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금융권에 따르면 전산통합을 고려했던 우리금융지주 계열 은행인 경남·광주은행은 통합 대신 현재 노후화된 시스템을 업그레이드하기로 결정하고 이를 준비 중에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스템 업그레이드로 인해 두 은행의 전산통합은 적어도 3년 이후에나 재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각 은행별 50억원 규모 = 경남·광주은행은 통합이 무기한 연기됨에 따라 노후화된 시스템을 개선하기 위해 업그레이드를 개별적으로 추진키로 했다.
현재 두 은행 모두 전산시스템이 지난 1994년에 구축돼 10년이 넘은 상태다. 따라서 급변하는 금융환경을 따라가기에는 전산시스템이 미흡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두 은행 모두 연내 시스템 업그레이드를 시작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우선적으로 11월 경 시스템 업그레이드를 위한 진단을 실시할 예정이다.
광주은행과 경남은행은 각각 현재 시스템 기반을 고려해 각각 한국HP와 한국IBM을 통해 진단을 받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두 은행 모두 이 진단을 통해 시스템 업그레이드 범위와 대상을 정하게 될 예정이다.
경남·광주은행이 각각 개별적으로 진행할 예정인 시스템 업그레이드 프로젝트는 아직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50억원씩이 투입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경남은행 한 관계자는 “곧 진단을 실시해 1개월 동안 진행할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시스템을 교체하게 될지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고 말했다.
두 은행 모두 일단은 정보계, 계정계 전 시스템을 대상으로 애플리케이션을 개선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 상품개발 단축 등 효과 기대 = 진단을 통해 시스템 업그레이드를 진행하게 될 경우 경남·광주은행은 현재보다 영업력 강화와 편리한 고객 서비스 제공이 가능해 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재 두 은행의 시스템은 10여년 전에 구축한 것이어서 급변하는 금융환경을 따라가기에는 무리가 있다.
실제 차세대시스템을 구축한 은행들이 단 2~3일만에 가능한 상품개발이 1달 정도 소요되고 있으며 각종 편리한 고객 서비스도 시스템의 제한으로 제공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 현 시스템의 운용 효율성에 있어서도 비효율적이라는 지적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시스템 업그레이드가 완료되면 대규모 차세대시스템을 구축한 은행 정도는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상품개발 기간 단축 등 각종 효과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 통합논의 완전 무산된 것 아니다 = 두 은행이 전산시스템 업그레이드를 진행한다고 해서 전산통합 논의가 완전히 무산된 것은 아니다. 단 시스템 업그레이드를 추진한 후 정상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기간 동안에는 전산통합 논의를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우리금융지주 한 관계자는 “시스템 업그레이드를 진행했다고 해서 향후 전산통합을 하는데 무리가 있거나 복잡한 상황을 만드는 것은 아니”라며 “업그레이드를 진행하더라도 표준화는 가능하다”고 말했다.
따라서 시스템 업그레이드 이후 또 다시 시스템을 재구축해야 할 시점이 오면 전산통합을 재논의 할 수 있다는 여지를 남겨 놓고 있다.
실제 업그레이드 한 시스템이 노후화 되는 시점이나 전산통합 비용이 그에 따른 시너지 효과보다 적다고 판단되는 시점이라면 또 다시 전산통합은 재검토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러나 현재 경남, 광주은행의 노조를 비롯한 전산 근로자들이 대부분 전산통합에 반대하고 있어 이를 원만히 이끌어가기 위해서는 지주사가 두 은행 관계자들과 협의를 적절하게 진행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신혜권 기자 hkshi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