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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금융 구조개혁의 성과와 나아갈 길

관리자 기자

webmaster@fntimes.com

기사입력 : 2006-03-01 23:42

금융감독위원회 문재우 상임위원

[특별기고] 금융 구조개혁의 성과와 나아갈 길
지난해 우리 금융산업은 주가가 사상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어느 때 보다도 안정적이었던 금융시장 상황에 힘입어 건전성과 수익성 측면에서 모두 유례없이 개선된 실적을 보였다.

1997년 경제위기 직후 전체 금융산업의 부실채권비율이 14.9%까지 치솟고 20조원이 넘는 대규모 적자를 보이면서 많은 부실금융회사들이 시장에서 사라져 간 상황과 비교해 보면, 채 10년도 지나지 않은 사이에 격세지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1, 2단계 금융구조조정

돌이켜 보면, 외형위주의 압축성장과정에서 기업은 과잉투자, 과다부채 등으로 재무구조가 부실화되고, 금융회사는 대기업 편중 여신, 외화의 만기 불일치(mismat ch), 도덕적 해이(moral hazard) 등으로 건전성이 악화되는 취약성을 안고 있었다. 1997년말의 경제위기는 이러한 기업·금융부문의 구조적인 취약성이 여과없이 드러난 결과였다.

기업활동과 금융기능이 마비되는 위기상황을 극복하고자 정부는 1998년 4월 이후 종합적인 금융구조조정 프로그램을 마련하여 추진하였다. 1단계 금융구조조정은 기업부문의 자금경색을 완화하고 금융중개기능을 회복하는데 중점을 두었다. 회생 불가능한 부실금융회사는 합병·계약이전·청산 등으로 정리하였고, 회생 가능한 금융회사에 공적자금 지원을 통한 조기 경영정상화를 추진하였다.

이 결과, 단기간내에 금융중개기능이 어느 정도 복원되고 실물경제의 회복기반이 마련되는 등 당면한 경제위기 상황을 극복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그러나 2000년 들어 경기 회복에 따른 구조조정 의지의 약화, 대우사태 등 잠재부실의 현재화, 대외여건의 악화 등으로 금융회사의 경영정상화가 지연되고 금융시장이 다시 불안해 지는 등 경제위기가 재연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었다.

이에 따라 정부는 2000년 9월 ‘제2단계 금융구조조정 추진계획’을 발표하고 추진하였다.

2단계 금융구조조정은 잔존 부실을 조기정리하고 부실 발생을 방지하기 위한 제도 개선을 추진하는 한편, 수익성·건전성 중심의 경영문화를 정착시키기 위한 소프트웨어 측면의 개혁을 통해 금융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무게를 두었다.

참여정부하에서의 금융구조개혁

1, 2단계 금융구조조정의 추진 결과 금융시장이 비교적 안정되고 금융중개기능이 회복되는 등 개혁의 성과가 가시화되었으나, 수익성 위주의 경영관행이 빠르게 정착되어 가는 과정에서 금융회사간의 외형경쟁, 안전자산 선호에 따른 가계대출 편중 등이 새로운 불안요인으로 떠올랐다.

이러한 여건하에서 출범한 참여정부는 신용카드사의 외형경쟁에 따라 촉발된 유동성 문제에 적극 대응하는 한편 구조조정 문제에 있어서는 당사자간 자율해결 원칙을 견지함으로써 과거 정부주도의 구조조정에서 벗어나 시장중심의 자율적 구조조정 관행이 정착되는 계기를 마련하는데 주력하였다. 특히 가계대출 급증 문제에 대응하여 금융회사의 리스크관리 시스템을 강화하고 금융채무불이행자의 신용회복을 적극 지원함으로써 잠재적 시장불안요인을 해소 하였다.

