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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포커스] 대부업 법정 이자율 인하 논란 ‘격화’

김의석 기자

eskim@

기사입력 : 2006-05-03 21:15

日 상한금리 인하율 놓고 국내선 이해당사자간 진실게임 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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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연 66%로 제한된 법정이자율을 40%로 낮추자는 법률개정안 처리가 지연되고 있는 가운데 이에 대한 찬반논란도 가라앉지 않고 있다.

일부 정치권에서는 서민 보호를 내세우며 법정 사채 이자율의 대폭 인하를 추진하고 있는 반면 정부와 금융감독당국에서는 사금융을 더욱 음성화시킬 수 있다며 반대 입장을 보이고 있다.

특히 민주노동당의 심상정 의원이 지난 1일 `야쿠자 대부업이 몰려온다’의 제목의 보도자료를 통해 일본이 대부업 상한금리를 현행 29.2%에서 20% 이하로 낮추기로 했다고 주장하면서 이를 둘러싼 심 의원과 대부업체간의 진실게임이 감정전으로 비화될 조짐마저 보이고 있다.



◆ 일부 야권 “법정 이자율 낮춰라”

대부업법상 이자율은 70% 이내이지만 대통령령으로 연 66%(월 5.5%)로 정해져 있다. 정치권과 시민단체들은 음성적인 영업을 통한 고금리 사채 피해가 근절되지 않자 이자율을 더욱 낮춰야 한다는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민주노동당의 심상정 의원은 이와 관련해 등록 대부업체는 40%, 비등록 대부업체는 25%로 인하할 것을 주장하고 있다.

심상정 민주노동당 의원은 최근 고이즈미 일본 총리가 대부업 금리를 현행 29.2%에서 20% 이하로 낮추는 등 `대금업자에 대한 전쟁`을 선포했다는 외신 보도를 들어 “참여정부가 현행 66%인 금리 상한을 대폭 낮추고 대부업체를 강력 단속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심 의원은 “우리나라의 대부시장은 일본계인 아프로FC 그룹과 산와머니가 양분하고 있고, 모두 24개의 일본계 대부업체가 우리나라 대부시장의 41%에 이르는 등 사실상 대부시장을 장악하고 있다”며 “일본의 대부업체들은 야쿠자 자금과 긴밀한 연계 속에서 움직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에 더해 일본 3대 대부업체 가운데 하나인 아이후루도 한국 진출을 모색하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특히 일본의 대부업 상한금리가 낮춰지면 일본 대부업체들의 우리나라 진출은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심 의원은 이어 “고이즈미 같은 극우 인사도 대부 상한금리를 20%이하로 낮추겠다고 선언하는 마당에 `좌파 신자유주의 정부`를 자칭하는 참여정부가 현행 66%인 대부업 상한금리를 왜 낮출 수 없느냐”고 따져 물으며 “정부가 대부업 상한금리를 즉각 인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구나 재정경제부 및 금융감독원이 한나라당 이혜훈 의원에게 제출한 ‘대부업 영업실태 조사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서울에서 영업중인 22개 대부업체의 평균 원가율은 40.0%, 운용수익률은 27.7%로 집계돼 실제 이익률은 마이너스 12.2%로 집계됐다.

원가율은 이자비용과 영업비용, 부실채권 관련 비용 등을 포함한 것이고 이익률은 이러한 원가율에서 운용수익률을 제외한 수치다.

그러나 이는 부실 규모가 커 대부를 중지했거나 기업대부만 취급하는 업체, 현재 외부 자금 조달이 없거나 적은 업체를 포함했을 때 나타난 결과로 이들 특이요인을 가진 10개 업체를 제외한 나머지 업체들의 이익률은 평균 4.7%로 나타났다.

현행 66% 이자 상한선 내에서도 정상적인 대부업체들은 약 5%에 가까운 수익을 올리고 있는 셈이다.

특히 업체에 따라 지난해 마진율이 35.4%에 이르는 곳도 있어 현행 66%인 이자율을 내리면 수익을 내기 어려운 대부업체들이 음성화할 것이라는 금융감독당국의 주장은 설득력이 약한 것으로 해석된다.

민주노동당 심상정 의원측 관계자는 “연 66%의 이자율로도 이익을 못내는 대부업체들을 위해 고금리를 계속 유지시켜 주는 것은 문제”라며 “이자율을 낮추는 내용을 담은 대부업법 개정안을 6월 임시국회에서 통과시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일부 정치권 “6월 임시국회서 이자 상한선 낮추겠다”

대부업계 “영업악화로 다시 음성화 우려 높다” 제기

◆ “금리상한 낮추면 음성화 우려”

일부 정치권의 법정이자율 인하 추진 움직임과 관련, 정부쪽에서는 불법 고리대금업에 대한 단속 강화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이자율에 대한 규제 강화는 사금융의 음성화를 부추기는 역효과를 낼 가능성이 크다는 이유로 부정적인 입장이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법정 사채 이자율을 지나치게 제한할 경우 음성적이고 탈법적인 대부 행위를 부추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금융감독원 관계자도 “사채 이자율 한도를 너무 낮출 경우 사채시장이 더욱 음성화될 것”이라며 “결과적으로 급전이 필요한 서민이 지금보다 높은 금리로 사채를 끌어써야 하는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2000년에 일본이 사채 이자율 한도를 연 40%에서 29.5%로 낮춰 사채업자가 3만6400여개에서 2만6000여개로 감소했지만 이는 외형상 줄어든 것이지 실제로는 상당수가 음성화했다는 설명이다.

