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이 여신 및 자산운용 규제를 완화하고 있고, 정책자금 운용대상으로도 선정되는 등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되고 있으나, 당장 수익으로 직결될 만한 것이 없고 전문성이 떨어져 이전부터 취급하지 않았던 업무만 완화시켜주고 있다는 게 업계의 주장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중소기업진흥공단이 벤처기업의 창업을 지원하기 위해 각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지원하는 정책자금을 저축은행업계에도 배정하기로 계약했으나, 업계의 참여도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사례는 지금까지 정책자금 운용에서 철저히 제외된 저축은행이 포함된다는 점에서 의의를 갖는다.
그럼에도 업계는 “4.5%에 빌려다 5%에 대출하도록 하는 중진공의 자금은 수익적인 측면에서 매력이 없다”는 이유로 사실상 기피하고 있다.
앞으로 추가 완화될 유가증권투자한도 완화도 극히 일부 저축은행만 취급해오던 것으로 지난해 12월 20일 완화된 이후에도 증가하지 않아 실효성 의문이 예상된다.
상반기 결산에서 거둔 저축은행의 유가증권 투자이익은 763억원이지만 이중 대부분을 특정 저축은행이 차지할 정도로 쏠림 현상이 심한 편이다.
잘 안하는 영업만 풀어줘
당장 수익성 떨어져 기피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유가증권투자로 과거 큰 실패를 경험했고, 전문가도 없어 쉽게 하려 하지 않는다”면서 “주로 여유자금운용차원에서만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결국 규제 때문에 안한 게 아니라는 설명이다.
금감원이 저축은행에 대해 유가증권투자한도를 완화시킨다고 해도 이 전과 달라진 것은 없다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여신출장소 설치 규제완화, 동일인 여신한도 완화 정도만 업계가 반길만한 것들일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한편 금감원은 “주식시장 여건 개선에 따라 저축은행들의 유가증권 투자가 단기매매증권 중심으로 점진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면서 “가격변동 리스크가 증가하고 있어 적절한 내부통제 및 리스크관리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향후 경영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저축은행의 공신력이 최근 크게 제고되긴 했지만 여전히 내부통제기능 미흡으로 인한 금융사고 등 운영리스크가 저축은행들의 가장 큰 취약 요인”이라면서 저축은행에 대해 업계 스스로 꾸준한 노력을 통해 공신력을 키워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한기진 기자 hkj7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