또한 조흥은행 매각, 한투·대투증권 매각 등 남아있던 구조조정 현안을 마무리하고, 금융회사의 체계적 리스크관리 시스템 구축 유도, 기업신용위험 상시평가제도 도입 등을 통해 개별 금융회사 부실의 근본원인을 억제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였다. 전체 금융산업 차원에서도 조기경보시스템(Early Warning System)을 구축·가동함으로써 향후 불안요인이 발생할 경우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였다. 자본시장 측면에서는 회계·공시제도의 개혁과 진입·퇴출기준의 합리화를 통해 시장인프라를 개선하고 불공정거래에 대한 조사·제재를 강화하여 건전한 시장질서 확립에 주력하는 등 시장의 투명성을 강화함으로써 금융산업이 장기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시장여건을 마련하였다.



구조개혁의 성과와 우리 금융산업의 미래

경제위기 이후 금융이용자와 금융회사, 정부가 한마음으로 금융부문의 구조개혁을 위해 노력한 결과, 앞서 언급한 것처럼 모든 금융권역에 걸쳐 금융회사의 수익성과 건전성이 대폭 개선되고 시장원리에 의한 자율적 금융·기업구조조정 관행이 정착되었으며, 금융회사의 위험관리 시스템 수준이 크게 향상되고 향후 시장불안요인이 발생하더라도 선제적으로 대응하여 불안요인을 조기에 해소할 수 있는 금융산업 전반의 위기대응시스템이 구축되었다.

이러한 금융부문의 안정을 바탕으로 최근 들어 민간소비가 회복조짐을 보이는 등 실물부문도 지난 2년간의 부진에서 벗어나 회복세를 보이고 있으며, 국제사회에서도 그간의 노력과 성과를 인정하여, S&P 등 국제신용평가회사들이 우리 경제에 대한 평가를 지속적으로 상향조정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금융산업의 구조조정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 지금의 작은 성과에 안주하는 것으로는 치열한 국제경쟁과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대내외 금융환경의 변화속에서 미래를 낙관할 수 없다. 금융부문이 우리 경제의 성장잠재력 확충을 튼튼하게 뒷받침해 나갈 뿐만 아니라, 금융산업 자체가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고부가가치 산업으로의 변모를 거듭해야 한다. 일자리 창출과 GDP 성장을 견인하는 우리 경제의 핵심 성장동력산업으로 변화해 나가야 하는 것이다.

이런 시각에서 볼 때 우리 금융산업 현주소는 아직 만족스럽지 못한 게 사실이다.

은행의 경우 수익성이 개선되고 자산규모도 확대되기는 하였으나, 근본적인 수익창출능력 향상에 기인하기 보다는 충당금 등 비용감소에 상당부분 의존하고 있으며, 수익구조 역시 이자 수익에 치우치고 있는 등 다변화가 아직 미흡한 실정이다.

한편 증권·보험회사는 은행 중심의 대형화·겸업화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성장이 미흡했던 것으로 평가된다. 즉, 자산규모와 위험관리능력 등의 측면에서 급속한 대내외 금융환경 변화에 대응하면서 꾸준히 발전해 나갈 수 있는 기반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자본시장 측면에서도 그간 시장규모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기업지배구조 등 질적 수준에서도 어느 정도 발전하였으나, 기업의 직접금융시장을 통한 자금조달비중이나 GDP 대비 주식시장 시가총액 등 자본시장이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국, 영국 등 선진국에 비해 아직도 낮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정부는 이러한 상황인식을 바탕으로, 은행업은 장기 안정적으로 성장을 지속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증권업의 투자 은행화를 위한 기반을 조성하는 한편, 보험업이 종합위험관리산업으로 발전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자산운용업을 동북아 금융허브의 선도산업으로 육성함으로써 우리 금융산업의 확대 균형성장을 유도해 나갈 것이다. 정부는 금융산업을 동북아 금융허브의 비전에 걸맞는 미래형 성장동력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가능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금융강국 건설이라는 또 하나의 야심찬 도전을 위해 금융회사와 정부, 모두의 상상력과 지혜를 다시한번 모아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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