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라서 가동 일정 및 그동안의 관행 등으로 인해 연내에는 가동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국씨티은행은 당초 10일 구 한미은행·씨티은행 서울지점 통합시스템을 가동할 예정이었으나 노사간의 시스템 가동을 위한 근무 협의가 이뤄지지 않아 가동이 불가능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단 노사간의 막판 협상이 남아 있어 극적인 타결 등 실낱같은 희망은 남아 있는 상태다.
◇ 10일 가동 쉽지 않을 듯 = 지난해 4월 네트워크 부분부터 전산통합 작업을 시작한 한국씨티은행은 8월과 9월에 걸쳐 소비자금융 시스템에 대한 최종 영업점 테스트를 진행, 완료했다.
따라서 이달 8~9일 동안 데이터 전환 작업 및 영업점 최종 점검을 통해 시스템을 가동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한국씨티은행 내 구한미은행 노조가 휴일 근무를 반대하며 참여를 거부하고 있어 8~9일 작업은 불가능 상황이고 이에 따라 시스템 가동 역시 불가능한 상황이다.
현재로서는 며칠 여유를 남겨 놓고 있지만 노사간의 대립이 극에 달하고 있어 타결은 쉽지 않을 것으로 관계자들은 전망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일부는 극적 타결도 기대하고 있는 분위기다.
한국씨티은행 한 관계자는 “현재 협상 타결 가능성은 반반”이라며 “그렇지만 어려운 점이 많이 있다”고 말했다.
한편 당초 10일 가동 예정인 소비자금융시스템은 구 한미은행 시스템을 중심으로 기존 시스템을 통합 가동하는 것이어서 영업점테스트는 구 씨티은행 서울지점이었던 전 영업점과 구 한미은행 영업점 3곳, 소비자금융 부문 본부 부서들이 참여해 진행했다. 따라서 구 씨티은행 서울지점 인력 중심으로 진행됐기 때문에 노사 대립 중에도 가능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 가동일정 다시잡기 어려워 = 아직 노사협상의 극적 타결 실마리가 남아 있긴 하지만 만약 이달 10일 가동하지 못하게 될 경우 또 다시 가동 일정을 잡아야 한다. 그러나 다시 가동 일정을 잡는 것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그동안 금융권에서는 연말이 가까워질수록 전산시스템은 건들지 않는다는 관행이 있다. 이는 연말로 갈수록 처리해야 할 거래 건수가 많아지고 전산업무량이 폭주하기 때문에 자칫 잘못하다가는 큰 화를 불러올 수 있기 때문으로 관계자들은 설명하고 있다.
또 시스템 가동을 위해서는 데이터 전환작업, 최종 영업점 리허설 등을 해야 하기 때문에 연휴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런 이유로 한국씨티은행의 통합시스템 가동 일정은 연내를 넘길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한국씨티은행 내 한미은행 노조 한 관계자는 “10일 가동이 어려우면 내년 4월에 해야 된다는 말을 사측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한국씨티은행 전산 관계자는 “내년 4월까지는 아니지만 실제 가동 일정을 잡는데 어려움을 겪게 되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소비자금융 시스템 가동 연기는 향후 가동될 다른 시스템에도 좋지 못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국씨티은행은 기업금융 시스템을 내년 6월, 신용카드 부문 시스템을 내년 3월에 통합 완료, 가동할 계획에 있어 이 시스템 가동 일정 역시 모두 차질을 빚게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신혜권 기자 hkshi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