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투증권도 늦어도 내주 초엔 ‘M&A대상기업 투자펀드’(가칭)를 내놓을 계획이어서 M&A대상 기업에만 투자하는 펀드상품이 가시화될 전망이다.
다만 이같은 펀드를 ‘토종기업 지키기’라는 공익성 추구 펀드라고 보기는 어려워 보인다.
금감원 또한 펀드약관 심사과정에서 이미 우리금융의 이같은 백기사 펀드에 대해 제동을 걸었다.
이에 대해 우리자산운용 최효종 주식운용본부장은 “대주주 지분율이 낮아 M&A 가능성이 있는 기업에 투자하는 펀드”라며 “주변에서 이야기하는 공익성을 추구하는 백기사펀드는 아니다”고 못박았다.
이유는 공익성을 추구할 경우 주주이익과 배치된다는 것이다. 최 본부장은 “주주에게는 수익률을 통해 이익을 창출해주는 것이 우선”이라며 “다만 중요한 순간에 캐스팅보트를 쥘 수 있는 상황은 올 수 있다”고 여지를 남기기도 했다.
하지만 일반인에게 공모로 판매하는 펀드는 특정종목에 신탁재산의 10% 이상을 투자할 수 없고 동일회사 발행 주식의 20%를 초과해 매수할 수 없다. 때문에 이같은 펀드들이 최근 경영권 분쟁에 휘말린 KT&G처럼 시가총액이 수십조 원에 달하는 기업에 투자, 캐스팅보트를 쥐기엔 현실적인 어려움이 따른다.
시장상황에 따른 변화는 있을 수 있지만 일단 펀드 규모에 대해 우리자산운용은 ‘6개월내 5000억원 모집’을 목표로 잡았다.
대투증권도 이르면 이번 주 중, 늦어도 내주 초쯤엔 관련펀드를 내놓을 방침이다. 이 또한 진정한 백기사펀드는 아니다.
대투증권 강창주 상품전략본부장은 “백기사로서의 공익성을 추구하는 펀드라고 보긴 힘들다”고 운을 떼며 “PBR이 우수하고 대주주지분율은 낮으면서 외국인지분율은 높은 20~30개 기업을 대상으로 투자하는 공모펀드”라고 설명했다. 일단 100억정도 모집해서 꾸준히 키워나간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해 증권가에선 백기사펀드에 대한 실효성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수익률로 평가받는 펀드가 토종기업 살리기 일환인 백기사 역할을 하기엔 한계가 있지 않겠냐는 이유 때문이다.
이창훈 푸르덴셜자산운용 대표는 15일 “최근 주목을 받고 있는 백기사펀드 의 경우 사회기부, 환경투자 등 부가적인 펀드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펀드 사이즈의 한계, 공모라는 형식면에서 백기사 역할이 사실상 어렵고 회사의 마케팅차원에서 활용하는 것일 뿐”이라고 강조했다.
전홍렬 금융감독원 부원장도 14일 “최근 단순 투자목적의 공모펀드를 적대적 M&A에 대한 방어수단(백기사펀드)으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있다”면서 “그러나 이는 투자위험이 크고 방법적으로도 공모형태로는 한계가 있어 PEF나 사모M&A펀드 등을 이용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고 밝혔다.
홍승훈 기자 hoony@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