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은 최근 수익원 극대화를 위해 기존 신용 융자거래에서 한 걸음 나아가 신용 대주거래에 영업력을 집중하고 있다. 이 같은 신용 대주거래가 활성화될 경우 하락장에서도 이익을 낼 수 있는 구조가 돼 개인들의 리스크 헤지가 가능해진다. 그러나 대주거래가 지나치게 확산되면 시장의 변동성을 줄여주는 순기능을 넘어서 불공정거래 소지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됐다.
굿모닝신한증권은 스탁 렌탈 서비스(Stock Rental Service)를 전격 시행키로 하고 22일부터 이 부문에 영업 드라이브를 걸었다. 이 서비스는 향후 주식시장의 하락이 예상될 경우 잔고에 보유주식이 없더라도 먼저 증권사로부터 주식을 빌려 매도한 후 주가가 하락했을 때 다시 해당주식을 저가 매입해 상환함으로써 수익을 내는 구조다.
굿모닝신한증권 온라인사업부 관계자는 “이 서비스를 통해 주가 하락시 투자대안이 없던 현물투자자들에게 수익을 추구할 수 있는 대안을 제공할 것”이라며 “특히 제한된 종목만 제공하던 대주 가능종목을 업계 최다 수준으로 확대해 투자자의 선택폭을 넓히겠다”고 밝혔다.
이에 굿모닝신한은 초기엔 코스피50 종목을 중심으로 20개 종목을 제공할 예정이지만 추후 코스피200 종목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방침이다. 또 투자를 위한 증거금은 100%를 유지한다.
이에 앞서 키움닷컴증권이 7종목을 두고 이 같은 대주거래를 지난해 12월부터 1년째 실시해 왔다. 키움닷컴 관계자는 “처음엔 주식이 상승장이어서 활용도가 미미했으나 지난 4월 이후 장이 빠지기 시작하면서 이용 고객이 늘고 있다”며 “우량 종목의 경우 대주거래를 허용해줘도 회사가 충분히 리스크를 감내할 수 있어 지난 5일 증거금도 70%로 낮추는 등 대주거래 서비스를 확대해가고 있다”고 말했다.
증권사의 신용거래방식은 두 가지가 있다. 증권사로부터 현금을 빌리는 신용융자거래 방식과 주식을 빌리는 신용대주거래 방식이 있다. 초기엔 개인투자자에게 신용융자거래만 허용됐지만 지난해 신용대주거래가 허용되며 향후 증권사의 또 다른 수익원의 역할을 하게 됐다.
이와 관련 삼성 대우증권 등 대형사의 경우 대주거래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기관 대상인 대차거래는 하고 있지만 개인 대상의 대주거래는 리스크가 크고 증권사로서도 대규모 물량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있어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이고 대우증권도 “외환위기 이후 보유물량이 줄었고 대주상환 방법도 많지 않은 상황에서 검토만 했을 뿐 당분간 시행 계획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럼에도 업계 한 관계자는 “불안한 주식시장에서 선물옵션 등을 통한 헤지거래는 개인으로서 어려운 점이 많아 주가 하락시 주식으로 돈을 벌 수 있는 대주거래가 대안이 될 수 있다”며 “운용의 묘를 살리면서 적절히 운용한다면 큰 무리는 없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금감원 자본시장감독실 홍성화 팀장은 “최근 대주거래는 증권사가 보유하고 있는 자기물량으로 소화할 것으로 보인다”며 “상승장과 하락장을 적절히 활용하면서 시장의 변동성을 줄여주는 순기능도 있지만 지나칠 경우 불공정거래의 소지도 있는 만큼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대주거래 가능 종목
(단위 : 억원)
홍승훈 기자 hoony@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