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중견기업들이 내년에 신사업 추진을 활발히 시도하고 외국계 대형증권사들도 소수정예 전략을 펼 것으로 관측돼 M&A시장도 수혜를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업계 M&A 전문가들은 “많은 중견기업들이 이질적인 사업부문을 처분하고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동질적인 부분을 합칠 계획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사업의 포트폴리오를 바꾸는 대대적인 개편 바람과 함께 M&A시장도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 외국 증권사의 국내 지점인력 증가 추세도 이같은 전망에 힘을 더해준다.
26일 증권업협회에 따르면 외국계 증권사의 국내지점 인력은 지난 10월말 기준 833명으로 지난해 12월 789명에 비해 꾸준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증권사 수는 감소세다. 2000년 20개, 2001년 18개, 2002년 17개, 현재 15개까지 줄어든 상태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외국계의 경우 대형 딜을 끝으로 나가는 자금이 있는 반면 남아있는 외국계는 대형 딜 뿐만 아니라 중소형 딜에도 관심을 갖고 시장 추이를 면밀히 관찰하고 있다”며 “외환위기 이후 무분별하게 들어온 외국계가 소수정예화되는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고 말했다.
물론 일각에선 좋은 회사들이 끝물에 있고 PEF의 경우 도입 초기여서 내년도 M&A시장 전망은 어두울 것이란 반론도 만만찮다. 예보와 캠코 등 대규모 정부 딜이 거의 마무리됐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 일정부분 해를 넘기는 것도 있는 동시에 트렌드 자체가 중견 및 벤처기업을 중심으로 한 중소형 딜로 넘어갈 것이란 견해에는 대부분의 전문가들이 공감하는 상황이다.
삼성증권 IB본부장 이광남상무는 “외환위기 시 정부로 넘어왔던 기업들이 이제 어느 정도 해소돼 M&A시장이 위축될 것이란 시각도 있지만 전체 시장 규모는 줄지 않을 것”이라며 “중견기업을 중심으로 한 신사업 추진이 늘어나면서 M&A 대상업체가 중견 및 벤처기업으로 바뀔 것”이라고 전망했다.
PEF 도입의 여파도 만만찮을 것으로 관측된다. M&A 컨설팅사인 프론티어 홀딩스 이제호 이사는 “PEF는 이쪽 시장에서 태풍의 눈”이라며 “도입 자체가 큰 의미를 갖는다”고 강조했다.
특히 집권 후반기로 들어서는 내년, 현 정부도 경기 부양책을 펼 수밖에 없고 이에 벤처 등 코스닥 활황책이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다만 PEF 도입으로 기업 인수합병 시장은 장기적인 측면에선 활발해지지만 내년에 당장 그 성과를 드러내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관련업계 M&A 실무자들은 “PEF를 통한 자금조달이 상징적인 의미로선 매우 크지만 단기간 펀딩이 이뤄져 투자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에 대해 해외시장 공략이 대안으로 거론돼 왔다. 중국 등 아시아 시장의 경우 M&A 딜이 여전히 유효하기 때문이다.
업계 M&A 한 실무자는 다만 “해외로 나가야한다는 것에는 모두가 이의를 제기하지 않지만 걸림돌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고 한계를 지적했다.
즉 해외 진출에 대한 필요성과 관련해 자금조달의 한계, 덩치를 키우는 데 따른 부정적 여론이 주요 걸림돌이라는 것. 또 해외투자의 경우 직접투자나 인력 파견, 해외지점 신설 보단 국내에서 나오는 해외연관 딜이 중요한 데 이는 경험과 노하우를 갖춘 외국사에 대부분 빼앗기는 현실이다. 올 한해 13건의 초대형 M&A(매각대금 기준 5천억원 이상)중 1건을 제외한 12건은 모두 외국계가 주간사를 차지한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동원증권 유 부사장은 “국내사들이 미래전략으로 IB를 강조하지만 시장 규모의 한계가 있다”며 “수수료 수입에만 의존하는 용역이나 자문업무 수준을 넘어 리스크를 지고 가면서 투자개념을 가미한 IB를 추구해야 살아남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미국 분기별 벤처캐피탈 동향
(단위 : 건, 백만달러)
홍승훈 기자 hoony@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