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대동소이한 전략을 펼치며 비교대상이 됐던 한투와 대투가 증권과 은행 등 다른 권역으로 매각됨에 따라 미래 전략도 판이해질 것이기 때문이다.
더욱이 최근 업계는 우리, KB 등의 은행계 자산운용사와 미래에셋 등 신생 운용사가 은행망과 수익률을 무기로 치고 올라오는 상황이어서 한·대투가 갖고 있던 고유영역에 대한 충돌도 불가피하다.
때문에 한투와 대투의 경우도 톱랭커가 아닌 상위권 수준에 머물 것이란 전망도 제기됐다.
동원 ‘IB’-한투 ‘판매망’ 활용 통해 업그레이드
신임사장, 지주사 입김 속 조직통합 ‘리더십’ 주목
◆ 대비되는 한·대투 향후 전략 = 일단 대투는 하나은행 PB전략과 연계, 자산관리영업 부문에 주력하며 승부수를 띄울 것으로 보인다.
하나은행을 중심으로 하나증권은 기업금융전문 회사로, 대투증권은 자산관리영업 전문회사로 키우며 대투를 AM분야 최고로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대투-하나은행의 결합 시너지가 크다고 보는 전문가들은 은행과의 연계를 통한 유통망 확대를 시너지의 근거로 내세운다.
즉 대투의 경우 유니버셜 뱅킹시스템으로 가는 국내 금융환경하에서 은행점포망 활용도가 높고, 하나증권과 대투증권 양체제를 통해 선택과 집중전략을 발휘할 수 있다는 점에서 대투-하나은행의 시너지가 크다는 설명이다.
삼성증권 장효선 수석연구원은 “한투와 대투가 증권과 은행으로 각각 편입됨에 따라 향후 추구하는 마케팅전략 등이 기존과는 큰 차이를 나타낼 것”이라며 “수익증권 판매 등 은행망 활용도가 높은 대투가 유리한 입장을 차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양사의 최대 강점인 수익증권 판매의 경우 은행권 판매율이 갈수록 증가, 현재 30%까지 육박해 올라온 상황을 고려할 때 이 같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현대증권 심규선 연구원도 “하나은행이란 백그라운드가 있는 대투가 상품 판매에서 유리한 고지에 설 것은 분명하다”며 “한투의 경우 동원이 브랜드 밸류면에서 상대적으로 불리하고 최근 기업은행과의 포괄적 업무제휴를 했다지만 신시장 개척 등 대투에 비해 조건이 열악한 편”이라고 진단했다.
반면 일부 전문가들은 서로 부족한 부문을 상호간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한투-동원의 시너지를 크게 보고 있다.
즉 상품개발자로서의 동원과 판매채널로서의 한투가 서로 부족한 부분을 메워줄 수 있어 ‘유통망과 유통망’의 결합인 대투에 비해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굿모닝신한증권 손현호 연구원은 “동원은 프로덕트 메이커(상품제조)로서, 한투는 디스트리뷰터(판매사)로서 서로 다른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강점”이라며 “유통망의 확대에 불과한 대투-하나은행의 결합에 비해 보다 큰 시너지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동원증권의 경우 지난해 IPO시장에서 코스닥IB 대상, 거래소IB 대상 등 이 부문 4관왕을 따내며 IB부문의 다크호스로 떠오르는 상황이다.
다만 한투가 위탁과 IB부문이 강한 동원증권과 결합함에 따라 자산관리, IB, 브로커리지 각 분야로 힘이 분산, 특정 부문의 차별화는 어렵다는 게 금융담당 애널리스트들의 지적이다.
교보증권 성병수 연구원은 “동원의 강점으로 여겨지는 IB와 리서치가 투신과 얼마나 시너지를 낼지 두고봐야 한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한편 이같은 전망에 앞서 영업력 손실 없이 노조를 포함한 조직통합을 얼마나 원활하게 이뤄내느냐가 양사가 직면한 당면과제라고 다수 애널리스트들은 선결조건으로 강조했다.
◆ 신임사장 입지 상대적으로 위축 = 향후 양사 모두 금융지주사를 중심으로 전략이 세워질 것으로 보여 지주사의 입김이 강화되고 이에 따라 이번에 선임된 신임 사장의 입지는 상대적으로 줄어들 것이란 지적도 제기됐다.
조왕하 대투 신임사장의 경우 그룹출신으로 대투의 기존전략을 벗어나 하나은행과의 시너지에 집중할 것으로 보여 향후 지주사의 입김은 크게 작용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즉 지주사 전략 차원에서 모든 것이 평가될 것이고, 때문에 현 사장의 경영스타일은 크게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란 것.
증권담당 애널리스트들은 “한투 홍 사장의 경우 표가 나지 않는 한투 경영의 한계로 인해 검증이 어렵고 대투 조 사장도 업계 내 트랙레코드가 없기는 마찬가지”라며 “다만 그룹전략 차원에서 접근하기 때문에 사장의 전략적 비전보다는 조직통합을 아우를 수 있는 리더십이 중요하게 평가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편 그간 보여 왔던 한투와 대투 양사간 치열했던 경쟁은 약화되는 대신 금융영역간 경쟁이 격화될 것이란 견해도 나왔다.
이번 매각을 통해 대투는 자산관리영업으로 올인 하고, 한투는 브로커리지와 IB부문까지 확대 강화할 것으로 보여 향후 수익창출 기반이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양사의 주요 수익원은 자산관리를 통한 수수료였으며 브로커영업, 증권법인영업, 리서치부문 등은 약해 자산관리부문의 경쟁이 치열했다.
홍승훈 기자 hoony@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