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해외영업의 강화가 국내증권사를 통한 외국 기관투자가들의 트레이딩 비중을 높일 가능성도 있어 일거양득이라는 분석이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우선 90년대 국제영업의 대표주자였던 대우증권이 최근 일본에 동경사무소 설치를 추진하는 등 해외부문을 강화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이에 임원들이 직접 홍콩, 런던 등을 다니며 해외 기관투자가들을 끌어들이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이달 초 2주간 홍콩, 런던, 뉴욕에서 해외기관투자가들을 만난 박윤수 홀세일총괄 전무는 “연금펀드, 헤지펀드, 뮤추얼펀드 등 세계적인 기관투자가들을 만나 그들의 니즈가 무엇인지 파악하는 데 주력했다”며 “다만 고객별 니즈가 워낙 다양해 단기간내 성과를 내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투자증권도 다음달 초 박천웅 기관 및 리서치 총괄상무를 뉴욕으로 보내 기관투자가 및 펀드매니저들을 상대로 본격적인 영업을 펼치게 할 방침이다.
삼성증권의 경우 이미 대만계 증권사와의 업무제휴를 통해 미국시장의 삼성증권 고객에 대한 서비스를 하고 있는 상태다.
이에 최근 구조조정도 어느 정도 끝나고 증권업계 재편이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어 90년대 국제영업의 화려했던 시대가 부활할 수도 있지 않겠냐는 성급한 시각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대형사 한 임원은 “업계 구조조정이 어느정도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고 CEO 교체 등 회사 내부적인 문제들도 하나둘 풀려가고 있다”며 “91년 자본시장 개방이후 질주하던 증권사 국제영업부문의 기반이 새로이 구축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외국인 투자가들이 한국증시에 대한 투자가 꼭지점까지 달한 상황에서 향후 매도쪽으로 서서히 바뀔 경우 이에 대한 중개수수료도 괜찮은 수익원의 하나인 만큼 외국인 기관투자가들에 대한 적극적인 공략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다이와증권 자료에 따르면 일본에서 투자하는 외국인투자가들의 일본계 증권사를 통한 브로커리지 비중이 지난해 말 기준 30% 수준이다. 한국시장이 10%도 채 안 되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한 차이다.
즉 일본은 외국인투자가들의 일본계증권사 활용도가 상당히 높은 편이다.
증권업협회 이형기박사는 “일본의 경우 시장규제 측면에서 국내외자본이 동등하게 대우받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외국인투자가 어려운 편”이라며 “특히 인맥을 통한 정보교환 등 서양의 경영스타일과 일본이 다른 점도 그 이유”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외에 리서치 질의 차이가 해외 기관투자가의 국내진출을 방해하는 주된 요인이라는 분석이다.
삼성증권 IB지원파트의 이재우팀장은 “한국에 투자하는 해외투자가들의 경우 한국시장에 투자한다기 보단 아시아시장에 투자하는 것”이라며 “때문에 한국시장만 커버하는 국내 리서치의 수준이 해외 유수의 기관투자가들의 기대를 충족시키는 것은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해외시장을 커버하기 위해선 해당시장에 대한 리서치가 이뤄져야 하는 데 자금이나 실력 모두 한참 부족한 현실이라는 것.
즉 한국시장에 국한돼 커버하고 있는 리서치 수준으로 까다로운 해외기관투자가들의 니즈를 얼마만큼 만족시킬 수 있느냐가 관건인 셈이다.
이에 대해 대우증권 박윤수 전무는 “수출대형주에 대한 리서치 분석의 경우 외국투자가들에게 잘 먹혀들 것으로 보인다”며 “또 외국사도 대형주뿐 아니라 소형주에도 관심을 갖는 만큼 국내 구석구석에 대한 정보를 확보하고 있는 국내사의 경우 리서치의 차별화를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더욱이 위탁매매수수료의 경우 외국 기관투자가는 국내 기관투자가들의 두 배 이상을 지불하고 있어 해외 기관투자가에 대한 확대는 향후 증권사 수수료수익에도 보탬이 된다는 주장이다.
홍승훈 기자 hoony@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