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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업계 퇴직자 지원 프로그램
명퇴에 대한 불만 해소용 ‘일회성’ 불과

김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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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05-03-16 21:01

개별사로서는 비용부담…업계 차원 지원책 마련돼야
“전직프로그램 잘못 활용하면 부작용 크다” 반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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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일회성에 불과했던 은행권 퇴직자 지원 프로그램이 이제 막 상설화 움직임이 일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반해 증권업계의 퇴직자 지원 프로그램은 극히 일부 증권사를 제외하고는 전무한 실정이며 또 시행하고 있는 증권사들의 경우에도 명퇴에 대한 불만을 해소하기 위한 일시적인 것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이는 증권업종이 다른 업종에 비해 이직률이 크게 높은 데다 지금까지 IMF 등 일부 시기를 제외하고는 대대적인 인원감축이 없이 자연감소에 기인했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다.

이에 따라 증권업계 퇴직자 지원 프로그램 상설화는 ‘영원한 꿈’이라는 것이 다시 한 번 확인됐다.



◆ 일부 증권사 일회성 프로그램 첫 시행 = 지난해 증권업계에 몰아친 감원한파가 올해까지 이어지면서 업계 전체적으로 2000여명 가까이 회사를 떠난 결과를 낳았다. 이에 따라 일부 증권사에서 전통적으로 증권업계에는 존재하지 않던 퇴직자 지원 프로그램이 가동됐다.

업계에서는 먼저 푸르덴셜투자증권 및 굿모닝신한증권 삼성증권 등이 컨설팅사를 선정, 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했으며 증권선물거래소 및 증권예탁결제원 등 유관기관에서도 전직연수 지원을 실시했다.

굿모닝신한은 지난해 10월부터 퇴직자들을 위해 재취업 및 창업으로 분류, 컨설팅 및 교육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굿모닝신한 관계자는 “지난해 235명 가량 대대적인 희망퇴직을 실시하면서 이번에 처음으로 퇴직자들을 위한 프로그램을 실시하게 됐다”며 “라이트 컨설팅사와 계약을 맺고 전직 및 창업 등의 정보에 대한 교육과 컨설팅을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즉 재취업 분야에서는 자기진단, 이력서 작성, 정보리서치, 면접 및 급여협상 등 재취업에 필요한 각종 사안을 컨설턴트와 상담을 할 수 있으며 잡 헌팅(Job Hunting) 과정에서 필요한 사무실 공간 및 집기류도 제공한다는 것. 또 창업 분야에서는 창업준비, 사업결정 개업 후 사후관리 등을 컨설턴트와 상담토록 했다. 이밖에 컴퓨터 및 건강관리, 부동산 재테크, 이미지 메이킹 등 부가적인 교육 프로그램도 제공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1인당 400만∼500만원의 비용이 소요되며 현재 60여명이 이 프로그램을 받고 있다.

삼성은 설립 이후 최초로 세계 최대의 전직 및 창업전문 컨설팅사인 DBM사의 한국지사인 DBM코리아와 계약을 맺고 퇴직자들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삼성도 굿모닝신한과 마찬가지로 재취업 및 창업 분야로 나눠 각각의 목적에 맞는 프로그램을 3단계로 나눠 실시하고 있으며 현재 130여명이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다. 특히 삼성은 여성 지원자들이 많아 여성 유망 자격증 정보 및 쇼핑몰 창업, 여성 건강가이드, 자녀양육 등 여성 지원자들을 위한 추가 프로그램도 마련하고 있다.

이와는 달리 증권 유관기관에서는 좀더 자유로운 프로그램을 진행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번에 67명이 희망퇴직을 하는 증권결제예탁원의 경우 퇴직 후 1년 동안 본인이 희망하는 연수 프로그램에 대한 비용을 1000만원까지 지원키로 했다. 당초 예탁결제원 자체에서 컨설팅사를 선정, 지원해주고자 했지만 퇴직자들이 원하지 않아 본인의 의사에 따라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는 것.

예탁결제원 관계자는 “컨설팅사를 일방적으로 결정하기보다는 퇴직자 개개인이 공인중개사 등 각종 자격증 교육 등 필요한 전직연수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일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또 100명이 희망퇴직을 신청한 증권선물거래소의 경우에도 퇴직 후 1년 동안 전직에 필요한 각종 교육연수 비용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처음으로 실시하고 있는 상태다.

하지만 이들 증권사 및 유관기관들의 입장은 이번이 첫 사례일 뿐 이를 상설화하거나 앞으로도 지속 실시할 것이라는 데는 부정적인 견해를 보였다.

