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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거래소, 유관기관 ‘공공의 적?’

김민정 기자

minj@

기사입력 : 2004-12-22 22:30

증권예탁원·전산 등 업무영역 지키기 본격 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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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방대한 조직과 권력으로 증권가를 군림해왔던 증권거래소가 통합거래소 출범작업이 진행되면서 유관기관들의 잇단 공격을 받고 있다.

증권거래소 자회사인 증권예탁원과 증권전산이 통합 이후 기존의 업무영역을 확보하기 위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기 때문이다. 여기에 통합작업이 본격화되면서 가장 거대조직인 거래소와 나머지 기관간 인사·조직에 따른 진통도 예상되고 있어 통합작업에 따른 막판 힘겨루기가 거세질 전망이다.

22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초대 이사장이 선임된 이후 통합거래소 출범을 위한 후속 작업이 진행되면서 통합 이후 구조개편과 인사문제 등에서 확고한 위치를 선점하기 위한 신경전이 치열해지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작업이 그동안 가장 포괄적인 업무를 진행해온 증권거래소와 맞물려 있기 때문에 유관기관들의 ‘거래소 흔들기’가 본격화되고 있다.

최근 가장 크게 부각되고 있는 사안은 통합 후 증권예탁원과 증권전산의 업무에 대한 지속 여부다.

현재 증권거래소는 이 두 유관기관 모두 유가증권본부 내에 흡수한다는 입장. 이는 결제기능을 외국의 경우처럼 직접 증권거래소가 맡겠다는 것이고 전산의 경우도 기존의 증권전산 시스템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스템을 이용한다는 계획인 것.

물론 이러한 사안이 통합 이후 곧바로 시작되는 작업이 아닌 만큼 지속적인 협의는 계속할 계획이지만 유관기관들이 원하는 만큼의 성과가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특히 증권예탁원은 지난 21일 상호변경과 소유 지배구조개편 등을 위한 임시주주총회를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대주주인 거래소 등의 불참으로 정족수가 미달돼 무산되자 더욱 날카로운 각을 세우고 있다.

당초 예탁원은 이번 주총을 통해 오는 2005년 1월 28일 통합거래소 출범에 맞춰 상호를 ‘증권예탁결제원’으로 변경하는 안건을 상정하는 한편 보유지분 한도를 제한설정 하는 등의 소유구조 개편을 위한 정관변경을 추진할 예정이었던 것.

여기에 거래소가 통합되면 현재 예탁원에 위임하고 있는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의 결제업무를 가져간다는 입장을 고수하면서 존립 근거를 위협받게 된 예탁원측은 거래소가 통합 후 남는 인력의 일자리 마련을 위해 예탁원 업무를 빼앗으려 하는 게 아니냐는 의심의 눈초리를 보내고 있다.

이에 대해 거래소의 한 관계자는 “주주총회를 개최한다고 해서 모든 주주들이 다 참석할 수는 없는 일 아니냐”며 “의결권 제한과 같은 주요 안건을 대주주와의 사전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밀어 부치려고 해 불참할 수밖에 없었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이제껏 가만히 있다가 갑자기 성명서까지 내면서 강경한 모습을 보이는 게 이상하다”며 “출범작업에 따른 혼란한 틈을 타 자신들의 의견을 관철시키려는 것 아닌가 하는 의심도 드는 게 사실”이라고 지적했다.

증권전산도 업무 재조정에 대한 불씨를 안고 호시탐탐 거래소의 눈치를 살피고 있는 상황.

실제로 초대 이사장 내정자가 선정되자마자 증권전산 노조는 “증권전산이 우리나라 증권·선물시장의 IT 인프라 안정 운용과 선진화에 기여한 공적을 무시한 어떠한 기도도 좌시하지 않겠다”고 강한 입장을 표명했다. 하지만 증권거래소 뿐만 아니라 선물거래소도 증권전산 시스템에 대항해 독자적인 결제시스템을 구축한다는 방침이어서 향후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통합기관들의 신경전도 계속되고 있다.

통합거래소 본부장 인사가 다음주까지 최종 선임될 예정인데다 벌써부터 각 본부장 후보의 하마평이 나오면서 이해관계가 엇갈리는 거래소간 반발 움직임이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시장간 조직·인사에 따른 구체적 협의가 이뤄지면 이들의 갈등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 이들 기관들의 진통은 가장 큰 역할을 차지하고 있는 증권거래소와 이에 대응한 유관기관들의 싸움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유관기관들의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통합작업에 있어 거래소는 ‘공공의 적’인 셈”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하지만 자신들의 자리 지키기에 급급한 이들 기관들의 싸움이 업계에서 바라볼 때 그리 좋은 모습만은 아니다”라며 “서로간 이해의 폭을 넓혀 국내 초유의 통합거래소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민정 기자 minj78@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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