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우리투자증권은 최근 칼 아이칸 등 외국인으로부터 경영권 분쟁에 시달리고 있는 KT&G를 돕기 위해 국내기관 및 개인 설득작업에 동참하겠다고 나섰다.
KT&G 곽영균 사장도 9일 기업설명회 자리서 “필요하다면 국내기관에 지원 요청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어 국내부문을 담당할 자문사 선정 가능성이 조심스레 점쳐지는 상황이다.
이럴 경우 KT&G 대 칼 아이칸의 경영권 분쟁 속에서 골드만삭스는 ‘외국인주주 설득’을, 우리투자증권은 ‘국내기관 및 개인 설득’을 담당하는 구도가 형성된다.
우리투자증권 IB담당 임원은 “KT&G를 공격하고 있는 칼 아이칸은 지난 10년간 동일한 패턴으로 기업들을 공격하고 있다”며 “이에 대해 우리가 축적해 놓은 자료를 바탕으로 논리개발 및 공동 대응을 위해 자문사로서의 가능성 여부를 타진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급박한 만큼 자문사 계약체결 여부는 이번주 중 결론날 것으로 예상된다.
물론 외국인(61%), 자사주(9.6%), 국내기관(8.5%), 우리사주(6.1%), 기업은행(5.85%), 기타 개인(8.4%)으로 분류되는 KT&G의 지분구조를 감안할 때 외국인주주를 얼마나 끌어들이냐가 3월 정기주총 성공의 분수령이다.
이에 KT&G 또한 지난 10일 글로벌 투자은행인 골드만삭스와 자문계약을 체결했다.
다만 KT&G의 우호지분인 기업은행과 우리사주를 제외하고도 국내기관과 개인지분이 무려 17%에 달하는 상황이어서 국내부문을 담당할 역할의 필요성도 제기, 우리투자증권 등 국내 IB의 ‘KT&G 구하기’에도 업계의 이목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아이칸과 리히텐슈타인이 부동산 등의 비핵심자산 매각 요구와 관련, KT&G가 지난해 말 보유중인 유휴 부동산(공장용지)은 공시지가 기준 2936억원(8곳)에 달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 KT&G가 지난해 9월말 현재 거느리는 계열사도 10여개로 지분장부가액은 4416억원, 타법인에 출자한 지분장부가액만도 758억에 달할 정도다.
홍승훈 기자 hoony@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