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운용협회 박병우 기획팀장은 지난 22일 안면도 롯데오션캐슬에서 개최된 ‘퇴직연금제도 진행경과 및 전망’ 세미나에서 “최근 퇴직연금 도입이 가시화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업계에서는 새로운 제도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이 사실”이라며 “자산운용업계가 은행과 보험사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선점하기 위해서는 적합한 금융상품 설계와 퇴직연금자산의 효율적인 운용전략 수립 등 구체적인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국내에서는 처음 도입되는 제도인 만큼 정부와 금융기관, 사용자·근로자 등 다양한 참여자의 이익을 고려 하여야 하고 업계가 중립적인 위치에서 국내 경제 전반의 유용한 제도 운용을 조언할 수 있도록 제도이해를 위한 다양한 노력도 함께 병행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엄격한 컴플라이언스와 리스크 관리 등으로 가입자 신뢰를 확보하고 펀드설정시에도 펀드 자체의 비용·수수료, 자산관리기관, 운용관리기관 보수 등 제반비용을 최소화 해 저렴한 보수수수료 체계를 구축, 타 상품제공기관과의 차별화에도 주력해야 한다”고 박 팀장은 덧붙였다.
현재 추진되고 있는 ‘근로자 퇴직급여 보장법(안)’은 현행 법정퇴직금 제도의 하나로 확정급여형(DB), 확정기여형(DC), 개인퇴직계좌(IRA)를 도입하게 된다.
따라서 기존 사업장은 DB, DC 중 하나를 선택하거나 현행 퇴직금제도와 복수 선택이 가능하다.
하지만 법 시행 후 설립되는 5인 이상의 신설 사업장은 새로운 제도만 허용됨에 따라 반드시 DB, DC 중 한가지 제도를 선택해야 하는 것.
이때 기업은 퇴직연금사업자(금융기관)와 운용관리계약 및 자산관리계약을 체결하게 되며 퇴직연금의 독립성과 안전성을 확보하고 근로자의 수급권을 보장하기 위해 반드시 신탁 또는 보험계약의 형태로 국한된다.
퇴직연금의 운용은 은행, 보험, 증권, 자산운용사 등 4개의 금융기관이 맡게 되는데 이들은 금융상품 선정 및 제시, 퇴직연금자산 운용에 대한 가입자 교육, 연금제도 설계 및 연금계리, 기록관리업무 등을 맡게 된다.
이와 관련 박병우 팀장은 “국내 퇴직연금시장은 미국의 경우처럼 자연발생적으로 발전한 것이 아니라 국가적으로 법제화해 정착시키려고 하는 만큼 우선적으로 제도의 안정화가 가장 우선시돼야 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서는 저렴한 비용정책과 일부 금융기관의 독점화를 방지하는 독립적인 지배구조를 구축하는 한편 시스템 운용에 대한 가입자의 신뢰확보를 위해 적극 나서야 한다”고 설명했다.
박 팀장은 “국내 금융상품은 한정적이어서 자금이 시장에 들어올 수밖에 없는 구조”라며 “은행·보험사와의 경쟁에서 앞서 나갈 수 있는 자산운용사만의 장점을 발전시켜 지금부터 기업연금 상품에 대한 철저한 준비를 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팀장은 또 “최초 시장에 진입하는 운용사들이 우선 욕심을 버리고 시장활성화를 위한 노력에 우선 나서야 한다”는 지적도 함께 덧붙였다.
김민정 기자 minj78@fntimes.com