:21

공병호 공병호 연구소 소장

어느 누구에게도 책임을 지는 일은 썩 유쾌한 일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사안에 대해서 책임을 지는 일이 발생하게 되면, 누구도 선뜻 나서서 ‘모두가 내 책임이다’라고 말하기도 쉽지 않다. 그러나 육체적으로 뿐만 아니라 정신적으로 성인이 된다는 것은 무엇을 뜻하는가? 그것은 곧바로 자신이 질머져야 할 책임을 기꺼이 맡으려고 하느냐에 달려 있다 해도 무리가 아니다.

선거 사상 여권의 초유의 패배를 두고 이런 저런 이야기들이 오고 가고 있다. 전후 사정이 어떠하였던지 간에 여당의 선거 사령탑을 맡았던 정동영 의장이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그러나 전세를 역전시키기에 너무나 어려운 상황에서 그가 책임을 맡았던 점을 고려하면 한편으로 딱하기도 하고 운이 없었다고 할 수도 있다.

선거란 국민의 의중을 가장 정확하게 드러내는 일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이번 선거처럼 다른 어떠한 해석을 필요로 하지 않을 만큼 일방적인 결과를 놓고 자신에게 편리한 방향으로 해석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될 것이다. 이번 선거는 한 마디로 이야기하면 정부 정책과 정부의 책임질 수 있는 사람들의 언행에 대한 엄중한 국민들의 심판이라고 할 수 있다. 때문에 여권이 문제의 해결책을 찾는데 있어서 이번 선거 결과를 있는 그대로 해석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우리는 정말 한다고 해 왔는데, 이럴 수 있나’ 라는 아쉬움과 억울함이 있을 수도 있다.

그러나 한 가지 명백한 것은 우리 모두가 누군가로부터 평가를 받을 수 밖에 없다는 점이다. 기업은 소비자의 평가를 받아야 하고, 교수는 학생의 평가를 받아야 하며, 정치인들은 유권자의 평가를 받을 수 밖에 없다. 결국 모두가 어떤 형식으로든지 간에 고객중심의 사고를 할 수 밖에 없다는 사실이다. 고객들이 가혹한 평가를 내렸다면 과연 어떤 이유 때문에 가혹한 평가가 나올 수 밖에 없었는지에 대해 정말 깊은 고민을 하여야 한다.

나는 선거의 패인을 모두 3가지로 들고 싶다. 첫째는 국민들을 함부로 대한 잘못이다. 정부에서 책임을 질 수 있는 사람들은 공개된 장소에서 해서는 안 될 이야기가 있고 그렇지 않은 이야기가 있게 마련이다. 다변도 필요하지만 자신의 이야기가 대다수 사람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지게 될 것인가를 조금이라고 계산을 하고 이야기를 해야 하는 법이다. 국민들을 마치 적과 아군으로 나누고 전쟁을 치루듯이 던지는 말의 성찬 속에서 다수 국민들은 자신이 함부로 대접받고 있다는 인상을 받을 수 밖에 없는 상황에 연일 계속되어왔다. 그런 점에서 이번 선거는 일종의 분노와 항의가 포함된 결과임을 새길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두 번째는 과도한 세금 공세를 들 수 있다. 강남의 아파트 가격 폭등에 초래된 각종 세금의 인상은 일반인들이 보기에 지나치게 징벌적인 성격이 들어가 있다고 판단할 정도로 증가폭이나 속도가 컸다.

그런데 문제는 이런 조세 정책들이 늘 그렇듯이 타겟으로 삼는 지역 이외에 오히려 더 큰 마이너스 효과를 가져오게 된 점을 들 수 있다. 조세 편의주의는 행정을 이끌어 가는 사람들의 입장에서 전가의 보도처럼 사용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 대상이 되는 이해당사자들 입장을 고려해서 신중하게 점진적으로 실시되어야 한다.

세 번째, 정책 과제의 우선 순위 혼재를 들 수 있다. 실제로 과거사를 정리하는 등과 같은 과제들은 현재 우리 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현안 과제들과는 별반 관련이 없는 일들이다. 물론 누군가 언젠가는 행해야 하는 일이긴 하지만 정책의 타이밍을 고려하면 민생의 현안 과제인 일자리 창출, 투자 활성화 등과 같은 사안들에 대해서는 오히려 이를 역행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집행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나마 경기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건설경기는 과도하다고 할 정도로 꽁꽁 얼어붙고 말았으며, 오히려 정부가 결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요컨대 패배 결과를 있는 그대로 직시할 수 있어야 해법을 구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까지의 상황을 미루어 보면, 민의를 적극적으로 반영하는 바람직한 움직임이 나올 수 있을 지에 대해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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