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기관 및 전문가들에 따르면 정치적인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인물보다는 전문성·추진력·국제적 감각에 리더십과 유관기관과의 유대관계까지 돈독히 할 수 있는 인물이 적합하다는 지적이다.
특히 민간을 명분으로 한 정치적인 논리를 배제하고 국제적인 감각을 소유하되 국내의 현실과 단계적 발전방안을 모색할 수 있도록 국내사정에 정통한 전문가가 초대 이사장으로 적합하다는 게 중론이다.
그동안 극심한 진통을 겪어왔던 통합거래소 이사장 선임작업이 최종 후보 3명이 모두 사퇴하면서 전면 백지화됐다. 이에 따라 이사장후보추천위원회는 후보 재선임 절차에 착수, 다음달 중순까지 추천을 완료키로 했다.
특히 이미 사퇴의사를 밝힌 정건용 전 산업은행 총재와 강영주 증권거래소 이사장, 이인원 예금보험공사 사장과 이미 부적합 판정을 받은 나머지 3명도 재추천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이와 관련 업계에서는 통합거래소 초대 이사장 선임이 파행을 거듭하고 있는 만큼 학연·지연·관연 등과 관계없이 진정 이사장이라는 직책에 적합한 인물을 물색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모으고 있다.
이는 명분에 밀린 함량미달 인사를 우려해서다.
전문가들은 현재 4개의 기관이 통합작업을 벌이고 있기 때문에 한 사안에 대해서도 각각의 입장이 다른 만큼 이를 중재하고 융화할 수 있는 리더십이 초대 이사장 역할에 가장 중요한 자질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특히 기관들의 의견수렴과 함께 80∼90%의 확신만 있으면 일을 진행할 수 있는 추진력과 단호함이 검증된 사람이어야 한다는 것.
또한 안정성을 중시하는 자본시장 특수성에 대한 이해도는 필수다. 통합거래소의 경우 거래소 자체의 사업 뿐만 아니라 증권전산·증권예탁원·증권금융 등의 유관기관과의 문제도 복잡하게 얽혀있기 때문에 사업에 대한 이해의 폭이 넓어야 한다.
여기에 통합 자체에 대한 경험도 중요한 사안이다. 이번 거래소 통합도 큰 범위의 M&A인 만큼 이에 대한 풍부한 지식과 경험도 중요할 것으로 업계는 내다보고 있다. 이는 통합거래소 출범 후에도 지속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구성원간의 갈등을 얼마나 원활히 풀어나갈 수 있느냐 하는 문제와도 직결되기 때문.
특히 이번 선임과정에서도 알 수 있듯이 초대 이사장은 향후 정치권 및 유관기관간 관계를 효율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능력도 없어서는 안될 능력 중 하나로 꼽히고 있다.
이밖에 통합거래소는 주식회사 형태로 운영되는 만큼 그동안의 독점적 지위에서 벗어나 새로운 수익모델을 찾기 위한 국제적인 시각을 갖춘 거래소 모델을 만들 수 있는 인물이 적합하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통합거래소의 초대 이사장 선임작업에 대한 난항이 계속되고 있는 현상황에서 초심으로 돌아가 전문성·추진력·국제적 감각을 지닌 인물을 뽑는 것이 중요하다”며 “정부가 민간부문 인물 위주로 추천키로 한 만큼 폐쇄적이고 안정성을 추구하는 자본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민정 기자 minj78@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