이재선 한국소비자금융협의회 사무국장 역시 “1만6000여개(2006년 현재 기준) 중 수익을 내는 곳은 200곳 밖에 안 될 것”이라며 “이자율을 낮추면 90%는 지하로 숨어 들어간다”고 말한다. 그럴 경우 오히려 더 소비자 피해가 심해진다.

실제로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02년 대부업법 시행 후 등록업체 2만4663개중 1만265개가 등록을 취소했다. 이들 중 78.7%는 자진등록 취소했다.

금감원은 대부업체 영업환경이 악화돼 대부업체 스스로 영업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대부업계 관계자는 “조달금리 20%, 연체율 평균 20%에 인건비, 임대료 등을 감안 하면 66%도 수익내기 힘든 구조”라고 말한다. 돈 떼먹고 도망가는 경우도 많다고.

불법 대부업체 피해사례만 문제 삼지만 말고 이용자들의 도덕적 해이도 심각하다는 것.

실제로 대부협회에 따르면 최근 계약서 등을 위조해 소규모 대부업체들로부터 담보대출을 받아 가로채는 사기 대출이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협회는 이들이 집주인과 계약자 등으로 역할을 분담해 조직적으로 여러 대부업체들을 돌면서 대출을 받은 뒤 사라지는 경우가 많다고 밝히고 있다.

이들은 몇개 팀으로 나눠 조직적으로 움직이기 때문에 영업을 시작한 지 얼마되지 않거나 규모가 작은 대부업체들은 사기를 당하기 쉽다는 것.

협회는 “이들이 소규모 대부업체들의 경우 현실적으로 신용정보공유가 어렵다는 점을 악용하고 있다”면서 “많게는 40군데에서 대출을 받은 사례도 있다”고 덧붙였다.



◆ 자율적 이자 조정론 ‘솔솔’

대부업협회가 최근 400개 대부업체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는 오히려 현행 이자율 상한선도 너무 낮은 수준이라는 의견이 압도적이었다. 조사대상 업체 가운데 47.6%가 현 이자율상한선 수준에 대해 ‘적정하지 않은 편’(36.3%)이라거나 ‘매우 적정하지 않다’(11.3%)고 답한 것.

대부업협회 관계자는 “일정 수준의 건전성을 인정받은 대부업체들이 ABS 및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해 자금을 조달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준다면, 국가가 나서지 않아도 업계가 알아서 이자율 인하에 나서게 될 것”이라고 말했 다.

이 관계자는 또 “신용등급 7∼10등급의 저신용자들에게 연 30∼50%의 대출금리를 적용하는 신용카드 및 할부금융사, 상호저축은행 등에 대해서는 이자율 제한을 하지 않으면서 대부업계에 대해서만 이자율을 낮추라는 것은 역차별”이라고 주장했다.

금감원의 조성목 비제도금융조사팀장은 “음성화한 무등록 대부업체의 이자율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며 “인위적으로 지키지도 못할 규제 금리를 정하는 것보다 자율조정을 통해 낮추도록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금융연구원 역시 대부업 양성화를 위한 환경조성이 필요하다며 ▶금감원의 감독을 받는 대부업체에 한해 손비인정 범위를 확대하고 ▶대부업체의 금융기관 차입을 허용해 조달금리 하락을 통한 대출금리 인하 유도 등의 방안을 제시했다.

또 제도권 금융기관들이 대부업자가 신용을 조회한 고객에 대해 대출을 기피함으로써 대부업자의 고금리 부과가 수월해지는 문제점도 개선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심지홍 단국대 교수가 회장을 맡고 있는 한국질서경제학회에서도 최근 대부업의 실태와 육성 방안을 담은 ‘소비자금융 민간 백서’를 통해, 우선 대부업체에 대한 규제와 관련해서는 △규제·단속과 함께 인센티브 제공을 병행하고 △다양한 자금 조달 방식을 허용해야 하며 △대부업체의 손비인정 범위를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정부의 관리감독 체계와 대부업 협회의 운영을 개선하고 △제도권 금융회사와의 업무 제휴를 허용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아울러 학회는 소비자들의 편익을 증대하기 위해서는 △저신용자의 급전 수요를 등록 대부업체가 흡수토록 적극 유도하고 △대형 대부업체와 중소형 업체가 공존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며 △대부업체 이용자 보호제도를 강화하는 한편 △ 법정 금리상한선은 점진적으로 인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혔다.

한편 대부업법 개정안은 정부와 열린우리당의 부정적 입장에 따라 통과여부가 불투명하지만 고금리로 인한 서민피해에 대한 시민단체들의 문제제기도 끊이지 않고 있어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김의석 기자 eskim@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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