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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 세종증권 인수 시너지 발휘하려면
“낙하산 배제…투자 마인드 주입해야”

홍승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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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6-03-12 20:21

산업증권 전례 통한 ‘반면교사’도 필요
채권중개시장, 중소형사 잠식 ‘시간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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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대 자산과 지점네트워크를 보유한 농협이 세종증권(현 NH투자증권) 인수에 따른 시너지를 내기 위해선 무엇보다 낙하산 인사를 배제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과거 산업은행의 자회사이던 산업증권의 전철을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선 보다 면밀한 주의가 요구된다는 얘기다.

◆ 은행자본 배경…시너지 긍정적 = 일단 증권업계는 대체로 이번 농협의 증권사 인수에 대해 은행, 증권, 보험을 아우르는 거대 금융사로서의 모양새를 갖췄다는 점에선 긍정적이라고 평가하면서도 각 부문간 시너지를 발산하기 위해 갈 길이 멀다고 입을 모았다.

A사 증권담당 애널리스트는 “채권시장의 큰 손인 농협의 운용자산 일부가 떨어지더라도 증권사 운영은 무리없을 정도”라며 “향후 시행될 자본시장통합법에 맞춰 농협은행의 자본력이 받쳐준다면 여러 부문에서 시너지가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특히 향후 채권중개시장의 경우 대형사는 아니겠지만 중소형사쪽은 NH투자증권의 시장잠식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농협중앙회에 따르면 현재 농협의 주식, 채권운용자산은 총 90조2000억원(05.12월말 기준). 이는 상호(37조5000억) 신용(33조6000억) 공제(15조8000억) 신탁(3조3000억)을 합친 수치다. 이중 주식 1조9000억원을 뺀 채권운용 자산은 88조3000억원. 여기에 단위농협과 농협CA투신운용을 합칠 경우 그 규모는 한층 커진다.

NH투자증권 채권팀 관계자는 “지금까지 순영업용 자기자본비율과 크레딧의 한계로 외국계에 비해 한참 뒤떨어지는 게 사실”이라며 “다만 농협이 인수한 이후 잠재력 부문에서 높게 평가받고 있고 향후 외국계 기관과의 라인확충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채권의 경우 주식처럼 자회사에게만 몰아주기 어려운 점이 있다. 채권은 장외시장 거래이다보니 호가가 빠른 곳이 유리하고, 이에 NH투자증권이 대형사들의 역량을 바로 뛰어넘을 순 없다. 하지만 농협의 자회사란 강점을 활용해 농협 매매의 10~20%만 가져갈 경우 그 효과는 상당하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 낙하산 인사 경계해야 = 한편 은행에서 자회사로 내려오는 낙하산 인사는 향후 증권역량 강화에 가장 큰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란 지적도 나왔다. B사 은행담당 애널리스트는 “은행 마인드를 갖고 자본시장쪽에서 일하는 것은 문제”라며 “증권은 배팅이 필요한 분야고 은행은 원칙이 중요하기 때문에 서로 다른 기관의 속성을 고려해 증권사에 증권경력을 두루 갖춘 임직원 인사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그러나 최근 농협의 NH증권 임원 인사를 보면 이에 대한 우려가 가시화 되는 분위기다.

NH투자증권은 지난달 24일 남영우 사장, 도달기 부사장, 김철수 전무 등 주요 임원급 세 명을 모두 농협중앙회 출신으로 선임했다.

물론 상무급 임원 및 부서장 인사가 5월 주총을 전후로 이뤄질 예정이어서 최종 조직개편은 남아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일부 은행지주계열 증권사의 경우 증권 자회사에 대한 관리가 강화되면서 증권쪽 유능한 인력 누수가 생기는 경우도 잦았다”며 “은행이 증권을 인수하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없지만 전례를 봤을 때 증권사 인수 후 시너지를 구가하는 곳이 눈에 띄지 않는 주된 요인이 낙하산 인사였다는 것은 알아야 한다”고 꼬집었다.

과거 산업증권의 경우도 당시 초대사장으로 홍인기 전 동서증권 사장을 임명하는 등 증권 경험을 두루 갖춘 이들을 중용하긴 했지만 결국 무리한 회사채 언더라이팅 등으로 인해 청산된 바 있다. 설립 당시 400여명 임직원 중 80여명을 산업은행에서 파견하는 등 증권을 제대로 모르는 은행 출신 임직원들이 증권 부실을 자초했다는 비판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또한 한동안 농협 내부에서도 ‘인사적체를 해소하기 위한 한 방편으로 증권 자회사를 활용할 것”이라는 루머가 돌았던 것도 사실.

이에 업계 관계자들은 조만간 이뤄질 추가 임직원 조직개편 추이를 보면 농협이 NH투자증권을 어떤 전략으로 이끌어 갈 지 윤곽을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향후 조직개편 추이가 궁금해지는 이유다.

한편 NH증권 관계자는 “외부 컨설팅사 2곳과 함께 시너지방안을 짜는 가운데 현재는 자료수집 단계”라며 “되도록 기존 조직은 건드리지 않으면서 개편해나간다는 방침”이라고 답변했다.



홍승훈 기자 hoony@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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