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는 영업조직의 상품에 대한 교육이 부족하고 복잡한 특약 대신 기존에 적용되던 간편한 특약 몇개만을 적용하는 것이 영업을 하기가 쉽다라는 인식이 만연해 있기 때문이라는 주장이다.
특약은 자동차보험의 보통약관과는 별도로 보험에 가입된 차의 운전자를 제한하거나 보상범위를 넓히는 등 특별조건을 붙여 계약하는 것. 계약체결 시 가입자와 보험사(설계사 등 영업조직)가 따로 약정한다.
23일 손보 및 대리점 업계에 따르면 자동차보험에 대한 지식이 많은 영업조직들 조차 현재 나와있는 200여가지의 특약 중 긴급출동 서비스, 주말사고확대담보 등 널리 알려진 몇 개 특약을 제외하고는 특약에 대한 내용을 모르고 있는 실정인 것으로 관측됐다.
또 설사 특약내용에 대해 알고 있더라도 가입설계시 적용하는 사례는 드물어 ‘유명무실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잇따르고 있다. 이는 영업조직들이 보험료가 얼마 안되는 특약 가입을 위해 가입설계시 다양한 특약적용을 번거로워하기 때문이다.
대리점업계 관계자는 “자동차보험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소비자들의 눈길을 끌기 위해 보험 하나로 가능한 많은 위험을 보장하려다 보니 ‘보여주기식’ 특약들도 무더기로 쏟아졌다”며 “자동차보험은 기본에 충실하게 만든 뒤 기존의 특약들을 하나로 묶어 단기 운전자보험같은 다른 보험으로 판매하는 게 소비자의 선택권도 넓히고 손보사의 경쟁력도 높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일부 손보사들의 경우 이러한 문제점들을 인지, 부작용을 줄이기 위해 여러 특약을 하나로 묶은 패키지 형태로 판매하고 있으나 이 역시 몇 가지를 제외하고는 설계사들로부터 외면당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 실질적인 개선안이 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자신들이 개발한 특약의 가입현황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손보사도 일부 있었다. 즉 개발된 특약은 많은데, 실적이 부진해 가입자는 적다 보니 인기상품 외에는 제대로 데이터 관리가 안되고 있는 것이다.
영업조직 교육 제대로 안돼 특약 내용 몰라
고객니즈 충족 위해 특약 개발나서야 ‘반박’
여러 손보사의 자동차보험을 취급하는 대리점도 동일한 실정이다.
대인, 대물, 자차, 자손, 무보험차상해 등 기본적인 상품에 긴급출동 서비스 특약을 넣는 간편한 가입방식을 선호하기 때문에 가입자의 상황에 맞춰 특약까지 소개해주는 건 시간과 비용에서 모두 손해라고 판단, 기존에 알려진 일부 특약을 제외한 나머지 특약은 제대로 설명을 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결국 손보사별로 차별화된 상품을 소개하고 가입자의 선택폭을 넓히기 위해 경쟁적으로 개발된 특약이 자동차보험상품 구조만을 더 복잡하게 만든 꼴이 돼 버리고 있다는 비판이 강하다.
하지만 업계일각에서는 고객의 다양한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는 다양한 특약을 개발해야 하며 특약의 경우 대상이 한정돼 있어 가입자가 적은 것은 매우 당연한 것이라며 반박했다.
손보사 관계자는 “각 손보사들의 차별화전략 차원과 고객의 선택권 강화를 위해 특약은 앞으로도 더 많이 개발되어야 하고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 되어야 한다”며 “여성의 경우 여성에게 필요한 특약을 하나로 묶은 레이디플랜처럼 패키지 형태로 단순하게 만들 필요는 있다”고 밝혔다.
한편 금융감독원은 지난 1월초 자동차보험에 애완견 사망보상금이나 결혼식 취소 위로금 등을 보상해주는 232개 특약이 있다고 밝히면서 고객니즈에 더욱 부합되어가고 있다는 식의 논리를 전개했으며, 지난 11일에는 삼성화재가 자녀 학자금을 주는 상품 등 28개의 특약을 선보여 향후 특약개발에 대한 손보업계의 경쟁을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김양규 기자 kyk74@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