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대형 생보사를 중심으로 TF팀을 구성해 준비작업이 한창이다.
그러나 실손보상 상품은 그동안 생보사에서 판매하던 정액상품과 보상방식 등에서 큰 차이가 있어 민원이 제기될 우려가 많아 이에 대한 충분한 검토가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 대형사 중심으로 준비 한창
실손보상 상품은 의료비를 실제 들어간 비용만큼 보상해 주는 보험으로, 그동안 손보사에서만 관련 상품을 판매해 왔으나, 보험업법 개정으로 지난 2003년 8월부터 생보사도 이 상품을 취급하게 됐다.
현재까지는 5인 이상 사업장에 한해 단체보험상품의 판매가 허용됐으나, 오는 8월부터는 개인을 대상으로 한 상품도 판매가 가능해진다.
이에 삼성 교보 대한 등 대형사들은 이미 상품판매를 준비하는 TF팀을 구성했다.
기존에 취급하던 정액보상 상품보다 그 운용면에서 더욱 복잡하기 때문에 각 사들은 언더라이팅 강화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생명은 TF팀을 구성해 미국 유럽 등 선진국의 판매상황에 대한 분석을 진행하고 있으며, 교보생명도 TF팀을 통해 국내시장 전망 및 선진국 시장현황에 대한 분석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대한생명 역시 최근 TF팀을 구성해 상품개발 구체화 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생보업계에서는 기존 손보사 상품과의 중복가입 문제와 관련, 시스템 구축 등 해결책이 마련되는 시점이 상품판매 시기가 될 것이라고 전한다.
생보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대형사 위주로 상품개발을 위해 TF팀을 구성하는 등 준비작업에 착수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중복보상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고객 DB를 확보하는 것”이라며 “현재 협회를 중심으로 손보사 고객DB와 통합해 실손보상상품 중복가입여부를 알 수 있는 시스템을 준비 중이며 이 시스템 구축이 완료돼야 상품을 판매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중복가입 여부 따져봐야
중복가입 여부는 보험사뿐만 아니라 소비자도 보험가입 이전에 검토해봐야 보험금을 지급받을 때 불이익을 당하지 않는다.
실손보상 상품은 그동안 생보사에서 판매하던 정액보험 상품과 달리 중복가입을 할 경우 보험료는 이중으로 들어가지만 실제 보상받는 금액은 하나의 상품에 가입한 경우와 같다.
각 보험사에서 실제로 계약자가 부담한 금액을 각각 나누어서 비례보상 방식으로 지급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의료비가 2000만원 한도내에서 실제로 병원비용이 1500만원이 들었을 경우 한개 회사라면 그 회사에서 1500만원을 보상받게 되지만 A, B 두 회사라면 A사에서 750만원 그리고 B회사에서 750만원을 보상하게 된다.
또 3개 회사에 가입되어 있다면 보험료는 1개 회사에 가입했을때보다 많이 내지만 보상은 A, B, C 세개 회사에서 500만원씩 분담해 같은 금액인 1500만원을 보상받게 된다.
따라서 소비자는 보험가입전에 실손보상형 상품인지 정액보상형 상품인지를 반드시 확인해 보험료 이중납입과 보험금을 탈 때 불이익을 사전에 방지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생보업계에서는 이러한 중복가입과 관련한 문제를 안고 있기 때문에 실손보상 상품을 불완전하게 판매할 경우 민원으로 이어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에 몇몇 생보사에서는 손보사에 유사보험이 가입돼 있는 고객의 경우 상품 판매를 사전에 차단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생보업계 한 관계자는 “생보사의 실손보상 상품이 출시될 경우 기존 생보 상품과 다른 실손보상이란 생소한 개념을 고객에게 잘 설명하지 않고 판매하게 되면, 향후 보상문제에 있어서 분쟁이 잦아질 위험이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유사상품 가입여부를 전산시스템을 통해 철저히 확인하고 중복가입 문제에 대해 고객에게 확실하게 설명할 수 있도록 설계사에 대한 사전교육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 시장평가 ‘분분’
한편 생보사의 개인 실손보상보험 시장 진출로 인해 손해보험업계가 받을 영향에 대해서는 의견이 나뉘고 있다.
우선 생보사의 개인상품 허용으로 손보 고유영역이었던 실손보상 시장에서 생보사가 시장을 빠르게 잠식할 수 있다는 우려의 시각이 있다.
또한 이런 시각에는 생보업계의 영업확장으로 실손보상 시장 자체의 파이가 커져 생보와 손보 모두 긍정적 효과를 얻을 수 있다는 의견도 뒤따르고 있다.
이외에도 정액보상형 상품과 달리 보상절차가 복잡한 실손보상 상품을 판매하기 위해서는 그에 따른 시스템과 보상조직의 구축 등 인프라가 필요해 당장은 손보업계에서 생보사에 시장을 잠식당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손보업계 한 관계자는 “생보업계의 시장참여로 손보사 고유영역이 생보로 넘어가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있지만, 중복가입 문제와 복잡한 보상절차 등 생보업계에서 기존에 취급하던 상품과는 다른 성격 탓에 생보사에서 상품을 적극적으로 판매할 것인지는 좀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생보업계 관계자는 “단체 시장에서의 실손보상 상품 판매가 1년을 넘어가면서 탄력을 받고 있으며, 개인시장에서도 상품에 대한 수요가 있는 만큼 새로운 시장 진출로 인한 효과는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김보경 기자 bkk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