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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관계를 다시 생각한다

관리자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6-05-10 21:25

前강원도정무부지사

오랜만에 펜을 들었다. 그동안 특별한 사연이 있었기 때문이다. 최근의 40여 일 동안 나는 별난 경험을 하였다. 부푼 기대와 허망함, 눈물겨운 따뜻함과 절망감이 교차한 그런 날들이었다. 왜 그랬냐고? 팔자에 없는, 아니 팔자에 있는 ‘정치판’의 맛을 봤기 때문이다.

사연인즉슨 이렇다. 강원도 정무부지사로 근무하던 중 이런 저런 사정으로 춘천시장 선거를 위한 후보경선에 나섰던 것이다. 선거제도가 바뀐 탓에 공천 신청자도 예비후보자로서 선거운동을 할 수가 있는데, 선거운동이 허락된 3월 19일부터 경선이 있은 4월 15일까지 ‘지독한’ 선거운동을 해야만 했다.

선거가 남긴 교훈

하여튼, 나는 경선에 패배하였다. 결과에 깨끗이 승복하고 경쟁상대의 손을 들어주면서 낭독했던 기자회견문에 이런 구절이 있다. “패배는 가슴 아프지만 꼭 슬프거나 불행하지는 않습니다.”(상세한 내용은 필자의 blog에 잘 나와 있다)

그렇다. 나는 패배했지만 꼭 슬프거나 불행하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아무나 경험할 수 없는 특별한 사연을 통해 많은 것을 얻었다고 생각한다. 패배한 그날 ‘거짓말같이’ 모든 것을 다 털어버리고 평상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다음날부터 선거운동기간 중에 꼼꼼히 메모해 두었던 것을 글로 정리하며 전 과정을 되돌아보았다. 많은 이야깃거리가 있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큰 교훈을 꼽으라면 ‘인간관계를 되돌아보게 된 것’이라고 말하고 싶다.

학창시절을 거치고 오랜 세월 직장생활을 하면서 수많은 사람과 교류하였다. 때로는 이런 저런 신세를 지기도 하였고, 때로는 이런 저런 도움을 주기도 하였다. 세계적인 세일즈맨 조 지라드의 이론대로라면 250명 정도의 인맥이 형성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선거라는 과정은 지금까지의 인간관계를 재편성(?)하는 작용을 하였다. 선거를 통해 ‘인맥지도’가 새로 그려지는 것이었다.

무엇보다도, 정치참여를 망설이는 나에게 강요하듯이 출마를 종용하던 그 많던 사람들이 출사표를 던짐과 동시에 갑자기 사라졌다. 사막의 신기루처럼 말이다. 정치경험이 있는 선배들이 그런 현상을 미리 경고했을 때도 나는 ‘설마’했었다. 그러나 그것은 현실로 나타났다. 참으로 허탈한 일이었다.

두 번째로 느낀 것은 혹시라도 곤혹스런 여파가 자기에게 미칠세라 슬슬 눈치를 보며 거리를 두는 사람들이 있더라는 것이다. 물론 나 때문에 귀찮은 일이 생기거나 피해를 입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러나 오랫동안 좋은(?) 관계를 유지해오던 사람 중에서도 “아, 이것이 현대인들의 계산 빠른 인간관계구나”라고 탄식할 만큼 ‘안면몰수’하는 현상을 나는 보았다.

인간관계, 되돌아보자

물론, 그러한 허망함과 섭섭함만 있는 것은 아니다. 눈물겹도록 따뜻한 일도 많았다. 옷깃이 스칠 정도의 인연밖에 없었는데도 10년 지기이상의 도움을 주는 사람도 참 많았다. 심지어 일면식도 없는 사람인데 단지 서로 뜻이 통한다는 이유 하나로 밤낮없이 발 벗고 나서주는 사람도 적지 않았다.

나로서는 이미 잊혀진 인연인데 그것을 기억하며 천릿길을 달려와 격려해준 사람도 있었고, 아예 나에게는 나타나지도 않으면서 음지에서 나를 위해 헌신한 사람도 나중에 발견할 수 있었다. 선거라는 험난하고 힘겨운 과정을 겪으면서 인간관계의 새로운 질서가 잡히는 것이었다. 참으로 귀한 경험이 아닐 수 없다.

“나는 지금까지 쓸데없는(?) 사람들과 너무나 많은 시간을 보냈다. 반면에 이제부터 진정한 관계를 만들어갈 많은 사람을 얻었다.” 이것이 이번의 정치참여를 통해 내가 얻은 소중한 교훈이며 소득이다. 너무 자기중심의 편협한 생각이라고 나무라지 마시기 바란다.

당신은 과연 어떤 인간관계를 형성하고 있는가? 당신은 친구의 어려움에 선뜻 나설 수 있는가? 그리고 당신이 정녕 힘들고 어려울 때 당신과 함께 할 사람이 몇이나 있다고 생각하는가?

그런 사람이 많다고? 냉정히 돌아보라. 혹시 착각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관리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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