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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대학기금, 금융시장 큰 손 ‘자리매김’

김민정 기자

minj@

기사입력 : 2006-05-28 20:39

대학기금, 재테크로 눈 돌린다<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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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大만 운용규모 270억달러… 수익률도 상당수준

주식에서 상품까지 투자처 다양…자금 대부분 장기운용

글 싣는 순서

1. 대학기금 운용 왜 필요한가

2. 선진국에선 이미 최고의 기관투자가

3. 국내 대학들의 기금운용 현황

4. “대학을 잡아라”… 금융기관도 분주

대학기금의 자본시장 활용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지면서 이 분야에서 오랜 역사와 노하우를 가지고 있는 선진국 대학들의 기금운용 방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그 중에서도 미국은 세계 어느 나라보다도 금융시장에서 대학기금들의 위치가 확고하다. 어지간한 대학치고 전문운용기금을 갖추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로 대학재테크가 일반화돼 있는 데다 운용방식에서도 고전적인 금융자산부터 선진기법의 현·선물까지 다양하게 투자하고 있는 것.

때문에 기금의 규모는 물론 수익률도 어느 운용기관보다 상당한 수준이어서 이미 미국 금융시장에서는 연기금 못지 않은 큰손으로 자리잡은지 오래다.



◆ 대학자체가 전문 운용기관 = 현재 미국 대학 기금규모는 우리나라와는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거대하다.

가장 대표적인 대학인 하버드의 경우 기금규모가 약 270억달러에 달하고 있는 것. 예일대와 스탠퍼드대도 각각 150억, 120억달러 가량의 기금을 운용중이다.

특히 이들 대학들은 모두 자체적인 자산운용팀을 구성, 체계적인 자산배분과 투자로 높은 수익률을 거두고 있는 상황이다.

대학의 운용체계는 규모에 따라 차이가 있긴 하지만 일반적으로 이사회, 투자위원회, 운용담당책임자(CFO 또는 CIO)의 조직으로 돼 있고 운용책임자 밑에 애널리스트와 지원스텝을 두는 구조다.

운용의 최종 책임은 투자위원회에 맡기고 투자위원회 구성은 외부 운용사 현역이나 퇴임전문가를 초빙하고 있는 것. 이 위원회는 매일 외부 컨설팅회사나 운용사, 수탁회사들과 기금운용에 대한 협의를 하게 된다.

하버드대의 경우 자체 자산운용업체인 하버드매니지먼트컴퍼니를 통해 기금을 운용하고 있다. 40여명의 매니저로 구성된 인력들은 주식·채권·부동산 등의 자산에 적절히 투자한다. 재원 대부분이 기부금에서 나오는 예일대의 경우에도 전문 자산운용전문가를 고용하고 모델포트폴리오를 바탕으로 기금을 운용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지난해 말 블룸버그통신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05회계연도(2004년 7월∼2005년 6월)에 미국 주요 25개 대학 기금의 평균 운용수익률은 15%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 17.6%보다는 다소 떨어진 수치지만 시장평균에는 훨씬 웃도는 성과다.

특히 예일대의 경우 152억달러의 투자수익률이 23.2%에 미국 대학들 중에서도 가장 높은 성과를 기록했다.

예일대 펀드는 지난 2004년 6월 기준으로 주식 31%, 헤지펀드 25%, 부동산 등의 자산 25%, 사모투자전문회사(PEF) 17% 등에 분산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외에 스탠퍼드대는 19.5%, 하버드대는 19.2%로 3위를 차지했으며 미시간대와 노트르담대는 각각 19.1%의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강창희 미래에셋투자연구소장은 “미국 대학의 기금이 지금은 세계적으로 가장 세련되고 적극적인 운용성향을 지닌 기관투자가로 알려져 있지만 사실 1960년대만 해도 그렇지 않았다”며 “은행예금과 채권운용이 주력이었던 기금들은 1970년대와 80년대로 접어들면서 많은 연구와 시행착오를 거쳐 운용방침 등을 자문하는 투자위원회를 설치하고 운용자체도 외부기관을 활용하는 등 적극적으로 변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현재 미국 대학자금들은 갈수록 다양하고 공격적인 투자처 모색에 힘을 쏟고 있다. 한국이 주로 투자하고 있는 주식이나 채권투자는 이미 기본적인 편입자산에 불과한 것.

몇몇 대학기금은 원유·곡물 등 상품시장에까지 뛰어들고 있고 최근에는 이머징마켓에 대한 관심도 크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대학기금도 장기운용이 대세 = 이같은 미국의 대학기금들이 운용시 가장 기본적으로 세워두고 있는 원칙은 기금의 성질을 단기와 중장기로 구분해야 한다는 점이다.

통상적으로 수업료나 정부로부터 받는 보조금 등은 단기자금으로 취급, 주로 은행예금에 저축하고 있으며 대학들이 받는 기부금의 경우 중장기투자풀로 구분해 적극적인 운용에 나서고 있다.

강창희 소장은 “현재 주요대학 기금이 운용자산을 배분하고 있는 내역을 보면 단기운용은 1∼2%에 지나지 않는다”면서 “반면에 장기운용, 그 중에서도 주식관련 상품의 비중은 70∼80%를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미뤄볼 때 대학자금도 장기운용의 이점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미국의 대학들은 학교운영의 안정화를 위해 기금의 운용수익률에 상관없이 예산의 일정부문을 이 자금에서 공급받아야 하기 때문에 큰 무리 없이 지속적으로 조달 받을 수 있는 자금의 비율을 책정하는 ‘페이 아웃(pay out)’제도를 마련하고 있다.

이는 매년 달라지는 운용수익률에 비례해서 기금을 출현하다보면 예산의 평균을 책정하기 어렵기 때문으로 보통 전체 수익의 10∼15% 정도를 대학 전체예산에 활용중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미국 대학의 경우 대학 자산운용관리의 고도화와 대학자체의 마켓변동에 의한 영향을 줄이기 위해 장부가격을 3년 이동평균가의 5%를 반영하는 pay out rule을 적용하고 있다”며 “현재 대학운영의 안정화에 이 기금이 큰 역할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5∼6명 규모의 투자위원회를 설립하는 한편 운용에 대해서는 외부의 우수한 운용사에 적극 위탁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전했다.



김민정 기자 minj78@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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