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금융계에 따르면 이미 쟁의를 벌이고 있거나 선언한 한국씨티은행(한미지부)나 조흥은행 외에 하나 외환 SC제일은행 등도 순탄치 않은 협상을 벌이고 있다.
옛 하나와 서울 노조가 함께 임금단체 협약에 참가한 하나은행은 여섯차례 협상끝에도 별 진전을 보지 못했다.
하나 노조 관계자에 따르면 쟁점은 비정규직에 대한 처우 문제, 분사나 아웃소싱을 실시할 때 사전 협의하자는 노조의 요구안 등이다. 임금 인상율 등은 금노 공단협에 준해 결정될 전망이어서 상대적으로 협상이 쉬울 전망이다.
노측은 하나금융지주가 출범한데다, 그 경영 방침이 `통합시너지`를 강조하고 있어 지주 내 계열사간에 겹치는 사업 부문을 묶어 분사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이같은 요구안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하나 노조 관계자는 "최근 다른 경쟁은행에서는 대규모 승진 인사가 이뤄진데 반해 하나은행은 인사 적체가 심하고, 업무가 과중해 퇴근이 너무 늦는 등으로 인해 조합원들의 분위기가 상당히 좋지 않다"고 말했다.
외환은행도 협상을 진행하고 있으나 합의까지는 아직 멀었다. 주요 쟁점은 이익배분제 도입과 사원복지연금 부활 등이다. 노조는 "올해 대규모 이익이 발생한 것은 하이닉스 등 그간 직원들의 희생으로 인한 부분이 크다"며 "종업원 지주제 등 수익의 일정 부분을 나누는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사측은 이에 대해 난색을 표해 의견차를 좁히지 못했다. 모두 대표교섭 2차례 등 모두 11번의 교섭을 벌였다. 노사 모두 올해 안에 협상을 마무리짓고 싶다는 바람이지만 현재 상황에선 가능할지 예측키 어렵다.
SC제일은행도 모두 다섯번의 협상을 벌였다. 제일 지부는 현재 임단협과는 별도로 지난달부터 호칭통합, 영업력 회복, 외부인사 영입 문제점 등 이른바 `독립경영 5대과제`를 내세우며 농성을 벌여 왔다. 그런데 노측이 "향후 이 문제를 임단협과 연계할 수도 있다"고 밝혀 임단협 타결이 더욱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다.
또 조흥은행 노조는 이미 지난 16일 협상 결렬을 선언하고 쟁의조정을 신청키로 했다. 노조는 신한은행과의 대등통합 전제조건으로 4년정도 격차가 나는 두 은행 직원의 직급조정을 선결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신한지주와 조흥은행 경영진은 신한-조흥은행 통합에 따른 직급조정은 없다는 입장이다. 이밖에도 은행명칭 사용, 존속법인 문제, 임금격차 등 노측이 `통합 전 해결`을 주장하고 있는 문제들이 많아 당분간 극심한 마찰이 예상된다.
이미 각각 하루와 이틀씩 두 차례에 걸친 짧은 파업과 장기 태업을 벌이고 있는 한국씨티은행의 한미지부 역시 진통이 해결될 기색이 없는 상황이다.
반면 우리은행과 기업은행은 이미 2005년 임단협을 순조롭게 마무리지었다.
<이데일리 제공>
관리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