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은행이 바젤Ⅱ 신용리스크 시스템 구축 사업자 선정을 위해 RFP(제안요청서)를 관련업체에 발송, 내달 중으로 사업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우리은행과 농협도 내달 중으로 신용리스크 시스템 구축 RFP를 발송, 사업자 선정을 진행할 예정이다.
또 지난 25일에는 산업은행이 우여곡절 끝에 운영리스크 시스템 구축 사업자로 동양시스템즈를 선정했다.
◇ 하나·농협·우리銀 연이어 = 26일 하나은행의 RFP 발송으로 외환은행에 이어 또 다시 바젤Ⅱ 시장이 뜨거워지고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 25일 사업설명회를 열고 다음 날 RFP를 관련업체에게 발송했다. 이에 따라 오는 11월 초까지 제안서를 접수 받아 같은 달 말까지 사업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이 프로젝트는 이르면 12월 초부터 시작해 6~8개월 동안 구축을 진행할 방침이다. 그러나 하나은행 신용리스크 시스템 구축 프로젝트는 기존 은행과 달리 RW(위험가중)산출 부분을 중점으로 진행될 예정이어서 프로젝트 규모는 60억원 수준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농협도 11월 사업자 선정을 위한 RFP를 발송, 말까지 사업자 선정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농협도 RW 산출 부분이 중점이어서 프로젝트 규모는 50억원대 미만인 것으로 관련업계는 보고 있다.
11월 중순 경 사업자 선정에 나설 우리은행은 12월초까지 사업자 선정을 완료한다는 방침이다. 이후 12월말까지 진행될 예정인 컨설팅과 일부 병행해 시스템 구축을 12월부터 시작할 계획을 세워 놓고 있다.
우리은행은 패키지 솔루션에 대해서는 BMT(벤치마크테스트)를 진행한 후 사업자를 선정할 계획이다. 따라서 시스템 구축 사업자는 SI(시스템통합)업체와 솔루션 업체를 별도로 나눠 사업자 선정 작업을 진행할 수도 있고 BMT를 통해 솔루션이 결정되면 그 솔루션을 갖고 SI업체가 제안에 참여하는 방식으로도 사업자 선정 작업이 이뤄질 수도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프로젝트 규모는 하나은행과 농협보다 큰 130억원대가 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한편 곧 신용리스크 시스템 구축을 진행할 하나, 우리은행, 농협은 각각 컨설팅을 MoW(머서올리브와이만)·액센츄어, 삼정KPMG, 삼일PwC·누리솔루션이 진행했다.
11월 하나·우리·농협…총 250억원 규모
SI·솔루션 컨소시엄 위한 물밑작업 치열
◇ 컨소시엄 구성이 관건 = 연말 막바지 바젤Ⅱ 시장을 앞두고 관련 업계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이번 경쟁을 끝으로 대형 바젤Ⅱ 프로젝트는 없을 것으로 예상돼 기존 공급 사례를 갖고 있는 업체와 아직 사례를 갖고 있지 않은 업체들까지 막바지 혼신을 다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로 인해 SI업체와 솔루션 업체간의 컨소시엄 구성을 위한 물밑 작업도 치열할 전망이다.
현재까지 은행권 신용리스크 시스템 구축을 수주한 SI업체는 한국IBM, 한국HP, LG CNS, SK CNS 정도다. 이밖에도 동양시스템즈, 삼성SDS 등도 꾸준히 제안에 참여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중 한국IBM이 국민, 산업은행을 수주한데 이어 최근 외환은행 프로젝트도 LG CNS 컨소시엄에 참여함으로써 구축 사례를 늘려가고 있다. 또 SK C&C도 기업, 부산은행에 이어 최근 대구은행 프로젝트를 수주해 바젤Ⅱ 신용리스크 부분서 강한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이밖에도 최근 대형 프로젝트인 외환은행 프로젝트를 수주하면서 신용리스크 시장에 진입한 LG CNS와 신한·조흥은행 프로젝트를 수주한 한국HP도 치열한 경쟁상대로 평가되고 있다.
패키지 솔루션 부분 경쟁은 후발 업체인 페르마의 독주가 계속될지 여부와 기존에 앞서 시장을 선점한 업체들의 탈환이냐로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국내 바젤Ⅱ 시장 진출 첫 제안부터 수주를 기록한 페르마(버뮤다정보통신)는 산업은행에 이어 최근 외환은행에도 솔루션을 공급해 100% 프로젝트 수주 실적을 보이고 있다. 이에 관련업계는 향후 페르마가 몇 개의 프로젝트를 더 수주할 수 있을지에 대해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국민, 기업은행에 솔루션을 공급한 SAS코리아와 신한·조흥은행에 공급한 SAP코리아의 시장 탈환을 위한 움직임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밖에도 아직 수주를 기록하지 못한 오라클, 썬가드, 알몬드(한국유니시스) 등도 막판 시장공략을 강화할 것으로 보여 지고 있다.
관련 업계 한 관계자는 “향후 예정된 프로젝트를 위해 서서히 관련업체간에 컨소시엄 구성을 위한 물밑 작업이 시작되고 있다”며 “현재는 서로 눈치 보기에 바쁜 상황”이라고 말했다.
◇ 産銀 운영리스크 ‘동양시스템즈’ = 산업은행이 바젤Ⅱ 운영리스크 시스템 구축 사업자를 우여곡절 끝에 동양시스템즈로 선정했다. 이로써 동양시스템즈는 국내 바젤Ⅱ 프로젝트 첫 수주를 기록하게 됐다.
산업은행은 운영리스크 시스템 구축 사업자로 1차 입찰이 유찰된데 이어 2차로 진행된 입찰을 통해 지난 25일 동양시스템즈를 선정했다. 내달부터 시스템 구축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번 사업자 선정을 위한 입찰에는 1차에 이어 2차에도 동양시스템즈만이 단독으로 제안에 참여했다. 산업은행 자체 입찰 규정에 따르면 1차 입찰시 단독 제안이면 유찰이 되고 2차 입찰부터는 단독 제안이라 하더라도 기술평가를 통해 선정하게 돼 있다.
7억원 규모로 내달부터 본격화 되는 이 프로젝트는 패키지 솔루션이 도입되지 않고 자체개발로 이뤄질 예정이다. 따라서 동양시스템즈는 제안시 솔루션 업체와 컨소시엄을 구성하지 않았다.
바젤Ⅱ 프로젝트에 첫 발을 내딛은 동양시스템즈 금융영업본부 방윤준 상무는 “바젤Ⅱ 시장을 진행하기 위해 오랫동안 준비를 해왔다”며 “향후 중소 규모 바젤Ⅱ 시장에서 좋은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혜권 기자 hkshi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