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로누마 에치로우 와세다대학 교수〈사진〉는 17일 한국증권법학회 주최로 열린 ‘일본의 금융상품거래법의 개요와 시사’라는 세미나에서 현재 국내 자본시장통합법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증권사의 지급결제 업무 허용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또한 그는 “문제는 지급·결제 업무의 시스템 리스크가 매우 크기 때문에 은행 외 기관이 이 기능을 부여받았을 때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이라며 “하지만 증권사가 대표기관을 정하고 나머지 회사들이 여기에 가입하는 형태로 진행된다면 크게 문제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일본 내 대표적인 금융통합법 전문가로 꼽히고 있는 구로누마 교수는 현재 한국이 추진중인 자본시장통합법의 큰 그림에 대해 “각 업태별 규제에서 제외됐던 틈새영역을 없애고 금융산업 전분야를 아우르는 큰 틀 안에서의 자본시장 발전 방향을 모색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바람직하다”고 평가하고 “다만 선진 외국의 입법사례를 볼 때 금융기능별 칸막이를 없앨 때 생기는 이해상충방지를 위한 제도적 장치는 각국의 금융시장 관행 및 투자자의 금융이해도, 입법태도 등에 따라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어 자본시장통합법 제정과정에서도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충고했다.
이어 그는 “실제로 일본의 경우 지난 2000년 이후 모든 금융상품의 판매 권유를 통합적으로 할 수 있는 법을 추진하기도 했지만 은행과 보험의 특성 때문에 좌절됐던 경험이 있다”면서 “예를 들어 생명보험을 판매하는 직원에게 투자상품과 같은 동일한 원칙을 적용하면 계약자에게 부인을 얼마나 사랑하는가를 물어야 된다는 등의 문제가 제기, 은행과 보험의 반발에 부딪혀 모든 금융상품에 대한 통합법이 무산됐다”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그는 증권사와 자산운용업의 겸영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의견을 내비쳤다.
구로누마 교수는 “증권사가 내부에서 자산운용업을 하게되면 이해상충 문제가 대두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일본에서도 지난 1998년 자본시장개혁법을 통해 투자금융회사의 자산운용 겸업을 허용했으나 이해상충 등 문제 때문에 실제로 자체 운용사를 갖는 사례는 전무한 상황이며 모두 별도 법인을 설립해 운용중”이라고 전했다.
한편 자본시장통합법안이 제시한 자율규제기관 통합안과 관련해서는 기능별 규제체제를 도입함에 따라 자율규제기관의 역할과 기능조정문제에 관한 대처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는 “자율규제기관의 존치 필요성과 자율규제기관의 단일화는 신중한 문제로 투자자입장에서 정책판단이 이뤄져야 한다”면서 “일본의 경우도 업태별로 7개에 달하는 자율규제 기관을 기능별로 2∼3개 정도로 묶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한국도 1개로 통합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민정 기자 minj78@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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