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매창구 직원을 설계사로 채용하겠다는 의미는 불완전 판매로 인한 업권간 갈등을 해소하고 1단계 시행 중 나타난 적잖은 부작용들을 해결하려는 정부의 의지로 보인다.
하지만 은행과 제휴한 보험사가 한 두군데가 아닌 여러보험사일 경우 각각의 보험사 인력을 배치할 것인지 등 구체적인 시행방안은 여전히 어려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은행창구의 방카담당 직원을 보험설계사로 고용한다는 제안은 불완전 판매에 대한 보완책으로 볼 수 있지만 이 사안을 두고 어떤 방식으로 협의를 이뤄내야 할 지에 대한 구체적인 방법 등 이 역시 합의가 만만치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은행창구의 직원을 설계사로 채용하는것은 방카슈랑스 시행 전에도 논의된 사안이어서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도 아니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재경부가 파격적인 양보안을 내세운 이유에 대해 금융권 일각에서는 열린우리당 우제창 의원 등 여야 국회의원 70여명이 “방카슈랑스 확대로 20만명의 보험설계사들이 실업 위험에 처한다”며 방카슈랑스 확대 무효법안을 제출하는 등 강행입장을 밝힘에 따른 조치로 풀이하고 있다.
이같이 마련된 재경부측의 조정안이 이달 중 공식 발표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일부 보완내용인 보험설계사의 수익증권 판매 허용안이 예정대로 포함, 추진될 경우 증권업계의 적잖은 반발이 예상돼 전 금융권 내 또 다른 마찰이 예상되고 있다.
증권업계 일각에서는 일단 전 보험설계사에 대한 수익증권 판매허용은 절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증권업계의 한 관 계자는 “보험사들은 자격증이 있는 보험대리점만이 수익증권을 판매하도록 했으나 투신권이 투신협회 교육을 받을 경우 자격증 없이 판매가 가능하도록 해 형평성에 큰 문제가 있다”며 “이는 증권사들이 그동안 수익증권 판매를 위해 파이낸셜플래너 등 각종 자격증을 따고 판매하는 상황과 상반되는 처사”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또한 보험사 설계사들이 보험 상품과 다른 실적배당상품에 대한 지식과 이를 고객에게 제대로 공시하고 설명해줄 수 있는 능력을 확보하고 있느냐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만일 보험사들이 주식이나 채권 등 수익증권에서 주로 운용하고 있는 투자대상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없이 판매할 경우 보험사들간 과잉경쟁으로 인해 무리하게 판매를 할 뿐만 아니라 환매하는데 있어서도 일정부분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증권업계의 이같은 주장에 대해 속을 들여다 보면 가뜩이나 투신사 직판으로 증권사 법인영업이 위축되고 있는 상황에서 수만명에 달하는 보험사 설계사들이 본격적으로 판매에 가세할 경우 영업력 위축등 업계 수익성에 큰 악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는 게 타 금융권의 시각이다.
즉 각 금융권간 이해와 맞물려 서로의 주장이 각각 다르기 때문이다.
투신권만 하더라도 자신들에게 수익부분과 관련해 유리한 보험설계사의 수익증권 판매는 당연히 허용되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는데 재경부측이 보험설계사의 수익증권 판매허용안을 포함해 발표할 경우 금융권 전역에 적잖은 진통을 몰고 올 것으로 예상된다.
김보경 기자 bkki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