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시중은행에 따르면 능력 있는 PB를 양성하고 객관적인 성과평가의 지침으로 활용하기 위해 ‘PB등급제’를 도입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PB등급제란 PB의 캐리어와 영업능력 등을 종합평가해 등급을 매기는 제도. 각 은행은 이미 도입된 ‘PB인증제’에 이어 이를 통해 높아진 고객욕구도 충족시킨다는 계획이다.
하나은행은 지난 5일 ‘하나 PB ACE 모델’로 명명된 1차 프로젝트를 완성하고 PB들을 대상으로 프레젠테이션을 가진 것으로 밝혀졌다. 이 모델은 PB를 마스터PB, 시니어PB, 프리미어PB, PB, PB후보 등으로 구분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를 통해 보상체계를 가다듬을 예정이다.
또, PB역량과 관련해서는 비즈니스 캐리어·퍼포먼스·캐릭터리스틱 등으로 구분하고 각각의 평가모델을 설계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역량향상을 위한 PB스쿨제도도 도입할 계획. PB스쿨은 신임 PB 육성은 물론 기존 PB 개개인들에게 부족하다고 판단되는 캐리어와 퍼포먼스 부분에 대한 재교육에 중점을 둘 예정이다.
이 모델은 지난 6일부터 2차 프로젝트에 들어갔으며 올 12월에 완성, 내년 1월부터 시행에 들어갈 예정이다.
이에 앞서 우리은행은 올해 초 PB를 마스터 프로패셔널 어소시에이트 등으로 구분하고 인력을 양성중이다.
사이버교육을 통해 부동산 세무 금융상품 마케팅 CRM 등 총 5개 과정을 수료하면 롤플레잉 형식의 CT평가를 통해 등급을 인정받게 된다. 마스터는 프로패셔널 인력 중 2~30명을 별도로 선발해 심화과정을 밟게 된다. 등급이 결정되면 각각 10억·1억·3000만원이상 고객을 대상으로 영업을 할 수 있다. 총 500여명을 양성할 예정인 우리은행은 지난 8월말현재 29명의 프로패셔널과 77명의 어소시에이트를 배출했다. 한편 우리은행은 우리투자증권과의 인력통합이 마무리되고 내부체제가 정비되는 대로 별도의 외부컨설팅도 진행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신한은행도 작년 8월 ‘Private Banker 인증서 수여제도’를 도입한 바 있다. 자격증 취득, 행내·외 교육이수, PB점포 근무경력 등 각 항목별로 점수를 부여해 70점 이상 취득하면 인증서를 부여한다.
이처럼 의욕적으로 도입하고 있는 PB등급제가 성공하려면 PB에 대한 역량강화에 초점이 맞춰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한 시중은행 PB는 “체계적인 시스템을 갖추겠다는 의미에서 제도가 도입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평가상 차등을 두고 PB를 옥죄는 또 다른 수단이 되면 곤란하다”고 전했다.
또 다른 PB도 “과거 나이나 경력 순으로 평가받던 것에서 벗어날 수 있는 제도”라면서도 “제대로 평가가 이뤄질 수 있겠는지는 의문”이라며 우려를 표시했다.
김남현 기자 nhk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