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초 코스닥 상승세에 따라 감자와 유상증자를 시도하는 기업들이 잇따르고 있지만 이 가운데 상당수가 부실가능성이 높은 관리종목 지정기업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기 때문.
특히 지난 2002년부터 퇴출요건이 지속적으로 강화되면서 자본잠식, 감사의견 거절 등의 평가를 받을 경우엔 즉시 퇴출되기 때문에 코스닥 기업들의 생사는 더욱 극명해질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현재 회계법인으로부터 즉시 퇴출 사유에 해당하는 ‘의견거절’ ‘부적정’ ‘감사범위 제한으로 인한 한정’ 의견을 받거나, 부실 누적으로 자본잠식에 빠질 가능성이 있는 기업들이 상당수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 있다.
완전 자본잠식에 빠질 기업도 적지 않을 전망이다. 지난 3분기까지의 전액자본잠식된 기업은 텔슨정보통신, 성진산업, 텍산아이엔씨 등 19개 기업으로 오는 3월까지 완전자본잠식을 면치 못하면 코스닥 퇴출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지난해 2월 중순부터 3월말까지 20여개의 기업이 코스닥시장에서 사라진 것과 비교할 때 올해도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와 관련 코스닥 기업들의 감자 및 유상증자 사례도 크게 늘고 있다.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인 시피엔은 오는 15일을 기준으로 보통주 10주를 1주로 병합하는 비율 90%의 감자를 실시키로 했다.
지난해 3분기까지 적자경영을 해왔던 제일컴테크와 엠비엔파트너스도 오는 28일을 기준으로 각각 91.67%, 90%의 비율로 감자키로 결정했다.
이밖에 포이보스 한성에코넷 케이컴스 등의 기업들도 감자를 실시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유상증자의 경우 최근의 코스닥 열풍을 타고 더욱 급속하게 늘고 있다. 지난해 말 29개에 불과했던 유상증자기업 공시는 2월초 현재 41개사로 크게 증가했다.
한아시스템, 아이엠아이티, 포이보스, 엔이씨, 와이드텔레콤, 맥시스템, 업필 로패스, 솔빛텔레콤, 오토윈테크, 제이스텍 등의 기업들이 유상증자를 준비하고 있는 것.
하지만 이중 30% 이상인 15개 기업이 경상손실·시가총액 미달 등의 이유로 관리 종목으로 지정된 곳이어서 우려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기도 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12월 결산법인 실적과 외부 감사의견이 나올 시기가 다가오면서 부실한 코스닥 기업들의 퇴출위기가 가시화되고 있다”며 “지난해 관리종목에 지정된 기업들 중 지정사유를 해소하지 못한 기업들이 많은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올해도 상당수의 기업들이 퇴출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퇴출위기에 몰린 기업들이 이를 면하려면 감자와 유상감자를 실시해야 함에 따라 지난해 말부터 코스닥기업들의 감자결의와 유상증자 공시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며 “하지만 부실기업의 감자 및 유상증자는 이후 사업 정상화 여부가 불투명한 것은 물론 일부 투기세력의 작전 대상이 될 수도 있어 주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민정 기자 minj78@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