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의 기술적 기능만을 강조한 단순한 형태에서 벗어나 다양한 분석과 전략기능을 갖추는 한편 서비스기능까지 강화, 투자자의 접근이 더욱 용이해지고 있는 것.
특히 그동안 선도 증권사의 프로그램을 따라가기에만 급급했던 시스템에서 탈피, 각 사마다 차별화된 HTS를 구현하기 위한 노력에 한창이다. 이제 증권업계 HTS시장의 패러다임도 크게 달라지고 있다.
◆ 신개념 HTS 봇물 = CJ투자증권은 7개월여에 걸친 시스템 개발과 2개월 가량의 영업전문가·투자자들의 피드백 과정을 거쳐 7일부터 새로운 HTS 싸이칸(cyKhan)을 본격적으로 오픈한다. 볼 수 있는 화면만 800개가 넘는 싸이칸은 기존의 HTS기능 외에 시스템트레이딩을 포함한 각종 분석과 전략기능들이 포함됐다.
또한 업계 최초로 외국인 동향매매나 기관매매분석 등 다양한 정보화면을 탑재한 것은 물론 선물옵션, 주식정보가 통합돼 있어 원하는 모든 정보를 ‘One-stop’으로 처리할 수 있게 했다.
특히 싸이칸에서만 볼 수 있는 20여개의 전략 시스템은 업계에서도 최고 수준. 그중에서도 파워시그널 기능은 원하는 종목에 대해 27가지의 기술적 지표의 움직임을 한눈에 볼 수 있으며 해당 지표의 매수, 매도 상태를 확인할 수 있다. 또 7가지의 가중조합을 통해 매수, 매도강도를 분석할 수도 있으며 지난 과거의 지표상태도 분석이 가능하다.
여기에 주문기능도 더욱 업그레이드 돼 재매도를 할 수 있는 호가주문도 가능, 마우스를 이용해 매수, 매도, 정정, 취소주문이 가능하며 매수나 매도가 체결될 경우 이에 반대되는 주문을 원하는 시점에 실행해 이익실현과 손실제한을 할 수도 있다.
CJ투자증권 마케팅팀 조용선 차장은 “고객의 관점에서 사용하기 편리하도록 개발단계에서부터 실질적으로 HTS를 사용하는 영업인력과 고객들의 불만사항을 접수, 이를 모두 수용했다”며 “특히 사용자들의 편의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특정종목분석, 테마주 분석, 뉴스, 매매 등을 모두 한 화면에서 가능하도록 시현해 초보자들도 이용하는데 큰 불편이 없게 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말 업계 최초로 HTS에 유비쿼터스 개념을 도입, 시장의 선진화를 이끌고 있는 대신증권은 지난 3일부터 펀드투자자들을 위한 ‘펀드투자 도우미’ 서비스를 개시, 또 한번 주목받고 있다.
이 서비스는 대신증권의 163개 펀드 수익률, 일별기준가, 등락율 등을 차트로 비교·분석해 주고 펀드투자시 가상 투자수익률까지 계산해준다.
또한 적립식 효과를 측정할 수 있는 적립시뮬레이션 프로그램도 선보여 특정 펀드에 대해 특정기간 매월 일정액을 적립했을 경우 발생하는 수익구조를 차트로 조회할 수 있다.
대신증권 남기윤 자산영업추진팀장은 “고객들의 펀드투자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펀드수익률이나 기준가 등을 시각적으로 관찰할 수 있게 만든 신개념 서비스로 U-사이보스에 접속한 후 코드번호(#1589)만 입력하면 손쉽게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대신증권은 해외시장 진출에도 적극적으로 나서 지난해 4월 업계 최초로 온라인거래 시스템의 제반 기술을 대만 보래증권에 수출했으며 올 초에도 태국 SETTRADE사의 U-사이보스 컨설팅 서비스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앞으로도 일본, 중극 등 세계 증권시장으로의 진출을 적극적으로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삼성증권도 자산관리 영업 본격화에 맞춰 최근 ‘정석투자’ 전용 HTS을 선보이고 있다. 정석투자 전용 HTS는 개인투자자들이 미리 세워둔 원칙에 따라 주식을 자동으로 사고 파는 기능을 담고 있어 투자계획 수립부터 이익실현, 손절매 등 위험관리까지 투자 전 과정이 사전에 투자자가 정한 조건에 맞춰 이뤄진다.
◆ 투자자지향형으로 ‘日新又日新’ = 최근 이 같은 증권사 HTS 변화의 가장 근간은 무엇보다 개인투자자들의 온라인거래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는데 있다.
더욱이 키움닷컴 등 온라인을 터전으로 한 증권사들의 입지가 커지면서 시장은 더욱 확대, 여러 곳의 시스템 비교가 가능해진 투자자들의 판단력도 더욱 용이해지고 있다.
이에 따라 기존 계좌관리 위주의 기술적 관점에서만 제작되던 HTS로는 더 이상 시장에서 투자자를 끌어들일 수 없다는 것을 인지한 증권사들이 다양한 기능과 서비스, 차별화된 수수료 정책 등으로 투자자들을 유혹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제까지 HTS시장은 어느 한 곳에서 새로운 기능을 첨가하면 곧바로 이를 따라하는 공공연한 베끼기가 자행돼 왔던 게 사실”며 “이로 인해 대부분의 증권사들이 큰 차별성 없이 대부분의 주요화면은 모두 비슷하게 갖춰진 상태”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하지만 온라인 시장의 확대로 투자자들이 똑똑해지면서 기존 고정화된 HTS보다는 각종 정보와 서비스의 접근이 용이한 시스템으로 몰리고 있다”면서 “투자자들의 다양한 요구와 제안이 반영된 맞춤 시스템을 선보이는 곳이 앞으로 HTS시장을 선도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민정 기자 minj78@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