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결제원의 경우 기록관리(RK)뿐만 아니라 자산·운용관리 까지 포함된 모델로 RFP(제안요청서)를 준비하고 있다. 보험개발원, 증권예탁원, 증권전산 역시 13일 공동개발 모델에서 개별 금융기관에 구축되는 자산관리를 포함키로 했다고 밝혔다.
보험개발원 관계자는 “공동개발에 참여키로 한 금융기관들의 논의 결과 시스템은 인프라일 뿐 경쟁요소는 아니라는 공감대가 형성됐다”고 밝혔다.
또 보험개발원 공동개발에서 금융기관별로 부담해야 할 비용이 당초 예상됐던 30~40억원을 훨씬 상회하는 수준으로 나타나 적용 영역을 넓혀 효율성을 높이는 방향으로 접근하고 있다.
◇ RK만 유관기관 내부에 구축 = 보험개발원은 이에 따라 기록관리 시스템은 보험개발원 내부에 구현하고 이외의 부문은 각 금융기관에 분양하는 방식을 채택할 예정이다.
보험개발원 공동개발에는 1차로 현재까지 4개 보험사 등이 공동개발에 참여키로 확정한 상태다. 17일까지 1개 금융기관이 참여여부를 확정하면 그 이후 18일 이후 RFP(제안요청서)를 내보낼 예정이다. 이후에도 주요 보험사 등을 대상으로 참여기관을 더 받아 3월까지는 2차 공동개발 참여사를 확정할 방침이다. 2차까지 공동개발에 참여하는 기관들은 개발비용을 분담하고 시스템에 대한 판권을 공동으로 소유하게 된다.
향후 보험개발원의 수수료 수익에 따라 공동개발 비용을 부담한 금융기관의 수수료는 일부 면제하는 방식 등도 고려하고 있다.
보험개발원은 개발 완료 이후에도 시스템을 금융기관에 개방할 방침이다. 공동개발에 참여하지 않은 금융기관은 수수료를 지불하고 시스템을 사용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수수료는 근로자 1인당 비용을 계산해 지불토록 할 계획으로 이는 일본의 공동개발기관이 채택하고 있는 방식이다. 일본에서는 1인당 수수료로 연간 3000엔을 받고 있다.
증권예탁원도 지난달 중순부터 이번달 초까지 운영된 레퍼런스 그룹에서 자산관리, 운영관리 등을 개발 범위에 포함키로 의견을 모았다. 지난주 발송된 RFP에도 기록관리 이외의 개별 금융기관에서 개발되는 모듈이 포함됐다.
증권예탁원 관계자는 “이번달 초까지 보험, 증권사 등 25개 금융기관이 참여한 레퍼런스 그룹 프로토타입을 구현하면서 범위를 확대시키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지난주까지 취합한 설문조사 결과에도 금융기관들은 RK 이외의 부문도 공동개발하는 것을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증권예탁원은 RK 부분은 예탁원에서 개발비용을 부담해 수수료를 받는 형태로 구현하고 이외의 부문도 구현해 분양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금융결제원도 기록관리 이외의 시스템 구축을 개발 범위에 포함시킨 상태다. 자산관리 등에 필요한 모듈을 옵션 형태로 금융기관에 제공할 예정이다. 금융결제원은 시스템에 대한 판권을 결제원이 갖는 대신 초기 비용을 부담하기로 했다. 이후 유지·보수에 들어가는 비용은 금융기관이 분담하도록 할 예정이다.
지난주까지 내부 의사결정이 진행 중인 상태로 지난달 RFI를 받은 업체를 중심으로 RFP를 내보내기로 결정했다. 금융결제원은 퇴직연금 시스템 구현을 위해 새롭게 RK 센터를 발족했다.
