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세장에서 조금 더 높은 수익률을 올리기 위한 투자자와 틈새시장을 공략하려는 업계의 이해관계가 부합하면서 시장에 출시되기가 무섭게 조기마감 사례가 속출하고 있는 것. 그야말로 테마펀드 열풍이 불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이러한 테마펀드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곳은 단연 현대증권.
지난 4월 현대 그룹주에 절반 이상을 투자하는 ‘현대 히어로 펀드-영웅시대’를 출시한 이후 ‘백두대간’ ‘생로병사’ ‘U-Korea’ 등 다양한 종류의 테마펀드들을 잇따라 시장에 선보이고 있다.
특히 이들 펀드 대부분이 출시되자마자 조기마감 되고 있으며 백두대간펀드와 생로병사펀드는 단기에 목표수익률을 달성, 조기상환 되기도 했다. 가장 최근에 출시됐던 한류열풍펀드도 공모 개시 4시간만에 조기 마감됐다. 게임 에니메이션 등 미디어 관련 종목과 엔터테인먼트, 레저 등에 투자되는 이 펀드는 원래 지난달 31일부터 2일까지 사흘간 150억 규모로 모집될 예정이었다.
동양종합금융증권은 자산을 레저와 엔터테인먼트 종목에 투자하는 ‘레저·인터테인먼트 펀드’를 판매중이다.
이는 카지노업체인 강원랜드와 골프장 전문기업 에머슨퍼시픽, 하나투어, 호텔신라 등에 50%를 투자하고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배당 관련주로 50%를 채운 펀드상품. 특히 최근 활발히 논의되고 있는 관광펀드의 일종이어서 업계와 투자자 모두에게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이같은 테마펀드들은 지난해부터 부각되고 있는 배당주나 가치주 펀드 등의 스타일 펀드와는 또 다르다. 유행에 훨씬 더 민감하고 종목군의 범위도 작기 때문에 단기간에 목표수익률을 달성하고 바로 채권형으로 전환하는 것이 특징. 환매수수료도 없어 목표수익률을 달성하면 즉시 청산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이렇다 보니 일부 증권사 지점에서는 이들 펀드에 가입하기 위한 때아닌 경쟁도 치열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일정기간 공모금액 한도를 정해놓은 ‘폐쇄형 펀드’의 경우 수익성이 높게 기대될 경우 선착순으로 매진되는 사례가 많아 가입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일부 증권사에서는 평소 거래관계에 있는 투자자들에게 미리 상품을 설명해주고 펀드 판매일 전에 가입서류를 작성하는 등 사전에 대비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시장 전문가들은 투자자들이 최근의 이러한 테마펀드 열풍에 너무 휩쓸리는 것은 다소 위험할 수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물론 예전과 같이 투자 대상기업의 분석도 없이 무턱대고 오르는 종목에 대한 상품을 구성하는 일은 없어졌지만 유행에 민감하고 단기간 고수익을 목적으로 투자하는 경우가 대부분인 만큼 리스크에 대한 준비는 늘 염두에 둬야 한다는 얘기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테마형펀드가 펀드투자 방법의 한 수단으로 자리잡으면서 그 인기도 이상하리만큼 대단하다”며 “하지만 그 특성상 지수가 급락할 경우 큰 손해를 볼 수 있는 만큼 자금의 5∼10% 정도만 테마펀드에 투자하는 것이 적당하다”고 밝혔다.
김민정 기자 minj78@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