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후 프로세스·비즈니스 공동화도 기대
국내 최초로 시행되는 지방은행 IT공동화 프로젝트가 본격적인 첫 삽을 뜨게 됐다. 이에 따라 금융기관은 물론 IT공동화를 추진할 수 있는 여러 업체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 금융권 및 관련 IT업계에 따르면 대구·부산은행은 IT공동화를 위한 EA(엔터프라이즈 아키텍쳐)컨설팅 프로젝트 사업자로 한국IBM·삼정KPMG 컨소시엄을 선정했다. 이 컨소시엄은 각각 일본 지방은행 IT공동화와 국민·주택은행 IT통합 프로젝트 경험을 높게 평가받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대구·부산은행은 사업자가 선정됨에 따라 최종 계약이 체결되면 내달부터 본격적으로 IT공동화를 위한 EA컨설팅을 진행하게 된다.
◇ 은행권 첫 IT공동화 방안은 = 대구·부산은행은 EA컨설팅을 통해 세부적인 사안들을 마련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사업자로 선정된 한국IBM과 삼정KPMG는 두 은행의 IT공동화 추진방안과 차세대시스템 추진전략을 수립하게 된다.
IT공동화 추진방안으로는 △IT공동화 타당성 검토 △IT공동화 수립방안 △IT공동화 시스템 구축시 미래 모형 △핵심성공요소와 예상되는 리스크 △국내·외 IT공동화 사례 등을 제시하게 된다.
차세대시스템 추진전략으로는 △차세대 IT전략 및 원칙 정의 △양 은행의 IT진단 방안 △차세대시스템 플랫폼 선정방안 등을 진행한다.
현재 EA컨설팅은 6개월 정도 소요될 것으로 예상돼 내년 초 정도에 컨설팅 결과가 나올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편 대구·부산은행은 IT공동화를 위해 일본의 지역은행 IT공동화 사례와 국민·주택은행 통합사례를 벤치마킹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 사업자 역할 및 선정 배경은 = 지난 14일 대구·부산은행은 IT공동화 EA 사업자로 한국IBM·삼정KPMG 컨소시엄이 선정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IT공동화 및 차세대시스템 EA총괄은 한국IBM이, IT거버넌스·프로젝트 리스크·QA(품질보증) 부분은 삼정KPMG가 수행하게 될 전망이다.
당초 이번 사업자 선정을 놓고 LG CNS 컨소시엄이나 삼성SDS 컨소시엄 등이 유력할 것으로 관련업계는 내다 봤다. 그러나 IBM의 일본 지역은행 IT공동화 사례와 KPMG의 국민·주택은행 통합 사례가 높게 평가돼 최종 결정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국IBM은 이번 사업자에 선정됨에 따라 한동안 실적이 적었던 금융권에서 오랜 만에 의미 있는 프로젝트 수주를 하게 됐다. 삼정KPMG도 대형 프로젝트 수주에 따라 향후 금융권 프로젝트 수주에 유리한 위치에 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이번 사업자 선정에는 한국IBM·삼정KPMG를 비롯해 액센츄어, 딜로이트컨설팅·LG CNS·한국HP 컨소시엄, 베어링포인트·삼성SDS·투이컨설팅·티맥스소프트 컨소시엄 등이 경쟁했다.
◇ IT공동화가 미치는 영향 = 대구·부산은행은 IT공동화가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그 이후는 내부 프로세스와 비즈니스 통합으로 연결하겠다는 큰 그림도 그리고 있다. 대구·부산은행의 IT공동화 논의는 우선 두 은행의 비즈니스 모델이 비슷하나 타깃을 두고 있는 지역이 중복되지 않는다는 특징을 갖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얘기였다.
따라서 공동화를 IT에만 머물지 않고 향후 전 부분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실제 대구·부산은행은 이런 큰 그림을 바탕으로 공동화에 관해 논의를 5~6년 전부터 시작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때 당시 두 은행은 공동화를 추진하기 시작한 일본의 지역은행을 사례로 연구하기 시작했다. 실제 일본의 지역은행들은 인사를 비롯한 내부 프로세스까지 공동화해 진행하고 있는 은행들이 있다.
그러나 인사를 비롯한 내부 프로세스와 비즈니스 공동화까지 가기에는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가까우면서도 먼 두 은행의 분위기와 금융권 전체적인 마인드, 그리고 오히려 복잡해 질 수 있는 의사결정 등이 걸림돌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두 은행의 IT공동화가 성공적으로 완료된다면 가까운 시일 내에 중·소형 2금융권 금융기관들도 서서히 이를 벤치마킹 할 수 있을 것으로 전문가들은 점치고 있다.
신혜권 기자 hkshi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