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과거 서울소재 저축은행들은 수신기반이 타 지역에 비해 안정적이라는 이유로 높은 프리미엄을 부담하더라도 매입하겠다는 의뢰가 끊이지 않았지만 최근 한중을 비롯해 중앙저축은행, 텔슨저축은행 등 서울소재 저축은행들이 인수자를 찾지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한중저축은행의 경우 현재 예보가 출자한 가교저축은행인 예가람저축은행에 부채이전방식으로 넘어갈 전망이다.
텔슨저축은행도 사정은 마찬가지. 텔슨전자 부도 이후 경영정상화에 어려움을 겪어온 텔슨저축은행은 지난해부터 인수자를 물색해 왔으나 매번 마지막 교섭단계에서 의견을 조율하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텔슨저축은행은 서울지역 자산가로 알려진 개인과 매각을 추진했으나 매각대금 미지급으로 인해 1차 매각시도가 결렬됐다. 그후 동일하이빌이란 브랜드로 잘 알려진 동일토건 고재일 회장과 최근까지 매각계약을 추진해 왔으나 결국 결렬되고 말았다.
텔슨저축은행과 고재일 회장은 주식매입금 250여억원, 향후 증자금 50억원 등 총 300여억원을 오는 12월말까지 납입한다는 조건으로 매각을 추진했으나 고 회장측에서 노조해체, 노조의 우리사주문제를 들어 계약을 파기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재 새로운 인수자 찾기에 나섰지만 두차례에 걸친 매각결렬로 인해 텔슨저축은행의 신인도는 떨어질대로 떨어졌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말이다.
한 업계관계자는 “텔슨의 경우 경인지역과 서울 모두에서 영업이 자유롭다는 경쟁력을 가지고 있지만 그 규모가 새 주인 찾기에 어려움을 겪는 것 같다”며 “두차례에 걸친 매각결렬로 텔슨저축은행 인수를 꺼리게 만드는 부정적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감독당국으로부터 경영개선조치를 받은 중앙저축은행도 최근 새주인 찾기에 나섰지만 선뜻 사겠다는 사람이 없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앙저축은행은 지난해 12월 말 기준 BIS 자기자본비율이 3%대로 하락하면서 금감원으로부터 35억원을 추가증자하도록 경영개선조치를 받았다. 그러나 마땅한 증자방안이 어려워 현재까지 이를 미루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저축은행업계에서는 중앙저축은행의 경영정상화 가능성이 점차 낮아지고 있는것 아니냐는 예측마저 나오고 있다. 특히 증자자금 35억원을 마련하지 못한 상황에서 지난 6월말 결산에서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점이 이같은 예측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한편 이들 저축은행의 새주인 찾기는 날이 갈수록 어려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시일이 지나면서 예상되는 경영악화외에도 재경부가 조만간 저축은행 인수조건을 대폭강화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의 인수조건 강화가 산업자본의 금융지배 방지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인수자 물색이 현재보다 더욱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인수조건이 강화되면 저축은행간 M&A가 활성화 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요즘은 저축은행들이 우량한 소형 물건을 선호하는 추세”라며 “동일인 여신한도 철폐, 지점설치 기준완화가 눈앞에 있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M&A를 추진할 저축은행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안영훈 기자 anpress@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