증권전산도 기존 증권사의 업무인 베이스21을 구현하면서 관련 노하우가 있다고 판단, 기록, 운용, 자산관리 부문을 통합해 구현할 예정이다. 증권전산은 그러나 타 유관기관과는 달리 모든 시스템 개발비용을 증권전산에서 부담하기로 했다. ASP 형태로 운영해 각 부문에 대한 수수료를 월 단위로 받을 계획이다.
◇ 초기시장 업종간 경쟁 예상 = 유관기관은 업종에 상관없이 공동개발을 위한 금융기관을 모집하고 있지만 현 상태에서는 은행과 보험사의 공동개발 유관기관이 분리된 상황이다. 금융결제원은 18개 은행들로부터 참여 신청서를 받았으며 이외 은행, 보험, 증권사와도 추가로 접촉하고 있다. 다른 유관기관들도 업종을 확대하고 있지만 다수의 은행이 금융결제원에 공동개발 참여의사를 밝혀 현 상태에서는 업종별로 공동개발이 진행되고 있다.
보험개발원, 증권예탁원 등은 다수의 보험사, 증권사가 공동개발에 참여하고 있다. 보험개발원의 경우 1차로 대한생명, LG화재 등이 참여의사를 밝혔으며 2차에서도 주로 보험사가 추가로 참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증권예탁원 레퍼런스 그룹에 참여한 금융기관이 보험, 증권사 등이다. 증권전산도 베이스21을 이용하는 40개 증권사 중 외국계를 제외한 20개 증권사 중심으로 공동개발이 진행될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전산은 이외 손해보험협회와 접촉하며 손해보험사의 참여를 끌어들이고 있다.
업종별로 공동개발을 위한 유관기관이 나뉜 상황이지만 아직까지 이에 따른 시스템 차별화는 특별히 진행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참여 금융기관이 뚜렷이 갈린 만큼 향후 이들의 요구가 반영된 시스템의 차별화도 구현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보험사의 경우 기존 보험사의 노하우로 초기 퇴직연금 시장에서 보험사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삼성, 교보생명 등 생명보험사가 독자개발을 선택한 이유도 기존 시장의 노하우로 초기 시장 선점이 가능할 것이란 전망에 따른 것이다.
은행은 자산관리 노하우와 기존 기업 고객들을 대상으로 한 시장 확대를 기대하고 있다. 초기 시장에서의 업종간의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보이며 이에 따른 업종의 특성이 시스템에도 반영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IT 업체간 경쟁 치열 = 개발 모델이 윤곽을 드러내고 있는 데 따라 관련 SI업체의 준비도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증권예탁원, 금융결제원이 지난주, 보험개발원과 증권전산 등은 다음 주 관련업체에 RFP를 발송할 예정으로 이번 달 안에 유관기관의 사업자 선정은 마무리 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자체 개발을 하고 있는 금융기관도 시행령이 나온 이후 4월 안으로 RFP 발송 등으로 시스템 구축이 가시화될 예정이다.
당초 시스템 구축이 ‘선 컨설팅 후 구축’이라는 수순을 가질 것으로 예상했으나 실제로는 컨설팅과 구축을 묶어 하나의 사업으로 진행하는 경향이 늘고 있다. 이에 따라 컨설팅과 구축을 동시에 할 수 있는 SI업체의 경쟁력이 높아지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LG CNS는 지난해 하반기 자체 TFT를 구성해 솔루션 데모평가를 실시했으며 컨설팅 노하우 확보를 위해 일본 및 미국 선진사와 컨설팅 교류를 강화하고 있다. 특히 일본생명 IT 자회사인 NIT와는 컨설팅 협업을 위해 파트너 관계를 돈독하게 유지하고 있다.
동양시스템즈는 SI사업본부 내에 별도 TFT를 구성해 일본 사례를 분석하고 국내 적용을 위한 시범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다. 한국IBM 역시 컨설팅 부문인 BCS에 전담인력을 배치하는 등 컨설팅 역량 강화를 꾀하고 있다.
송주영 기자 jyso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