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아웃소싱을 할 경우 당연히 기존 인력을 줄여야 하는 것이 아니냐는 문제가 제기된 것이다. IT 담당자는 갈수록 인력 구조조정에 대한 압박이 심해져 IT 투자와 운영에 대한 근거를 요구받았다.
결국 모 사는 EA 프로젝트에 착수하게 됐다. 이는 IT 투자의 효율성을 측정하기 위한 EA 본연의 프로젝트 목표와 함께 인력 감원용 근거 마련이라는 부수적인 효과를 위한 것이라고 하겠다.
국내 대부분의 IT 아웃소싱은 그 이후에 필연적으로 IT 인력의 구조조정을 불러오고 있다. 올해 IT 아웃소싱을 추진해 화제가 됐던 증권 2개사 모두 아웃소싱 이후 IT 조직을 크게 축소했다. 신영증권의 경우 6명의 IT 인력이 모두 아웃소싱 업체인 한국HP로 이직했다.
그러나 다른 증권사의 경우는 50여명에 달하는 인력을 10여명 수준으로 크게 축소할 예정에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현재 명예퇴직을 받아 인력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증권사 입장에서는 비용절감을 위해 아웃소싱을 추진했고, 이를 인력 감축을 통해 효과를 보겠다는 의도가 이해 안 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 부분에서 대다수 국내 기업들이 간과하는 부분이 있다. 아웃소싱이 과연 비용절감만을 위한 것인가 하는 것이다. 비용절감 역시 궁극적으로는 경쟁력 강화를 위한 한 수단에 불과하다. 아웃소싱=인력감축이라는 도식화된 공식만으로는 비용은 절감했지만 눈에 보이지 않았던 잠재된 경쟁력을 상실할 수 있음을 주목해야 할 것이다.
최근 IT를 통한 정보화 시대로의 진입은 과거 산업화 시대에서 엄청난 패러다임의 변화를 보이고 있다. 과거 산업화시대 주된 개념이 ‘피드백(feedback)’이었다고 하면 이제는 ‘피드포워드(feedfoward)’시대가 온 것이다. 피드백이 중요했던 산업화 시대에는 무조건 일 많이 하는 사원이 칭찬을 받았지만 현재는 향후를 예측하고 사전에 조치를 취할 수 있는 스마트한 업무처리가 필요한 시기가 된 것이다.
결국 인력의 획일적 감축을 통한 단순 비용절감보다는 인력을 최고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에 대한 고민이 필요하다. 가령 공장에서 불량률을 감시하는 부서가 있다고 하자. 그 부서는 IT 투자 이전에 연 평균 10건의 불량 사례를 발견하여 조치를 취하는 성과를 보였다. 그러나 6 시그마 도입 등 IT 투자로 사전에 불량품 발생 요소 차단이 가능해졌다.
그 결과 다음연도에는 2건의 불량 사례를 적발했다. 외형적으로 보면 업무가 1/5로 줄었다. 이후 노하우 축적으로 올해에는 한건의 사례도 발생하지 않았다고 하자. 그렇다면 내년에는 이 부서를 없애야 하는 것인가? 심도 있는 고민이 필요한 문제다. IT를 통한 이들의 생산성 향상은 새로운 불량률 발생 요인에 대한 깊은 분석과 좀 더 철저한 품질관리에 활용될 경우 경쟁력의 향상에 크게 기여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
IT 투자와 아웃소싱은 인력 감축을 통한 비용절감 요소를 분명히 가지고 있다. 그러나 이는 동시에 매우 위험도 높은 기회비용을 요구하고 있다. 이는 무분별한 인력감축은 ‘소탐대실’의 가능성이 있다는 것과 동일한 의미이다.
송주영 기자 jyso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