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TIMES 대한민국 최고 금융 경제지
ad

대학기금, 재테크로 눈 돌린다 (3) 대학들, 기금 재테크로 숨통 트자?

김민정 기자

minj@

기사입력 : 2006-05-31 21:22

저금리기조 정착… 투자영역 다변화 논의

  • kakao share
  • facebook share
  • telegram share
  • twitter share
  • clipboard copy
1. 대학기금 운용 왜 필요한가

2. 선진국에선 이미 최고의 기관투자가

3. 국내 대학들의 기금운용 현황

4. “대학을 잡아라”… 금융기관도 분주



그동안 소홀했던 국내 대학기금 운용에 대한 필요성이 최근 크게 부각되고 있다. 등록금 중심의 수익구조로는 더 이상 대학재정의 만성적인 적자를 벗어나기 어렵다는 것에 대부분 공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욱이 그동안 어렵사리 모금한 기금들을 은행예금으로만 운용해온 대학들은 최근 심화되고 있는 저금리 기조로 추가수익은커녕 원금을 지키기도 급한 상황들이 전개되면서 점차 주식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는 것.

특히 지난해 증시 활황세로 투자를 다원화했던 일부 대학들이 쏠쏠한 재미를 보면서 아예 재테크 수준의 체계적인 운용전략을 수립하는 곳도 늘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대부분의 대학들의 경우 여전히 기금의 효율적 운용보다는 안전하게 지키는 것을 기금운용의 최대 목표로 삼고 있어 선진국의 대학들처럼 본격적인 재테크에 나서기에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 ‘대학도 기업’… 자본시장 활용 필요성 대두 = 사실 대학기금 운용을 다변화해야 한다는 의견은 이미 2000년대 초반부터 강하게 대두되기 시작했다.

수입의 대부분을 등록금에 의존하는 국내 대학들의 특성상 학생수의 감소와 경기침체에 따른 기부금 수입감소 등은 학교경영의 어려움을 갈수록 가중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대학기금의 경우 특정목적의 사업 또는 프로젝트에 영구적으로 자금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된 펀드의 개념으로 대학교육의 수월성을 유지,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일정규모의 기금유지는 반드시 필요한 상황이다.

실제로 이화여자대학교 경영학부 김진호 교수는 지난 2002년 경영총론에 발표한 ‘대학 기금운용의 원칙과 현황에 관한 소고’ 논문에서 “대학 기금관리의 목표는 대학에 대한 안정적 운용예산 지원 및 기금의 실질가치를 보존하는데 있다”며 “기금관리의 일반적 원칙은 기금의 명목가치 보존만을 명기하지만 지속적이고 실질적인 지원을 위해서는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기금의 실질가치의 보존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그동안 주로 확정부 이자를 지급하는 은행예금으로만 한정해 보수적으로 자금을 운용해온 대학들은 저금리기조가 정착되면서 더 이상 수익을 기대할 수 없게 되자 점차 증시로의 투자를 확대하고 있는 추세다.

현재 가장 활발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곳은 연세대학교다.

2002년 인문·사회대가 소유한 JSC기금 10억원으로 주식에 투자, 3년 만에 15억원으로 종자돈을 불리기도 한 연대는 같은해 이화여자대학교와 함께 삼성증권의 ‘YES아카데미펀드’에도 가입했다. 특히 최근에는 대학에서는 처음으로 1000억원 규모의 발전기금을 외부 금융기관에 위탁운용키로 했다.

이화여자대학교도 기금 재테크에 적극적이다. 2004년 기금을 운용할 자산운용사를 공개적으로 선정, 화제를 모은 이대는 삼성투신운용 등 5개 운용사에 1000억원의 기금을 분산 위탁했다.

서울대학교나 고려대학교의 경우에도 대부분 은행예금에 기금을 투자하기는 하지만 일정부분에 대해서는 아카데미펀드나 주식연계증권(ELS) 등의 투자상품에도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은행의존도 여전… 주식연동 상품에 관심만

“기금운용위원회 설치, 운용체계화의 시작”

◆ 주식투자? 대학들 아직도 손사레 = 이처럼 학교기금의 자본시장 활용에 대한 필요성에는 모두 공감하고 있긴 하지만 실질적으로 투자영역 다원화에 직접 나서는 대학은 아직도 드문 것이 사실.

기본적으로 대다수의 대학들이 전문적으로 기금운용의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자금운용위원회가 구성돼 있지 않아 손실이 발생할 경우 책임소재를 둘러싼 논란이 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더욱이 기금운용 관련 전문성이 부족하다보니 주식·채권의 직접투자보다는 간접투자가 중심을 이루고 있고 실제로 규정에서도 기금은 채권과 같은 안전자산 위주로 운용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때문에 일부 대학을 제외한 대부분의 대학에서는 아직도 90% 이상을 은행에 예치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상품에 투자하더라도 MMF나 채권형 상품이 대다수다.

서울 소재 한 대학의 재무담당자는 “일부 자금에 대해 펀드 등의 간접상품에 투자하고 있긴 하지만 아직도 은행예금이 기금운용의 가장 큰 방법”이라며 “앞으로도 위험요인이 큰 주식의 직접투자 등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잘라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학교의 기금은 안정성이 최고”라면서 “최근 기금운용 방식의 하나로 주식투자가 논의되고 있긴 하지만 실제 운용에 나서는 곳은 드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일단 기금의 전체적인 운용전략을 짤 수 있는 운용위원회를 구성하는 게 최우선 과제라고 입을 모은다.

효과적인 기금관리를 위해서는 장기투자가 바람직하지만 운용위원회가 구성돼 있지 않을 경우 기본적인 투자철학을 세울 수 없기 때문에 당시 상황에 맞춘 단기투자를 하기 쉽다는 것. 특히 최근 많은 대학들이 확정금리 상품보다는 주가 등에 연계된 변동금리 상품에 관심을 갖는 현 시점에서 독창적인 포트폴리오를 구성할 수 있는 운용조직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김진호 교수는 “아직도 기금적립은 고사하고 경상비 지출에 허덕이는 국내 대학의 현실에서 대학기금 운용 논의는 여전히 이르다고 볼 수도 있다”며 “하지만 획기적인 방안이 없는 한 국내 대학의 재정은 개선되기 어렵기 때문에 모인 대학기금의 효율적 운용만이 대안”이라고 조언했다.

김 교수는 이어 “이를 위해서는 가장 먼저 기금운용에 관한 최고 의사결정을 내리는 투자위원회를 구성하고 기금운용 실무부서를 설립하는 등 조직체계를 갖춰야한다”면서 “그 이후에 기금운용의 목적마련이나 투자에 따른 여러 지침을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민정 기자 minj78@fntimes.com

가장 핫한 경제 소식! 한국금융신문의 ‘추천뉴스’를 받아보세요~

데일리 금융경제뉴스 FNTIMES - 저작권법에 의거 상업적 목적의 무단 전재, 복사, 배포 금지
Copyright ⓒ 한국금융신문 & FNTIMES.com

오늘의 뉴스

ad
ad
ad

한국금융 포럼 사이버관

더보기

FT카드뉴스

더보기
[카드뉴스] 국립생태원과 함께 환경보호 활동 강화하는 KT&G
[카드뉴스] 신생아 특례 대출 조건, 한도, 금리, 신청방법 등 총정리...연 1%대, 최대 5억
[카드뉴스] 어닝시즌은 ‘실적발표기간’으로
[카드뉴스] 팝업 스토어? '반짝매장'으로
[카드뉴스] 버티포트? '수직 이착륙장', UAM '도심항공교통'으로 [1]

FT도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