증권선물거래소 한 관계자는 “이번이 첫 사례일 뿐 향후에는 상시적으로 제도화할 생각도 없고 또 굳이 필요성도 못느끼고 있다”며 “이는 이직률이 높은 증권업계 전반적인 생각일 것으로 판단된다”고 전했다.

이에 앞서 지난 2003년 8월 한국투자증권이 ‘한투 가족 지원센터’를 마련, 퇴직자들의 재취업 관련 연수지원, 퇴직자간 정보교환, 창업 세미나, 온라인 교양 프로그램 운영 등을 시작했었다. 하지만 채 2년도 안돼 현재 유명무실한 상태로 전락하고 말았다.

한투 관계자는 “2003년 120여명을 대상으로 명예퇴직을 실시하면서 이 같은 제도를 마련했지만 참여인원이 20여명 안팎으로 매우 적어 프로그램 진행이 어려웠다”며 “현재는 ‘퇴직자 지원 센터’라는 상설기구를 사내에 두고 사무기기 등 개인 사무공간 정도만 제공하는 정도”라고 말했다.

◆ 상설화 왜 안될까 = 이처럼 지난해 봇물을 이뤘던 퇴직자 지원 프로그램은 퇴직자들을 위한 일시적인 지원일 뿐 향후 추가적인 계획에는 부정적이라는 게 업계 전반적인 시각이다.

즉 연중 개별적으로 이직하는 직원들이 다수이기 때문에 이들을 위해 상설기구처럼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

또 상설화해서 이직 및 전직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면 회사가 직원들을 나가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질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인력수급 차원에서도 바람직한 건 아니라는 데 의견을 같이 하고 있다.

때문에 은행권에서 지난해부터 불기 시작한 퇴직자 지원 프로그램 상설화는 증권업계에서는 영원한 꿈일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제조업체의 경우 정기적으로 실시하는 정년퇴직 및 조기퇴직 등을 신청하는 퇴직자들을 위해 복리후생 차원에서 퇴직자 지원 프로그램이 상시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이는 인원도 많고 정기적으로 퇴직자가 발생하기 때문에 한계비용 체감이란 원칙에 따라 추가비용이 크지 않지만 증권사들의 경우에는 인원도 적고 수시로 발생되기 때문에 그때그때 막대한 비용을 소요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전직 프로그램을 운영한다면 직원들의 경우에도 업무 스트레스를 인내하기보다는 쉽게 퇴사를 결정하게 될 뿐만 아니라 회사측면에서도 불필요한 비용이 소요되기 때문에 회사나-직원 개인 모두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 앞으로의 방향은 = 하지만 업계 관계자들은 증권업의 생리상 지속적인 퇴직자 지원 프로그램을 받지 못한다는 것에 아쉬움을 표하고 있다. 수 년간 영업직원으로 근무하다 빚더미에 올라앉는 사례도 다반사여서 이런 직원들이 희망퇴직을 신청한 후 퇴직금을 받는다 해도 빚잔치로 빈손만 들고 회사를 나오게 되는 우려도 적지 않기 때문에 어느 정도 선에서의 지원 프로그램은 절실하다는 입장인 것.

때문에 개별 증권사가 비용을 들여서까지 운영하기에 부담스럽다면 초기업적으로 업계 전체적인 지원책을 마련하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증권노조에서도 이 같은 업계 요구를 실현시키기 위해 끊임없는 노력을 전개하고는 있지만 아직까지 구체적인 대안은 찾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즉 증권노조에서는 증권업에 근무하는 근로자들의 재교육과 명퇴자 교육을 통한 재유입, 혹은 창업과 전직을 도와주는 기관을 상설화하는 방향으로 대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시각을 보이고 있다.

증권노조 관계자는 “지난해말 굿모닝신한이 개별적으로 창업 관련 교육을 시도했지만 개별기업을 벗어나 산업 전체적으로 협회 주도 하에 상시적으로 정착돼야 바람직하다”며 “이와 관련 지난해말 협회에 제안서를 제출했지만 임단협 등 현안이 많아 진행이 안되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협회가 노동부 고용기금을 지원받는 형태로 하는 것을 추진하다 현재 답보상태”라며 “협회가 투자자교육을 위해 90억원을 선정한 것처럼 고용안정을 위한 기금선정도 돼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를 통해 증권업종의 고용불안정성을 해소하는 한편 고용유연성도 확보하여 증권산업 발전을 이끌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는 게 증권노조의 입장이다.



▲ 한국투자증권이 퇴직 직원 재취업을 돕는 ‘한투 가족 지원센터’를 2003년 8월 12일 오픈했다. 사진은 지원센터 오픈 기념식에서 홍성일 한투증권 사장과 권성철 한투운용 사장 등이 테이프 커팅을 하고 있는 모습.



김재호 기자 kjh@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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